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art & news

코디 최(Cody Choi) 개인전: 2nd Chapter of Post-colonialism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4. 11. 15:24

 



PKM Trinity Gallery는 4월 14일부터 5월 14일까지 작가 코디 최(Cody Choi, b. 1961)의 개인전 ‘2nd Chapter of Post-colonialism(후기식민주의의 두 번째 장)’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코디 최가 지난 20여 년간 천착해온 미국사회 속 동양계 이방인의 정체성 찾기라는 작업 주제의 연장선에서, 오랜 타국생활로 인해 이제는 고국에서도 이방인이 되어버린 작가가 이중 이방인의 시각을 통해 본 오늘의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작가가 경험한 한국문화의 이중중첩(Double Overlapping) 현상에 관한 작업들로, 작가 자신이 부딪치고 갈등했던 문제들을 ‘선물’, ‘무화된 의식’, ‘극동의 왜곡’등 세가지 개념화된 작품 시리즈로 보여주고 있다.


▲The Gift 1/ 2006-2009/ Vutek ink on Canvas/ 140x148cm


‘선물(The Gift)’ 시리즈는 금발이 강조된 백인 여성의 미인도 회화 작품으로 나이키 로고를 싸인펜으로 그려 넣은 아동용 실내화 위에 놓여있다. 이 작품은 잡지나 영화 등 매체를 통해 만났던 이상화된 서양의 이미지와 작가가 경험한 실제 서양 이미지 사이의 괴리를 표현하며, 서구문화에 대한 우리의 환상은 오늘도 진화하며 지속되고 있다는 이중중첩 현상을 말하고 있다. 작가는 서구 문화에 대한 환상과 그로 인해 서구화된 우리의 미적 기준을 서구로부터 받은 ‘선물(The Gift)’이라고 비틀어 표현하면서, 어린이들에게까지 뿌리깊게 자리한 서구화된 미(美)는 싸인펜으로 그려 넣은 나이키 로고처럼 결국 모방문화(counterfeit culture)임을 강조한다.


▲Zero-consciousness 4/ 2009-2011/ Mixed Media/ 110x120cm

‘무화된 의식(Zero-Consciousness)’ 시리즈는 여러 서양잡지에서 무작위로 잘라낸 이미지들을 일그러진 하트 모양으로 콜라주한 작품이다. 작가는 근거 없는 이미지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하트를 통해, 자아의식 없이 타인( 주변이나 나아가 크게는 서양 또는 여러 조합이 만들어내는 ‘가짜의식’)의 해석에만 의존하는 이 시대 한국인의 ‘마음(heart)’을 표현한다. 즉 자아가 사라지고 타인의 평가에만 집착해 자신과 관계없는 조합에서 만들어지는 ‘가짜의식’을 자아라고 믿는 ‘무화된 의식’ 상태에 살고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모습이라 주장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를 지금까지 항상 있어왔던 세기 말과 세기 초의 ‘무형식과 온갖 맛내기 현상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Anything goes tastes all you needs. Working without rules in order to find out the rules of what you have done”.

‘극동의 왜곡 (Far East Distortion)’ 시리즈는 작가가 <장자(莊子)>의 내편(內篇)에 나오는 내용을 영어로 번역하고, 이를 다시 한국어로 표기하면서 언어와 그 의미, 그리고 동서양의 철학적 이중중첩(Double Overlapping) 현상을 연구한 작업들이다. 작가는 장자의 내편을 읽으며 미국의 영어/한국의 한글/중국의 한자-로 표기된 의미간의 간극을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 한국에서 강의를 하면서, 중국에 뿌리를 둔 동양철학을 사상적 배경으로 하는 규범들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에서 미국식 영어교육을 강요 받으며 한편으론 서양의 대중문화를 즐기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작가는 그들을 통해 중국/한국/미국의 중첩된 구조 속에서 이 세 문화가 뒤섞인 다중 인격체를 강요 받고, 추구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발견한다. 식당의 네온싸인 간판과 메뉴에 오른 단어인 ‘최고급 한우 스테이크’처럼, 문화의 이중중첩 현상은 일상적으로 뿌리 박혀 있으며, 작가는 이를 극대화된 후기식민지주의의 단면이라 주장한다.

이와 같이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3개의 작품 시리즈는 한국 사회에서 온전히 내부자일 수 없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본 한국문화의 자화상이자, 서구 중심의 현대사회에서 아시아 국가들에 나타난 서구지향적 문화의 자화상이며, 잦은 문화간 이동과 소통에 의해 다문화화하는 현대사회가 겪고 있는 다중적 가치 충돌과 갈등의 일면을 보여준다.

개념주의 미술을 추구해온 코디 최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재학 중 도미한 후, LA의 아트센터 칼리지(Art Center College of Design, Pasadena)에서 디자인과 순수미술을 전공하였다. 이후 줄곧 뉴욕을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해 왔으며, 뉴욕 제프리 다이치 갤러리 개인전,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그룹전, 미디어 시티 서울 2002, 2006 상하이 비엔날레, 그리고 최근에는 2010 광주 디지페스타에 참가하였다. 또한, 코디 최는 2002 년 까지 뉴욕 대학(New York University)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귀국 후, 현대미술가뿐만 아니라 문화이론가로도 활발히 활동하면서 「20세기 문화 지형도」, 「동시대 문화 지형도」 등을 저술하였다.


source: http://www.artsnews.co.kr/news/137621; http://www.pkmgallery.com/upc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