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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술: Lewis Mumford_book review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에게 기술은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개체인 경우가 많았다. 예술이라는 용어가 고대 그리스의 테크네 개념에서 분리되어 나온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예술과 기술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과학기술이 발전시킨 기계에 의한 복제를 통해 예술의 민주화가 15세기 이래 달성되었고, 이는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됐다는 민주주의적 승리였다. 근대 사진술의 발명은 그 당시 기술 발달의 절정이었으나 사진에도 심미적 요소라는 인간의 선택 가능성은 당연히 존재하여 예술로 승화될 수 있었다. 후에 하이테크놀로지에 의존하는 뉴미디어아트의 등장과 더불어 예술과 기술의 만남은 더 필연적인 것처럼 보인다. 《예술과 기술》은 책의 저자인 루이스 멈퍼드(Lewis Mumford)가 1951년 5월, 컬럼비아..

만드는 사람들의 시대 - 1부. 메이크 매거진과 메이커 페어_aliceview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만들다"라는 단어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미는 대부분 “제작"과 “생산”일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창작”일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들에게는 “구성"이나 "공작"일 수도 있겠다. 베르그송은 인간의 본질을 도구를 사용하고 제작할 줄 아는 점에 근거하여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로 정의했다. 유형의 것이든 무형의 것이든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는 인간 본연의 성질 중 하나임을 우리는 스스로 알고 있다. 그만큼 '만든다’는 행위에 대한 정의나 구분은 참 새삼스럽다. 동시에 우리는 이미 충분히 또는 너무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내며 살아간다고 느낀다. 하지만 정작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대부분 열심히 ..

review/Aliceview 2013.03.28

글로 배우는 미디어아트_aliceview

인터넷 어디에선가 '글로 000을 배웠어요' 라는식의 글귀를 보신적이 있으실 겁니다.흔히들 이론에만 빠삭하고, 실전에는 아무 쓸모없는 사람을 말할때 사용하는 말인데요. 만약에 '미디어아트'를 글로 배울 수 있다면, 어떨까요?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기술(정확하게는 컴퓨터와 회로제어등 전기기술들)이 많이 쓰이곤 하는 미디어아트는 그만큼 초반 진입 장벽이 배우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기술자와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거나, 작가는 개념만 잡고 공장(?)에서 나머지 공정을 책임지는 경우도 많이 있죠. 하지만 그것 역시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제대로 구현이 되기 어렵습니다.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되는지'를 알고 있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테니 말이지요. 그런 이유로, 전기 회로나 컴퓨..

review/Aliceview 2013.03.28

매체이론: 미디어 아트를 정의한다?_book_review

수학적 모델링(Mathematical modeling)은 사회 및 자연과학적인 현상을 수식으로 정의하는 기법이다. 복잡한 시스템의 행동들을 기호화 하는 일은 현실 상황을 재해석하고 때로는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된다. 저자 디터 메르쉬(Dieter Mersch)는 수학과 철학을 동시에 전공한 독일인이다. 그는 『매체 이론(원제: Medientheorien zur Einfuhrung)』에서 역사적으로 꾸준히 논의되어 온 매체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한다.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일은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이 열리고 철학적인 언어성찰과 소통, 상호작용을 발전시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즉, 명확한 정의를 통해 새로운 매체와 그것이 가진 가능성과 역할에 대한 이론적 성찰이 가능하다는 ..

사이버 문화 : 뉴 테크놀로지와 문화협력 그리고 커뮤니케이션_book review

피에르 레비(Pierre Levy)의 저서 『사이버 문화』는 서문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유럽의회의 주문에 의해 '디지털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이 어떤 문화적 의미를 갖는가?'라는 주제 하에 작성된 보고서이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Ⅰ장에서는 사이버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필수적인 기술적 개념에 대해 언급하며 Ⅱ장에서는 그 개념을 바탕으로 사이버 문화와 관련된 여러 사안들에 대해 다룬다. Ⅲ장에서는 앞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골자가 되는 주장들을 갖고 다면적으로 살펴보는 형식을 띠고 있으므로 상당부분 혼재되어있으며, 중첩되어 있는 내용들이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반복·강조된 개념은 ‘가상’과 ‘쌍방향성’이다. 피에르 레..

2012 서울미디어시티 <너에게 주문을 건다>: 테크노-주술사의 사보타주는 성공할 것인가 _exhibition review

마법단계의 잔재로서 예술이 지니는 마법적 성격은 탈마법화로 인해 직접적인 감각적 현재로서는 거부된다. 그러나 예술의 마법적 성격은 완전히 제거될 수 없다. 예술은 이러한 사실을 원동력으로 삼는다…마법자체도 현실적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한 일종의 계몽이다. 즉 마법의 가상은 탈마법화된 세계를 탈마법화한다.(아도르노) 0. 시대착오 2년 전 는 중요한 ‘혁신’을 감행했다. 오랫동안 쓰였던 공식명칭인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를 버리고, ‘미디어시티 서울’을 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총감독 김선정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매체예술’은 미술을 매체(재료)로 제한하며, 둘째 매체의 원래 의미는 광대하다. 다소 납득하기 어렵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매체의 일반적 의미로 돌아가, 정보를 전달하는 사회..

[기획취재] 우주인을 위한 배경음악 : LIG 아트홀

상상의 소리 풍경 시리즈의 두번째 공연인 이 지난 12월 14, 15일 LIG 아트홀에서 열렸다. 참여아티스트들로는 2012년 LIG 아트홀 레지던스-L의 작가로 선정된 최수환을 필두로 권병준, ninaian(니나이언), 김남윤, 최승훈이 소리를 맡았고 영상/텍스트에는 이세옥, 최수환 그리고 공간은 적극이 연출하였다. '우주인'이라는 상상 속의 개념이 현실로 다가온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역사적으로 봤을 때 우주에 관한 탐사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된다. 61년 유리 가가린은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 비행을 하여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69년 닐 암스트롱은 아폴로 11호로 달에 인류의 족적을 남겼다. 이런 과학적인 성과는 인간이 미디어 매체들을 통해 끊임없이 미래와 미지의 영역인 우주를 열망했기에 가능..

review/Aliceview 2013.01.09

[기획취재_4인4색] 기계는 무엇을 구걸하는가? : 테크놀로지 사회의 기계미학_exhibition review

앨리스온에서는 지난 2012년 11월, 송원 아트센터에서 진행되었던 展을 기획 취재하였습니다. 이 미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대 사회는 기계에 의해 매개되어 변화되고 확장되고 있습니다. 인간은 기계를 통해 물리적 신체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영역에 관한 탐구를 시행하고 있으며, 점점 더 기계에 의존하는 삶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죠. 한편 기계는 부분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지능과 인식 구조를 지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계의 발전은 자연스레 기계가 궁극적으로 발전하고자 아니 닮고자 하는 인간상에 관한 질문으로 회귀하게 만듦니다. 과연 인간과 기계는 어떠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을까요? 사실 이러한 의문은 그리 신선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16-7세기에 영국인 의사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

20세기의 매체철학 _book review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이 '매체'를 통해 보다 가깝고 구체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 요즘, 그것(새로운 매체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철학의 부재는 새로운 사회 문제를 수반하게 됩니다. 최근의 스마트폰으로 인해 벌어지는(혹은 그 중심으로 이용되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문학의 종말'이 선언된 현대 사회가 가진 큰 문제가 점점 더 커져감을 느끼게 되죠.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찰은 늘 시대와 함께 했습니다. 철학자들은 사람들의 사유과정을 탐구함으로 산업의 발전이 단순하게 기능적으로만 흐르지 않게(인간이 도구화 되지 않게) 경고 하곤했죠. 그에따른 기술과 철학의 공존 또한 발전적으로 유지되었고 말이지요.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했던 20세기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인문학자들의 끊..

[기획취재] SIA Media Art Awards _심사평 및 수상작품 / 작가 인터뷰

CJ E&M이 미디어아트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서울시립미술관과 협업하여 재능있는 미디어아티스트-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한 는 박준범 작가 이하 5인의 파이널리스트를 결정하고 발표하였습니다. SIA MEDIA ART AWARDS Grand Prix 박준범, SIA MEDIA ART AWARDS Finalist 김병관, 신기운, 석성석, 이미성, 이종석, SIA Media Art Awards 심사에는 관련 영역의 7분의 심사위원분들이 참여해 주셨는데, 간단한 심사평은 아래와 같습니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순수하게 미디어 아트를 하는 분들과 상업적으로 하는 분들의 조합이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미학 및 예술성을, CJ E&M은 상업성을 더 중요시 하겠지만, 무엇 하나를 더 우선시 해야 한다기..

review/Aliceview 2012.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