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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사람들의 시대 - 1부. 메이크 매거진과 메이커 페어_alic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3. 28. 00:14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만들다"라는 단어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미는 대부분 “제작"과 “생산”일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창작”일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들에게는 “구성"이나 "공작"일 수도 있겠다.  베르그송은 인간의 본질을 도구를 사용하고 제작할 줄 아는 점에 근거하여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로 정의했다. 유형의 것이든 무형의 것이든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는 인간 본연의 성질 중 하나임을 우리는 스스로 알고 있다. 그만큼 '만든다’는 행위에 대한 정의나 구분은 참 새삼스럽다. 동시에 우리는 이미 충분히 또는 너무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내며 살아간다고 느낀다. 하지만 정작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대부분 열심히 '노동'을 ‘생산’하느라 내가 쓰는 ‘물건’이나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대신 수공예나 산업 제조 공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주로 ‘구입'하여 ‘소비'하고 결과적으로는 폐기물을 만든다.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어 내지만, '내가' '직접' 만든 것은 거의 없다. 참 찝찝하고 이상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던 지금까지의 산업 구조와 제작 방식에 새로운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다. 'Handcraft(수공예)'도 ‘Industrial Manufacturing(공장 제조)’도 아닌 ‘Personal Fabrication(1인 제작)’이라는 카테고리가 생겨나고 있다. 규모를 가지고 여러가지 부품이나 재료를 조합하고 가공해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 공장이 없어도 개개인이 3D 프린터와 같은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통해 원재료를 직접 가공하여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산업 전선에서는 이미 3D 프린팅 기술로 자동차를 만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머지 않아 건축에도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그리고 오픈소스 운동과 철학이 하드웨어로 확장되면서 이러한 진보가 개인의 영역으로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가정용 3D 프린터의 대중적 보급이 그 혁신의 포문을 열게 될 지 모른다. 미국 와이어드(WIRED) 지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 (Chris Anderson)은 최근 저서 ’메이커: 새로운 산업 혁명’ (Makers:The New Industrial Revolution)에서 오픈소스 디자인, 3D 프린팅, 제조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누구나 집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Personal Fabrication’ 환경을 갖춘 DIY 제조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이커 운동'은 이러한 변화를 증명하고 있는 흐름이자 바로 그 미래를 앞당기는 원동력이다. 메이커 운동은 ‘메이커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자발적인 목소리들의 집합이라 할 수 있는데, 위키피디아 문서에서는 메이커 문화(Maker Culture)를 ‘DIY 문화의 기술 기반 확장판이며 주로 다루어지는 분야들을 금속 가공, 목공, 수공예와 같은 전통적인 활동을 포함해 전자 기술, 로봇, 3D 프린팅, CNC 머신 등을 이용한 엔지니어링 지향적 활동’이라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제작 문화 시대의 도래는 기술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핵심적 역할을 하는 매개체와 이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고 먼저 실험하는 작업자들이 존재한다. MAKE(메이크) 매거진은 메이커(Maker)들의 프로젝트 전시장이자 축제인 메이커 페어(Maker Faire)를 운영하는 주최이며, 메이커들을 모으고 그들의 프로젝트를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을 메이커의 삶으로 안내하는 메이커 운동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1부 -

메이크 매거진과 메이커 페어

Make Magazine & Maker Faire




About Make 매거진


Make는 2005년 2월 미국 O’Reilly Media에서 창간한 컴퓨터, 전자기술, 로봇, 목공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DIY 또는 DIWO(Do it with others)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매거진이다. Make 매거진은 현재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고 있으며, 2011년 5월 초에 오라일리 미디어의 한국 비즈니스 파트너인 IT 전문 출판사 한빛미디어를 통해 메이크의 한국어판, Make: Korea의 창간호가 발간되었고 이후 비정기적으로 연간 3~4권 출간되어 국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진흙 놀이, 블록 쌓기, 오렌지로 배터리 만들기, 납땜 하기 등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즐거운 경험, 개개인의 노하우가 모여 Make의 콘텐츠가 된다. 만드는 즐거움, 즉 호모 파베르로서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매거진인 Make는 세상의 온갖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작품, 발상,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What is MAKER FAIRE ?


2006년부터 매년 메이크 매거진이 주최하고 있는 메이커 페어는 예술, 공예, 엔지니어링, 과학에 걸친 프로젝트들과 DIY 정신을 세상에 알리는 축제다. 메이커와 독자가 직접 만든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첫 메이커페어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마테오에서 열렸고, 해를 거듭해 작년 2011년에는 6회를 맞이한 베이 에어리어 행사에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들었다. 메이커페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인기도 점점 올라감에 따라 2010년에는 디트로이트와 뉴욕에서도 정기 메이커페어를 개최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메이커페어의 영향을 받아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미니 메이커페어가 개최되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2012년에 메이커페어 서울이 시작되었다. 올해 2013년에는 6월 1일, 2일 양일간 마로니에공원 옆 예술가의 집에서 2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INTERVIEW 

with 메이크 코리아 편집자 정희


앨리스온은 메이크 코리아의 편집자로서 일하며 메이커 페어 서울을 기획하고 있는 에디터 정 희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이크 매거진과 메이커 페어에 관한 그녀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AliceOn: 우선 메이크 매거진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 희: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원래 용도와 다르게 쓰는 '해킹'을 통해 자기 생활에서 더 나은 방법으로 쓰여질 수 있는 방향을 찾아냅니다. 그런 것들이 프로젝트로 묶여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파가 되면 다른 사람들의 집단 지성으로 인해 점점 크게 개선되고 그 결과와 과정들이 다시 개개인의 생활 안에서 퍼져 나갑니다.

메이크 매거진은 그러한 아이디어들을 쇼케이스 하고, 그걸 보는 사람들이 새로운 영역과 방법들을 접한 후 거기에 또 아이디어를 보태서 개선되고 완성되는 작용들을 만들어 내는 매체입니다. 세세한 개인적 참여가 모여 더 나은 환경을 위해서 함께 나가게 되는 시발점 혹은 그 씨앗이 될 수 있는 매거진이라고 생각합니다.



AliceOn: 메이크 매거진이 전세계로 확장되고 나름의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정 희: 우선 메이크의 활동이 잡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잡지, 단행본 시리즈, 웹사이트, SNS 채널 그리고 메이커페어라는 오프라인 행사 등 여러가지 채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그리고 메이크를 운영하는 주최인 회사의 브랜드를 부각시키기 보다 각각의 콘텐츠, 즉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개개인을 브랜드화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이 크다고 봅니다. 메이크라는 공통된 레이블을 개개인의 작업자들에게 부여하고 개개인의 DIY활동을 온라인을 통해 확산시켜 집단적인 DIY 활동으로 이끌어내면서 결과적으로는 그 영향력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입니다.



AliceOn: 메이크 한국어판의 수요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정 희: 초행본의 경우 회사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몇 배나 많이 팔렸습니다. 처음 예상보다 확인된 수요자가 훨씬 많았습니다. 연간 구독자 층도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사실 기본적인 과학적 지식만 있으면 볼 수 있는 내용이잖아요. 오래 전에 [라디오와 모형]이라는 잡지가 있었는데 그 잡지를 보면서 자란 사람들이 노스탤지아를 느끼며 사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AliceOn: 메이커 페어 서울 1회의 규모는 어느 정도 였나요?


정 희: 메이커 페어 1회에는 인적 네트워크와 온라인 모집을 통해 약 30개 정도의 참가팀이 모였었고, 입장객은 1000명 정도였습니다. 1회를 진행하고 난 후 참여하고 싶어 하는 메이커들도 많이 나타났고, 장소가 비좁다는 의견도 있어서 올해는 작년보다 2배 이상 크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미국의 메이커 페어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이지만 작년에는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었어요. 사업체로부터 금전적 후원도 받았고 홍보 면에서의 후원, 협력 등이 기대 이상 모이는 것을 확인해서 즐거웠습니다.



AliceOn: 아쉬웠던 점은 혹시 없었나요?


정 희: 참가자들도 만족했고 주최자들도 만족했고 전체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작년 페어 이후 참가자들이 표면 위로 드러나면서 메이저 워크숍에서 활동하는 사례들도 많이 생겼고, 좋은 연쇄 작용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듯 합니다. 딱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핸드 크라프트 분야의 참여자가 부족한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메이크 매거진 자체가 기술 중심이라 아무래도 기술적인 프로젝트 위주로 사람들이 모이게 된 것 같은데, 사실 본래는 손으로 만든 모든 것들을 전시하는 것이 목표거든요. 기술 없이 재료만 가지고도 만들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AliceOn: 메이커 페어라는 행사 자체가 지향하는 바를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정 희: 지향점에 관한 질문에는 본사에서도 "우리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라고 얘기합니다. 본사에서 주관하는 메이커 페어 참여해서 주최자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우리가 하고 있는 이게 도대체 뭘까? 뭐가 될까? 라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 물음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어떤 사업체가 제안을 해왔을 때나 프로젝트가 메이커 페어에 들어왔을 때, 그것이 메이커 페어의 성격에 맞는지 안맞는지는 누구나 분명히 알 수 있지만, 메이커 페어 자체의 지향을 정의내리거나 규정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우리도 잘 모르겠으니 일단 계속 해보자.’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ㅎㅎ


메이커 페어는 오라일리 본사에서 진행하는 미국 베이스 페어인 2개의 Flagship 페어 (Maker Faire Bay Area, World Maker Faire New York)와 오라일리 해외 지사에서 진행하는 페어인 3개의 Featured Faires (Maker Faire Detroit, Maker Faire Kansas City, Maker Faire Tokyo)가 있고, 그 외에 다수의 메이커 페어가 주최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하는 행사인 Mini Maker Faire입니다. (Maker Faire Seoul은 오라일리 지사가 아닌 오라일리 파트너인 한빛미디어에서 하기 때문에 포맷은 Mini Maker Faire지만, MAKE 매거진을 출간하는 곳에서 하기 때문에 Featured Faire로 명칭이 정해졌습니다.) 사실 그런 경우에는 행사를 위한 지침 등이 상세하게 전달이 되어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메이커 페어는 그저 책이 한 권 있는 정도, 그리고 ‘메이크 정신이 있으면 된다’ 정도에 그친 달까요. 상세 지침 같은 게 별로 없어요. 그리고 페어 자체는 수익을 지향하지도 않습니다. 수익구조가 빈약해서 전세계적으로 보면 모든 행사가 항상 적자라고 합니다.


메이크 네트워킹을 1순위로 해서 만드는 경험을 공유하는 만드는 자들의 축제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요. 행사의 슬로건은 "The biggest show and tell in the world"인데 일단 이런 비전은 아직 미국에서나 가능하고 한국은 아직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지요.



AliceOn: 우리나라에서의 열리는 축제들은 보통 예술가들의 축제와 일반인들의 축제로 양분되는 경향이 아직 강한데요. 지난 메이커 페어 참가자들의 면면을 보니 직업과 연결된 작업을 하면서 덕후 기질을 뽐내는 회사원이나 고등학생 등 예술 전선에 뛰어든 분이 아닌 경우도 많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정 희: 메이커 페어 이후에 구글에서도 핵페어라는 행사를 했었는데 두 행사 모두 참여한 참가자들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핵페어는 개발자로서 참여한 본인은 더 재미있었는데 메이커 페어 때는 신나서 돌아다니던 딸이 이번에는 지루해했다...라고 하더군요. 그런 면을 보면 메이커 페어는 좀 더 가족을 위한 행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1회 때 진행했던 '납땜 스테이션'에서는 아빠들이 직접 자기 아기들을 가르쳐 주겠다고 나서며 즐거워하는 광경을 많이 봤는데, 그 아빠들이 직접 참가자가 되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RTFM 등 개발자 타겟으로 한 새로운 포맷의 행사들에 비하면 참여자도 관객도 범일반적으로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에 데일 도허티[각주:1]가 한국에 와서 메이커 페어를 함께 했는데, 데일 도허티가 아시아를 순방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하는 메이커 페어를 직접 본 것도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어디를 가거나 메이커 정신은 똑같다며 매우 즐거워하더라고요. 데일 도허티처럼 8비트 컴퓨터를 조립하면서 즐거워하는 순돌이아빠 같은 사람들이 자기 내면의 덕후 기질를 끌어낼 수 있는 그런 페어라고 생각합니다.


AliceOn: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모두가 만드는 사람들이다'라는 기본적인 메이커 정신의 메세지를 느끼기보다는 어렵고 신기한 것들을 만드는 사람들의 전시장 같은 느낌을 받은 사람들도 없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메이커 페어가 사람들에게 프로페셔널한 메이커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행사가 되기 보다 ‘메이커가 되는 경험’을 줄 수 있는 행사가 되려면 어떤 것들이 더 필요할까요?


정 희: 저희가 항상 매체로서 정의한 바가 바로 '우리 모두가 만드는 사람들이다'라는 메시지입니다. 하지만 메이커 참여(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제한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기  때문에 기획을 하는 입장에서는 메시지를 퍼뜨리고 공감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다소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네요. 메이커 페어는 메이커분들이 만들어가는 행사입니다. 작년 메이커 모집 할 때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이 프로젝트로 참가할 수 있을까요?' 였습니다. 참가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저희도 생활 DIY, 인생 해킹, 수공예, 차량 개조 등 생활밀착형 프로젝트에 상당히 굶주려 있는 중입니다. 작년 페어에서 아쉬웠던 점이 수공예 파트를 따로 꾸릴 수 없었다는 점인데, 아이디어가 퍼지고 참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바뀔 부분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보여줄 수 있는 작품, 같이 만들어볼 수 있는 작품, 사소한 불편을 해결해줄 수 있는 작품, 손으로 만든 작품이라면 무엇이나 메이커페어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이커페어는 닫혀 있는 행사가 아닙니다. 누구나 메이커페어를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새로운 방향으로 메이커페어를 진행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미니 메이커페어 라이센스를 신청해서 독립적으로 진행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AliceOn: 세미나에서 데일 도허티가 "메이커 운동이라는 걸 스스로 의도해서 해본 적은 없지만 자생적으로,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라는 발언을 했었는데요.


정 희: 메이커 운동은 DIY 작품을 공동 개발을 하게 되면서 그 흐름이 확장된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오픈크리에이터스(OpenCreators) 팀이 외국의 Rep Rap팀이 공개한 오픈 소스 3D 프린터를 재가공하고 발전시켜서 자작 3D 프린터를 개발한 것처럼, 오픈소스 운동이 일단 그 흐름의 기본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지역적인 한계가 없어지고 공학적 배경 지식과 같은 전문 지식의 필요가 점점 줄어 들면서 이러한 흐름이 빠르게 퍼지는 것이 운동처럼 보이게 된 것 아닐까요. 특히 하드웨어가 오픈소스가 되면서 더욱 급속도로 확장이 되었고요.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두이노인데, 아두이노와 같은 하드웨어를 통해 회로도 만드는 법에 대한 쉬운 이해가 가능하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디버깅을 하면서 오픈소스의 특징인 집단 지성이 작용하게 된 거죠. 개인의 필요에 의해서 자기 나름의 버전을 만들 수 있고, 그 버전 별로 디버깅이 되면서 또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는 것이 메이커 운동의 기본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AliceOn: 메이커 운동이 담고 있는 '메이커로서의 삶을 살자'라는 메세지는 비단 테크놀러지 중심의 작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태도에 관한 메세지이기도 하고, 생산적인 삶으로의 전환이라는 의미를 많이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 나라의 현실은 이런 메세지가 작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정 희: 기술 기반의 지식이나 기술적 연결점이 강하신 분들은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겐 먼 나라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굳이 기술적인 연결 고리가 강하지 않더라도, 언급하신 것처럼 평소 생활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건드리면 되는 건데, 그걸 주변에서 하는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 시도하지 않는 분위기가  잘 바뀌지 않는 게 큰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 베이스가 아니더라도 있는 용도와 다르게 쓰는 것 자체를 해킹이라고 하듯이 이미 있는 것들을 재밌게 응용하는 것으로 충분하거든요. 사실 무엇보다도 메이커 운동이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은 개인의 필요에 의해서 생기는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인 필요는 계속해서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순간 순간을 충족하는 흐름이 지속되다보면 대중적으로도 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 개인적인 바램은 메이커 페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상업적으로도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남기는 거예요. 키트를 개발하거나 프로젝트를 판매하는 등의 상업적인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만큼 취미 공학자 베이스가 더 탄탄해 질 것이고 그러면서 이런 분위기가 점차 바뀌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AliceOn: 마지막으로 메이커 페어 2회에 대한 세부 계획을 좀 공유해주세요.


정 희: 올해 메이커 페어는 참가팀은 60팀~100팀, 관객은 2000명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 예술가의 집으로 장소는 확정이 되었고, 얼마전부터 참가 신청 등록도 시작되었습니다. 참가 신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메이크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We've already had a digital revolution; we don't need to keep having it. The next big thing 

in computers will be literally outside the box, as we bring the programmability of the digital world to the rest of the world. - Neil Gershenfeld




...이어서 2부 <한국의 메이커들 MAKERS IN KOREA> 편이 4월 10일에 발행됩니다.



공동기획/진행 : 앨리스온 선윤아

메이크 정희


글: 앨리스온 선윤아



메이크 매거진에서 다루지 못한 최신 기사, 세계의 메이커가 만드는 프로젝트는 Make 웹사이트 www.make.co.kr에 

소개되고 있으며, 이 기사는 Make 웹사이트와 앨리스온 aliceon.net에 동시 기재됩니다.



  1. 데일 도허티: MAKE매거진의 창간자이자 세계 최대 DIY 축제 메이커페어의 창립자. 데일 도허티의 TED TALKS >> http://www.ted.com/talks/lang/ko/dale_dougherty_we_are_makers.html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