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New Media Art, Mark Tribe & Reena Jana _book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2. 1. 17:38

New Media Art, Mark Tribe & Reena Jana, Taschen, 2006

한 달에 한번? 혹은 두 번 나를 기쁘게 하는 메일이 있다. 바로 아마존닷컴amazone.com에서 보내주는 미디어 신간들을 소개해주는 메일이다. 사용자user가 원하는 책을 어쩌면 이리도 잘 찾아다 배달해 주는지 메일박스를 열 때마다 가끔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작년 즈음으로 기억된다. 이러한 감동을 또 한번 느낀 때가.

먼저 지은이의 이름이 눈에 띈다. 마크 트라이브Mark Tribe? 일주일에 서너 번은 들르는 뉴미디어아트를 위한 웹 커뮤니티, Rhizome.org의 디렉터이자 작가로, 뉴욕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식의 큐레이팅을 보여주기도 하여, 종종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름이었다. 지은이 이름만으로도 쇼핑카트에 이 책을 담기 충분했으나, - 타쉔Taschen에서 나온 만큼 - 핫핑크로 무장한 아트북 같은 디자인은 고민할 여지도 주지 않았다.

Art in the age of digital distribution이라는 서문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첫 장부터 뉴미디어아트 이론서들과는 조금 다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 책은 마크 트라이브Mark Tribe가 거의 10여 년간 Rhizome과 가까이 혹은 멀리 함께 하면서 만나고 들었던, 시대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예술가들의 작업을 소개해주는 책이었다. 그러니만큼, 서문도 현장감이 뛰어난, 아주 잘 정리된 뉴미디어아트 개요를 읽는 것 같았다. 서문은 25페이지까지 계속되는데, 뉴미디어 아트의 역사부터 현재의 다양한 측면까지 아주 경쾌한 문장과 간결함으로 그 현상을 조명한다.

그 이후에는 우리나라 작가 장영혜 중공업을 포함한 90년대 후반부터 책이 나오던 시점까지 뉴미디어아트에서 하나의 랜드마크Landmark가 되어왔던 작업들을 이미지와 함께 소개한다. 그 가운데에는 골랑레빈Golan Levin의 텔레심포니A Telesymphony를 비롯한 켄 골드버그Ken Goldberg의 텔레가든Telegarden, 라파엘 로자노 헤머Rafael Lozano-Hemmer의 벡토리얼 엘레베이션Vectorial Elevation도 보인다. 이쯤 되면 답이 나오지 않는가? 뉴미디어아트에 입문하는 수학 중인 학생이나 예술가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뉴미디어아트 지형도를 제시해 주는 책일 수 있다.

작년 가을이었던 것 같다. 마크 트라이브Mark Tribe와 우연히 만나게 되어 삼겹살을 먹게 된 것이. 그는 404프로젝트 발제자로서 한국에 방문을 했었다. 뉴미디어 아트 책을 보고 메일을 주고 받았던 것이 인연이 되어, 새벽이 될 즈음까지 이야기 꽃을 피웠던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 중 내가 뜬금없이 이 책에서 소개된 작가 선정기준이 도대체 뭐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러자 마크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신이 아는 한 모든 지역에서 평등하게 작업들을 소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나는 평등하다면, 작업이 좋지 않아도 실어주었단 말인가? 라는 의문에 의아심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Rhizome의 설립자다운 생각이 아닌가 싶다. 컴퓨터에 의해서 우리 각자가 평등하게 소유할 수 있게 된 새로운 예술들을 소개하는데 그보다 중요한 기준이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그의 예술을 보는 관점은 노드들을 접점으로 산발적으로 뻗어나가는 rhizome과 같은 지점에서 출발하는 듯하다. 그 평등한 예술이 우리의 삶에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소개한다.

글.최정은.앨리스온 에디터. red@alice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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