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Mirrored and Connected – 미디어로 연결된 예술 그리고 사람들_exhibition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14. 21:58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만화경을 손에 쥐고, 신기하게 들여다보고 흔들어보고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거울에 부딪힌 색색의 종이조각들은 서로 얽히고 설켜서 매번 새로운 예쁜 모양을 만들어낸다. 정교하게 각을 맞춘 거울에 비춰진 종이조각들은 서로 연결되고 섞여 들어가면서 신기할 정도로 훌륭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예술과 젊음의 감각이 스며 나오는 홍대라는 지역은 도드라진 색색의 종이조각들처럼 개성과 스타일을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서로를 비추고 연결하면서 새로운 예술과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에 둥지를 튼 서교예술실험센터 개관과 함께 개최된 이번 전시는 미디어를 매개로 예술과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만화경과 같은 공간과 다름 아니었다.

 

홍대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쇼핑스트리트나 카페 촌으로 변해가는 홍대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그래도 홍대에는 젊은 기운이 충만하고, 인위적이지 않게 자신을 키워가는 예술가들이 있다. 이곳에 새롭게 문을 연 서교예술실험센터는 문화기획 집단들의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이러한 홍대의 좋은 기운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눌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센터의 개관과 더불어 선보인 이번 전시는 그 동안 예술가와 기획자,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을 실천하기 위한 전시, 국제교류 프로그램, 심포지엄과 출판 등의 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프레파라트 연구소가 기획하였다. 『미디어아트, 만화경으로 보는 미래의 잔상』이라는 전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는 마치 만화경으로 세상을 들여다 보듯, 유기적인 디자인된 전시 공간과 그 안에 담겨진 홍대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7명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통해서, 그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미래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였다. 전시는 영상매체라는 미디어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실험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예술적 표현과 실천을 추구하는 예술작품을 보여주었다. 독특하게 디자인된 전시장은 미디어를 매개로 한 나와는 다른 표현방식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소통의 과정이 일어나는 공간 그 자체였다. 이러한 창조와 소통의 과정은 미디어로 구성된 환경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변화무쌍함을 경험하는 자신과 타인에게서 얻게 되는 기쁨의 에너지를 내뿜게 될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상매체를 매개로 싱글 채널, 실험 영상, 미디어설치, 비쥬얼 자키 등의 서로다른 실험적이고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이러한 작업들의 실험적이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미디어 아트를 통해 미디어가 꿈꾸는 미래상을 앞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먼저 이번 전시에서 개막식 공연을 선보인 Vj 햔은 자신이 여행하면서 직접 찍은 영상과 음악들을 즉흥적으로 결합시키거나 여러 가지 소리들을 시각화 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특히 환경에 대한 그의 관심은 Vjing+Djing 작업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노마드적 삶과 히피의 정신, 그리고 환경친화적 메세지가를 담아내었다. 다음으로 정성윤의 4채널 비디오 작품은 의미 없고 버려진 이미지와 실재적 이미지를 재조합에 대한 그의 관심이 담겨있는 작품으로 세계를 현실과 가상으로 이분화 된 것이 아닌 임의적으로 재조합되어 있는 상태 자체로 바로 보고 있다. 유기체를 소재로 다룬 이번 시리즈에서는 세상의 만물이 유기체로서 재조합되는 과정과 그안에 담긴 의미를 시각적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독립영화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곡과 김선의 실험영상은 영화가 거울처럼 환영의 효과를 가지고 있어 몰입을 유도하거나 영화라는 거울을 통해서 스스로를 인식하는 기존의 영화 이론을 넘어서 작가는 서슴없이 자신들만의 의견을 개진한다. 사회적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미디어 아트작품과 프로젝트를 선보여온 양아치 작가는 감시 드라마 시리즈를 통해 도시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감시 카메라 시스템을 이용하여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는 영화의 장면을 재현하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포착함으로써 감시카메라에 대한 위크있고 냉소적인 비판과 전복을 감행하였다.  

사람들은  손 안에 든 장난감처럼 미디어를 이용하고 미디어로 표현한다. 미디어는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감성을 표출하는 매개체가 된다. 미디어 공간 안에서, 미디어를 매개로 작업하는 다양한 작품 안에서 관객들을 작가들의 그리고 타인의 생각과 감성과 개성을 비춰보며 우리 시대의 미디어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다. 마치 만화경을 통해 세계와 색색깔을 입자들을 비춰보듯 말이다.


 햔 _Vjing+Djing, 공간 가변설치, 사운드 & 비주얼 퍼포먼스, 200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성윤 _Organic series, 4채널 HD 비디오, 11 54, 2008-2009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곡, 김선 _Digression/Degression : Circumfluence Ver.1, 4채널 비디오, 10 23, 2007-2009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시시 _My logical private parts, 디지털 6mm, 4채널 비디오, 5, 200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양아치 _감시드라마 : 연애의 목적 surveillance drama : purpose of love, 2분 37초, 2008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