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노르베르트 볼츠 ,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_book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5. 19. 15:22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끝에서(1993)』,『컨트롤 된 카오스(1995)』,『감각의 사회(1997)』,당대의 뛰어난 매체이론가이자 트렌드 분석가로 뛰어난 저작을 선보이고 있는 노르베르트 볼츠. 그의 저서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는 1999년에 새로운 세기를 바라보며 발표한 글로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그의 통찰은 세계를 바라보는 중요한 계기를 던져준다. 볼츠의 미학적 시선은 현대사회의 네트워크화된 세계의 가치체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대중들은 하나의 이상적 지침서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실, 후기자본주의적 상황에서 세계를 조망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인정해야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문체적 특성과 논의의 광범위함으로 인한 난해함을 호소할 수도 있으나, 실제적인 사례에서 논지가 출발하고 있기에 매체가 구성하는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의 구조를 바라보기에는 오히려 친숙한 인상을 준다.

볼츠는 제일 첫 번째 장을 “멀티미디어 사회”라는 제목으로 대중매체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대중매체는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것을 보도하며 자기 스스로와 관계한다. 대중매체는 또한,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정보로 사실을 구성하는 한편, 사람들의 불안을 달래주는 도덕도 사용한다. 그것은 마치 의견의 합의와 화해를 위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후원하는 것은 사회를 유지하는 ‘분쟁’이다. 볼츠는 매체의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화이며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수사학으로써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극적변화를 이루었다고 한다. 매체가 의식을 매혹한 결과, 커뮤니케이션 인지와 형태에 대한 패턴인식만이 발전하고 텍스트는 더이상 세계의 가속도와 보조를 맞출 수 없게 되었다. 그로인해, 고도로 정보화 된 사회에서 인간은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정보의 맵핑과 지식디자인을 담당하게 된다고 한다.

이어서, 볼츠는 “2장 지식사회”에서 네트워크화된 사회내의 지식생산을 커뮤니케이션방식으로 이해해야함을 역설하고 있다. 미래의 매니지먼트는 선별과 걸러내기 디자인이며, 정보는 무형화되고, 지식은 매체내의 정보형식이 된다. 자원으로서의 지식과 경제와 교육의 수렴현상은 바로 정신적 작업의 생산력이 발견되었음을 의미하며 보이지 않는 비용, 즉 연구와 발전, 라이선스, 마케팅이 바로, 지식의 형태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정보의 맵핑이 중요하며 접근가능성의 문제는 재화에서 지식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또한, 볼츠는 구조의 지식과 작동의 지식, 즉 인식과 노하우를 구분한다. 이해하지 못해도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이 성장하며 노동의 분배가 지식의 분배와 일치한다고 본다. 여기에서 훈련과 학습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해진다고 한다. 또한, 볼츠는 컬트브랜드로서의 작가와 비평가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베스트셀러 작가는 하나의 컬트브랜드이며, 작가는 이 시대에 적합한 자기양식화를 위해 세련된 자세를 취하게 된다. 또한, 유명비평가는 도서전과 연초에 발행하는 도서목록에 통행로를 내주는 문화적 기능을 담당한다. 반면에, 독서는 노동의 특성을 가지며 독서과정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 현대문학의 컬트적 가치이며 이해할 수 없다는 것에서 깊이를 추론하고 지루함에서 의미있음을 가정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어서, “3장 디자인 -피상적인 것의 시장“에서는 멀티미디어 사회에서의 주도학문으로서의 디자인에 대해 주장한다. 현재의 과제는 자연언어보다 매체안에서 사고하기로써, 자연언어의 속박에서 사고를 해방시켜 다른 매체안에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멀티미디어사회는 종교적 경험과의 연관성을 발견하는데, 디자인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단지 보여주면서 그 힘을 갖는 것은 바로 가상현실속의 힘이다.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은 감정이며, 컬트마케팅과 감정디자인이 소비매체를 통해 형성한다. 우리에게는 어떠한 대답도 없으며 삶을 디자인하는 작업자체, 즉 질문과 탐구하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한다. 디자이너는 설계하면서 세계를 이해하고 의미를 마련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차이를 통한 것으로써 세계이해의 매체가 된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은 “4장 브랜드-매체-신화”에서 이어서 논의하는데, 하나의 블랙박스로서의 상품과 고객을 언급하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마인드 쉐어(mind-share)라고 한다. 이는 기업과 고객의 상호진화를 의미하며, 기업이 소비습관의 패턴을 통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현대인들은 자아나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쇼핑을 하고, 자기표현을 브랜드상품의 차원으로 분해시킨다. 이렇듯,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의 핵심에는 욕망의 경제가 맹점으로 위치한다. 이 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하나의 브랜드로서의 축제에 대한 개념의 이해다. 미래의 사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치로서 축제는 하나의 ‘흥분가두기’의 기술이라고 하면서, 축제는 신비주의적 욕구를 대상으로 하며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써 감정디자인은 호경기를 맞게된다고 주장한다.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의 구성원인 개인에 대한 분석은, “제5장 21세기의 고객”에서 잘 드러난다. 현대사회는 개성을 가진 개인이 되라는 사회적 역할강요가 지배하는 패러독스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자본주의가 전체인간을 쫓아내는 작업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자아실현의 개념이 매력적이며, 개인의 의미와 정체성의 위기는 늘 존재한다고 한다. 개인을 매체 기술적으로 후원하는 것은 바로 개인적 프로필이 생성되는 마이크로 마케팅으로써 개인은 네트워크상의 데이터가 되고, 이에 자기연출의 세계가 등장하여 개인의 아이덴티티 메이크업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선호하는 것 뿐 아니라 선호를 위한 선호가 생겨나며, 개인은 오직 인스턴트 만족감만을 형성한다. 또한, 볼츠는 나이가 사라진 사회에 대해 언급하는데, 컬트적 가치로서의 젊음은 하나의 양식, 감정패턴으로 바뀐다고 하면서, 이렇게 인간적인 것을 보완해주는 마케팅이 등장하게 되는데, 결국 의미의 마지막 무대는 육체로써, 의학이 새로운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을 생산한다고 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제6장 미래로의 눈먼 비행” 에서는 볼츠가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를 통해 내다보는 미래사회에 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래는 보이지 않으며 모든 미래는 현재의 자기비판적인 상으로써 매순간 미래는 새롭게 형성된다고 한다. 대부분 미래는 주요 인물들을 통해서만 파악가능한 상징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예측불가능한 미래에 적응하는 능력은 레질리언스(resilience,탄력성,복원력)로써 충격흡수력과 습득능력을 전제로한 가변성이다. 또한, 볼츠는 매체로서의 돈에 대해 언급한다. 부에 대한 욕망이 조용히 확산되어 인간의 열정을 길들이고 세계의 복잡함을 경감시키는데, 여기에서 금전은 악마적인 힘으로써 부족함으로 기능한다. 금융은 차가운 합리성의 세계로써 돈을 다루는 사업은 매우 삭막하고 익명적이며 추상적이다. 전자자료처리를 통해 돈과 정보의 위치는 유사해지면서 금융시장의 의미는 더욱 커졌다. 은행은 구매력을 생성하고 조합된 정보를 생산한다. 은행의 사용자환경은 컴퓨터 테크놀로지위에서 인간과 매체의 협력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상품은 로고가 되며 은행도 하나의 컬트브랜드가 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21세기라는 희망적인 명제표와 함께 후기자본주의 권력과 뉴미디어 테크놀로지가 재편하고 있는 세계에서 일상의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네트워크화 된 세계 속의 개인은 그 분별력을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판단은 흐려져만간다. 우리의 감각적 판단은 낡은 공식화의 세계로 추방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의 기만 속에 침잠해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볼츠의 저서는 매일같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의 사슬에 존재하는 매체와 사회관계에 대한 통찰을 넓히기 위한 인식의 문을 두드리는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은미 (홍익대 미학과 석사과정. orientk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