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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_TAG 1. Interview with 신보슬 (토탈 미술관 큐레이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18. 18:34



Q 1. 현재, 당신이 생각하는 미디어아트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저는 미디어아트를 좀 넓은 의미에서 이해하고 싶습니다. 물론 미디어아트를 넓게 이해할 때, 많은 용어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만, 미디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아트 즉, 예술에 초점을 맞출 때, 미디어아트의 보다 넓은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디어아트란 미디어(매체)를 본래적인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여, 관람객의 경험을 확장시키고, 일상에 매몰되어 있는 시각의 각도를 약간 비틀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좀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우리가 날씨나 환율, 혹은 길찾기 등의 용도로 웹서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새로운 차원에서 웹을 사용하게 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인터넷 웹의 본성과 기능, 웹 문화 전반을 다시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웹 아트가 되는 것이지요. 사실 이렇게 미디어아트를 이해하게되면, 기존의 많은 매체들과 소위 우리가 말하는 디지털 미디어와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신문을 정보취득의 용도로 쓴다면, 신문인 것이고, 신문을 또 다르게 사용하는 다양한 시도들 역시 미디어아트라고 우길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이해의 지점이 중요한 것은 미디어아트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때, 적어도 오락이나 흥미위주에 빠지지 않게 하는 근간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2. 지금까지 본인(혹은 본인이 업무하고 있는 기관) 이 진행해 왔던 미디어아트 전시 및 행사에 대해 정리해본다면?

2000년 아트센터 나비에서부터 미디어아트 현장에 있다고 할 때, 벌써 햇수로 9년이 가까워 옵니다. 하지만, 사실 제가 기획한 전시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전시만큼이나 심포지엄이나 워크숍 등에 더 가깝게 있고, 중요성을 더 두고 있습니다. 그나마 몇 가지 꼽으라면, 2005년 의정부 국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서 했었던 <Digital Playground>전시입니다. 이 전시는 이후 2007년부터 토탈미술관에서 연례 미디어아트 기획전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본격적으로 매 해 주제를 정해서 좀 더 밀도 있게 꾸려나가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Hack the City!!” 라는 타이틀로 해킹과 도시문제를 연결시켜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국내 미디어아트가 그리 풍성한 소스를 가지고 못해서, 기대했던 것만큼 하지 못했으나, 내년쯤 다시 주제를 발전시켜 해보려 합니다. 참고로 올해는 Open the Source!!라는 타이틀로 넓게 이해한 오픈소스, 공유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프로젝트는 <404 Object Not Found>입니다. 이것은 2003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있었던 프로젝트로 미디어아트의 보존, 복원, 아카이브, 프레젠테이션에 관한 프로젝트입니다. 주로 심포지엄, 워크숍, 특별 강연으로 구성되는데, 독일인 본 기획자의 양해를 구해서 2006년부터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전시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주제에 대한 고민도 제대로 할 수 있고, 그것을 토대로 또 다른 도약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많은 국내 미디어아트 전시들이 흥미위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Q 3. 2009년 현재의 시점에서 미디어아트의 현황과 향후 전망을 간략하게 전망해보신다면?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 보는 기술의 발전에 비해서 내부 인프라가 취약합니다. 미디어아트에 관한 본격적인 이론을 다루는 학과도 없고, 비평가도 없고, 사실 전문 큐레이터도 없다고 봅니다. (물론 저 역시 미디어아트 전문 큐레이터라 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최근 경제적인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미디어아트의 향후 전망이 그리 밝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요즘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솔직히 미디어아트가 그리 호황이었던 적도 없습니다. 다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요즘 만나는 동료들을 보면, 우리의 열악한 상황을 모두 공유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뭔가를 행동으로 옮길 수만 있다면,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성과를 기대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말입니다.
 

Q 4.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미디어아트 전시 및 행사가 있으시다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Digital Playground 2009: Open the Source!!>가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전시도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시는 아니지만, <404 Object Not Found>도 특강 형식으로 준비중입니다. 사실 올해는 전시보다 국내 작가와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우리도 Ars Electronica나 Transmediale에서 뭔가 성과를 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더불어 텍스트 번역도 시작했습니다. 아마 올해는 큐레이터보다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을 더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