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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까지 선화랑에서 작가 이이남의 개인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선화랑에서 매년 개최하는 선미술상 수상자전으로 이이남 작가는 올해부터 신설된〈설치 및 디지털 테크놀로지〉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선미술상은 선화랑에서 제정한 상으로 매 해 35-45세의 작가 중 선정하여 상 수여와 개인전을 연다. 과거의 수상작가로는 서도호, 김 범 등 한국화-서양화-조각 순으로 근대적 방식의 기준에서 이름이 알려진 미술가들에게 상이 주어졌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부문에 있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한 설치 및 디지털 테크놀로지 부문이 신설되었고, 이 부문의 작가가 선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선정된 이이남 작가는 미디어를 다루는 아티스트로서 대중과 새로운 매체 모두를 겸비한 작가로 첫 설치 및 디지털 테크놀로지 부문의 수상에 적절한 작가였던 것 같다. 


전시장의 이이남 작가의 인기는 굉장했다. 화랑에 가득 찬 사람들과 작품을 진지하게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다리는 등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이남 작가는 대중에게 생소한(이제는 그 ‘생소함’을 잃어버린) ‘미디어아트’를 하는 작가치고 몇 년 전부터 아트페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전통 회화를 디지털 매체 안으로 새롭게 가져 와서 정지되었던 이미지들을 움직이게 만들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의 작품은 ‘생소한’분야를 관람자에게 편안하고 즐겁게 신기하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보통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는 관람자의 태도는 영상의 인스트럭션에 부응하여 스스로를 움직여야 하거나 영상이 말하는 내용을 곱씹어 생각해야 하는데, 이이남작가의 작품은 관람자가 상상할 수 있는 작품의 이야기를 눈앞에 펼쳐지게 하였고 늘 보아오던 스크린(삼성 LED TV, 이하 TV스크린)속에서 구현 한다. 


이번 전시 역시 그의 이러한 작품의 맥락을 고스란히 잇고 있었다. 그의 기본적 작품 특징인 고전회화에 대한 새로운 매체로의 재해석은 3층까지 이어지는 전시장의 모든 작품에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작품들 사이에서도 그가 새롭게 시도한 것처럼 보이는 특징은 3가지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바니타스 회화의 실재화,  두 번째는 동양과 서양 고전 회화의 만남, 세 번째는 조형물과 영상의 만남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이이남 작가 스스로 자신이 가졌던 한계에 대한 실험이 아니었을까 싶다.


첫 번째로 바니타스 회화의 실재화는 대표적 바니타스 회화인 네덜란드 정물화를 스크린에서 구현하는 것에서 드러난다. 세월의 무상함과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를 말하는 바니타스 정물화가 과거에는 시들어가는 꽃, 벌레 먹은 과일 등으로 보여 졌다면 동영상으로 재해석된 작품에서는 생생하던 꽃이 시들어가고 거뭇거뭇하게 표면이 변하는 과일을 시간의 경과로 관람자에게 보여준다. 과거에 상상했던 혹은 상징적으로 드러났던 재현들은 모두 적나라하게 관람자에게 자신을 보여준다. 관람자는 상징으로 가득한 정물화보다 스스로 설명하는 동영상 속에서 조금 더 흥미를 갖게 된다. 정물화를 시작으로 이이남 작가는 ‘모나리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같은 유명한 초상화들에 시간을 덧씌워 관람자의 상상력을 현실화 한다. 이이남 작가가 보여주는 새로운 미디어는 순간을 영원으로 잡아두었던 회화에 ‘시간’을 더함으로써 인생의 무상함을 말한다.

진주귀걸이노인-인생 LED TV 2min35sec, 2010 선화랑 제

 
두 번째로 작가가 시도한 동양과 서양 고전회화의 만남이다. 동양의 산수화 속에서 벌이는 '점심식사(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 밀레의 작품 속에 떠 다니는 동양 문자들은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이미지 들을 한 곳에 모아 동서양의 만남을 보여준다. 





그곳에 가고 싶다. 中 빔프로젝트 5min30sec, 2010 선화랑 제공

 


세 번째로 작가가 시도한 작품은 조형물과 영상의 조합이다. 대표적 시도라고 하기엔 소량의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에게 있어선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그가 늘 써오던 TV스크린을 포기하고 조형물을 설치하여 그 곳에 음향을 겸비한 영상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9.11-치유’라는 작품은 그 조형작품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의 대표적인 건축물들 사이에 자리 잡은 미국 세계무역센터(쌍둥이 빌딩)의 조형물에 9.11테러를 연상시키는 영상들과 또 그것과 대비되는 동양의 산수화를 투사시키는데 이를 통해 서양 테러에 대한 동양 회화의 치유력을 보여준다고 작가는 말했다.



9.11-치유 가변설치, 미니빔프로젝트 7min30sec, 2010 선화랑 제공


이이남 작가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였던 백남준을 존경한다고 한다. 그가 비디오 아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항상 틀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작가는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런 그의 작품들은 대중에게 사랑받으며 얼마 전에는 G20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상연되기도 했다. 미디어 아트로써는 과분할 정도로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은 앞으로도 주목받을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행보는 대중에게 미디어 아트에 대한 ‘친근함’을 선사할 것이다.


다만 이번 그의 개인전을 보며 아쉬웠던 점은 작업에 대한 조금의 실험은 있었지만 항상 비슷한 방식의 작업들이 또 보인다는 점이다. 오히려 작년 이맘쯤 학고재에서 열렸던 그의 개인전에서는 비록 고전 동양회화와 서양회화가 ‘사이에 스며들다’라는 명목으로 만날 때 겸재가 표현했던 산수와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 사이의 공통점을 집어내며 관람자에게 어떤 화두를 던지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번 그의 수상전은 몇 가지의 새로운 시도들은 있었지만 관람자에게 ‘신기하다. 재미있다.’와 같은 그 이상의 감상은 주지 못한 것 같다. 비록 그 정도의 감정만으로도 관람자가 작품을 충분하게 감상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에 작가 자신이 만족한다면 모르겠지만 ‘예쁘고 아름답고 재미있는’ 그의 작품에서 다른 무엇인가를 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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