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HYBE), <Light Tree : Interactive Dan Flavin>
'임의적 접근이 가능한 블랙박스'라는 전시의 제목은 미디어아트가 지닌 상호작용적 특성으로 인해 감상자 내지는 사용자가 자유롭게 접근하여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은 모두 상호작용적인 포인트를 포함하고 있다. 1층 창고동과 3층 전시장(p.s 333)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팀의 작품이 선보여졌다. 작품들을 살펴보자면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스튜디오인 하이브(HYBE)의 작품 <Light Tree : Interactive Dan Flavin>을 비롯하여, 음악과 미디어아트를 융합시키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태싯그룹의 <Face Puzzle>, 인터렉티브 사운드 아티스트 옥타민의 <Last Night on Earth>, 크로스디자인랩의 <Stream>, 최인경의 <숨 ;>, 김병규의 <레이저 무드 보드>, 배성훈의 <Catch Light>, 여진욱의 <Bio-Sonar>, 박얼의 <콩닥군>, 마지막으로 환희+김근호의 <따라우는 첼로> 등이다. 전체적으로 산업디자인의 영역과 예술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작업들이 펼쳐졌는데, 상업적인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공모전의 내용 때문인지 작품성에 강화했다기보다는 공공예술적 성격을 더욱 강하게 드러낸 작품들이 많았다. 신선했던 점은 과거 작가들의 영역으로만 한정했던 전시장의 문턱을 낮추어? 공공예술 프로젝트 그룹에까지 개방을 한 점이다. 사실 이러한 경향은 해외에서는 매우 당연한 흐름으로도 볼 수 있는데, 유독 국내의 경우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능동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디어를 활용한 예술 작품에는 어쩌면 이러한 그룹 작업 및 상업적인 기반을 가진 유닛들의 활동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 참여한 하이브'와 크로스디자인랩' 등의 그룹 작업들은 새로운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열거된 작품들에서 독창적인 무언가를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아마도 미디어아트 역사 속에 나타났던 다양한 시도들을 주지하는 이들의 경우, 이번 전시에 포함된 작품들을 보며 과거 시도들이 지녔던 의미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특정 작업의 경우, 유명 미디어아트 작품의 소재와 패턴만을 약간 변형시킨 유형을 보였고, 이미 해외 공공예술 작품으로 등장했던 요소들도 작품의 많은 지점에서 유사하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은 미디어아트 작품에서는 피하기 어려운 부분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 모티브가 된 기술적 범위가 크게 다르지 않으며, 특정 흐름에 민감한 디자인적 요소들을 갖고 있기에 유사한 트렌드를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 포함된 작품들을 디자인적 영역 내지는 바로 산업화 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의 구현물로 보자면, 꽤 훌륭한 시도들이란 평가를 내릴 수도 있겠다. 그러한 경우, 중요한 것은 작품의 완성도와 실용성, 구현 가능성 등등이 꼽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 작품으로서 가져야 할 독창성이란 측면에서 보자면 아쉬운 부분이 발견될 수 밖에 없다.
'예술적 상상력과 실험적 아이디어의 실현'은 그리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작품을 만드는 작가 입장에서도, 전시를 구현하는 기획자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결과물 내지는 흐름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때문에, 한번의 공모와 전시로서 이러한 결과물을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공모&전시는 미디어아트 및 기술과 결합된 예술 분야에 있어 매우 반가운 시도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도가 일회성 전시 및 이벤트로만 그치지 말고 지속적인 하나의 흐름으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항들이 전제될 때, 아마도 우리는 더욱 풍부한 예술적 상상력과 실험적 아이디어들의 실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얼, <콩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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