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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roy_TAG 1. “2009, 당신이 생각하는 미디어아트는?" vol.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18. 18:25


국내 최초의 미디어 문화예술 채널 앨리스온(Aliceon)은 다소 생소한 미디어 문화 예술의 모습들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발행 5년째를 맞이하여 앨리스온은 미디어 문화 예술의 흐름을 짚어보기 위해, <앨리스온_커버스토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미디어 문화 예술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앨리스온 커버스토리 그 첫 번째 이야기는, “2009, 당신이 생각하는 미디어아트는?”으로 시작합니다. 미디어아트는 새롭게 떠오르는 예술의 형태로서 창조적인 예술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수행하여 왔습니다. 일약 폭발적인 발전을 이뤄낸 테크놀로지와 그로 인해 개발된 다양한 매체는 20세기를 아날로그 매체의 시대에서 디지털 매체의 시대로 전환시키며 끊임없는 진보를 이끌었습니다. 그 가운데 백남준을 비롯한 많은 아티스트들이 새롭게 등장한 매체에 대해 고민하고, 매체가 야기한 새로운 인식을 확인하거나 직접 새로운 인식을 끌어내는 역할을 통해 잠재되었던 가능성들을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컴퓨터의 개발로 촉발된 80년대의 디지털 혁명은 세기말을 미디어아트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끌었지만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지 근 10년, 기술발전의 과잉 속에서 미디어아트의 향방은 오히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근래에 다시금 제기되는 미디어아트의 진정성과 정체성에 대한 의문들은 초기의 미디어아트와는 다르게 새롭게 도래한 환경과 현상으로부터 등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도래한 시대에서 미디어아트는 국내외적으로 이 과도기적 혼란을 겪고 있는 듯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앨리스온에서는 국내외의 큐레이터들이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들을 통해 만들어내는 서로 다른 관점과 방향성을 참고하여 오늘날의 미디어아트가 대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짚어보고, 미디어아트가 가야할 향방과 앞으로의 전망을 가늠하고자 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Q 1. 현재, 당신이 생각하는 미디어아트는?

Q 2. 지금까지 본인(혹은 본인이 업무하고 있는 기관) 이 진행해 왔던 

        미디어아트 전시 및 행사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본다면?

Q 3. 2009년 현재의 시점에서 미디어아트의 현황과 향후 전망을 간략하게 전망해보신다면?
Q 4.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미디어아트 전시 및 행사가 있으시다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국내외 미디어아트 큐레이터들에게 요청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2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며, 아래의 본문은 답변자의 답변을 발췌 및 요약하여 구성되었습니다.

Q 2.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최근 기획했던 <반응하는 눈: 디지털 스펙트럼>전에서는 시지각적 체험과 현상들을 다룬 옵아트의 특성들이 뉴미디어아트 등 과학적 지식과 결합된 이후 동시대미술의 다른 장르들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성과에 집중하였다. 20세기 중반 옵아트의 특성들을 차용하거나 적용하여 착시를 경험시키는 작업들로부터 심리적 반응과 지각현상을 전제로 한 환영의 이미지들까지, 오늘날 미디어 환경에서 더욱 다채롭게 전개된 시지각적 인식의 양상들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선보인 전시였다.


Q 3. 미술의 다른 장르와 비교하여 미디어아트는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새로운 기술과 경향을 유연하게 적용시켜 기존의 감각을 뛰어넘는 작업들이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전시의 스펙터클화가 일반화된 오늘날 전시 환경 내에서 더욱 인기 있는 장르가 될 것이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이러한 방향에서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지속적인 도전이 다양한 미디어들을 필연적이고 점진적으로 탐구하는 적절한 예술가적 집착이 아닌, 재료와 형식에만 연연하는 새로운 그린버그적(neo-Greenbergian) 집착을 초래할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Q 1. 백남준을 낳은 한국이나 사실 국제적인 미술계에서도 예술 작업을 ‘미디어 아트’라는 내용이 아닌 형식으로 먼저 분류한다는 지점은 미디어가 가진 매력이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정서보다 더욱 강력했었다는 미디어가 가진 딜레마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중략)

이제는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가장 적절한 기술을 협력에 의해서 구현하는 구조로 전환이 되고 있습니다. 이전의 기술과 철학을 가진 만능의 작가를 기대하고 기술을 가진(techno savvy) 작가의 정신세계를 따로 분류하는 행위에 대한 가치는 적어지리라고 봅니다.


Q 3. 작년 후반기부터 미술계의 불황은 전반적인 기획의 축소를 가져오는 경향입니다. 그러나 백남준 미술관이 개관을 하였고 소규모의 미디어 작가들 그룹은 실험을 계속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모임을 가진dorbot.com,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 프로젝트를 수행중인randomwalks, 사운드 작가 모임인 태싯, 미디어 퍼포먼스 그룹인 MDPG, 그리고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dotplay 팀 꿋꿋이 힘내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이 한걸음 나아갔다고 하는데 증강현실기반의 작업도 곧 볼 수 있기를 고대해 봅니다.

Q 2. 사비나미술관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주제아래, 2005년부터 해마다 주제기획전을 열어왔다. 미디어아트의 본연에 대한 접근보다는 학제간의 교류를 통해 현대미술에 대한 접근을 모색한 전시였기 때문에, 기획전의 주제를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한 측면들에 중점을 두었다.


Q 4. 현대미술에 대한 과학계의 관심이 이제는 낯설게 다가오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볼 때 외부 전문가와 시각예술전문가(예술인)의 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사업(전시, 학술 등)을 구상하고 있다.

2005년 <ArtiST PROJECT>전시에서 과학자와 예술가가 워크샵을 통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협업의 한계와 가능성을 가늠하였고, 이를 토대로 ‘미래’라는 화두를 통해 2009년에 열린 <2050 Future Scope>전시에서 과학자의 자문으로 예술가의 작품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미래사회에 대한 주제를 살펴보았다면, 이후에는 과학자와 예술가가 지속가능한 협업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에 대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Q 1. 저는 미디어아트를 좀 넓은 의미에서 이해하고 싶습니다. 미디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아트 즉, 예술에 초점을 맞출 때, 미디어아트의 보다 넓은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디어아트란 미디어(매체)를 본래적인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여, 관람객의 경험을 확장시키고, 일상에 매몰되어 있는 시각의 각도를 약간 비틀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Q 2. 2005년 의정부 국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서 했었던 <Digital Playground>전을 이후 2007년부터 토탈미술관에서 연례 미디어아트 기획전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본격적으로 매 해 주제를 정해서 좀 더 밀도 있게 꾸려나가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Hack the City!!”” 라는 타이틀로 해킹과 도시문제를 연결시켜보았습니다. 참고로 올해는Open the Source!!라는 타이틀로 넓게 이해한 오픈소스, 공유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전시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주제에 대한 고민도 제대로 할 수 있고, 그것을 토대로 또 다른 도약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답변자들은 미디어아트에 대해 대중매체를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유발시키는 존재로써, 매체의 이질적 활용을 통해 작업의 주제의식이 구현되고, 이를 통해 인식의 가능성이 확장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답변자들이 지금까지 기획해왔던 전시들 및 각자의 답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에서의 미디어아트 전시 기획은 매체의 실험적인 활용이라던지 매체를 중심으로 한 매체 자체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는 전시보다는 주로 전시의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매체 활용 작업들을 주로 선보여 왔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하여 매체를 실험하는 차원의 작업들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미디어아트 전시만을 고집할 수 없는 국내 전시기획자들의 상황이 다시 실험적인 작업들을 끌어내지 못하게 만드는 딜레마 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아트 전망에 대한 언급 가운데에서는 예술가와 과학 기술자의 협력 관계가 요구되는 가운데, 현재 국내 아티스트들의 이에 관한 접근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가? 라는 상황분석이 필요한 대목도 눈에 띄었습니다. 과학과 예술을 접목하려는 크고 작은 시도들이 한국 내에서도 일어나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진 큐레이터의 언급처럼 “만능작가의 시대”는 이미 끝을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특히 한국에서 “포스트 만능작가의 시대”가 어떠한 형태로 도래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다소 막연한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변해주신 큐레이터 및 기획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앨리스온의 첫번째 커버스토리 “2009, 당신이 생각하는 미디어아트는?”는 해외 큐레이터들의 답변으로 이어집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앨리스온에서는 질문에 대한 답변 전문을 함께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