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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미디어시티서울 2016 :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thoso 2016. 8. 22. 19:53

해는 국내비엔날레와 트리엔날레가 동시에 열리는 해입니다.

그 첫 번째 전시 소식으로 서울의 비엔날레를 소개합니다.

2년 간격으로 열리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은 서울시립미술관 주최로 열리는 동시대 미술축제입니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이 비엔날레는 미디어아트, 특히 예술과 기술의 융합과 변모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전시 제목은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로 미래의 언어 또는 미지의 것으로 남아있는 과거 혹은 현재의 언어를 표현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전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여름캠프 프로그램 '더 빌리지'는 함양아 작가 주도로 예술가와 시각예술교육가가 임시공동체 학습마을을 이뤄나가는 것이고, '불확실한 학교'는 최태윤 작가의 비공개 워크숍입니다.

또다른 토크와 워크숍은 8월부터 전시기간까지 계속 이어진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신청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회적인 이벤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비엔날레 도록, 전시 가이드북 외에도 비엔날레 개념이 되는 글이 실린 비정기 출판물, 여름캠프 출판물 등이 출판됩니다.

비정기 출판물 『그런가요』는 비엔날레 개막 전인 올해 4월부터 전시기간 전까지 총 4개의 를 발간했습니다. 

이 출판물들은 비엔날레와 동시대 미술 언어의 교차지점에서 다양한 필자들이 발굴해내는 이슈들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전관(4곳)에서 열린다고 하니 모든 전시를 보려면 바삐 움직여야겠습니다. ^^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이하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은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라는 제목으로 서소문본관, 남서울생활미술관, 북서울미술관 등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에서 개최된다. 전시, 여름캠프, 출판 프로젝트와 각종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백지숙이 예술감독 겸 큐레이터를 맡는다. 

 

미디어시티서울 2016은 전쟁, 재난, 빈곤 등 원치 않는 유산을 어떻게 미래를 위한 기대감으로 전환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또 반도이자 섬인 한국의 지정학적 맥락 안에서, 변화를 배양하고 급진적 단절의 내러티브를 구사하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상상력에 주목한다. 나아가 예술언어와 미디어가 매개하는 다양한 종류의 미래를 제안하면서, 유토피아도 디스토피아도 아닌, 기억이면서 노스탤지어이기도 한 내일의 가능성을 묻고자 한다.

 

전시 제목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상상 속 화성인의 말을 나타낸 것으로, 시 「이십억 광년의 고독」에서 따왔다. 이 제목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未來)’의 언어, 또는 미지의 것으로 남아있는 과거 또는 현재의 언어를 표현하고자 하는 미디어시티서울 2016의 기획을 담고 있다.



1.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고도성장과 민주화 시기를 거쳐 성장해온 한 도시가 생애 최초로 봉착한 머뭇거림 앞에서, 미래시제로 고안해보는 미술언어들을 총칭한다. 

전쟁과 테러, 이주와 실향, 재해와 가난이라는 전지구적 난제를 탑재한 채, 막 해방 70주년을 넘긴 거대도시 서울은, 멈춰버린 근대화의 시간관이 남긴 부작용으로, 급작스럽게 퇴행의 징후들을 노출한다. 적대적인 목소리들이 서로를 튕겨내는 도심광장과 사이버스페이스 그리고 자유화와 통제가 배틀을 벌이고 있는 소셜미디어 등이 공공의 장소가 되었고, 트라우마는 모국어가, 힐링과 위로는 히트상품이 되었으며, 유머는 잔혹극이, 혐오와 증오는 대세감정이 되었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산적한 동시대의 도시문제와 국가위기를 섣불리 진단하고 비판할 수도, 그렇다고 두려움과 불안을 일순간 스펙터클과 아름다움으로 위무할 수도 없다는 것 정도는 안다. 비판보다는 나직하고 위로보다는 깊게, 이를 테면, 물 속으로 더 가라 앉기를, 그리하여 급진적 단절 이후, 불현듯 솟아나는 정체불명 에너지와 돌연변이를 고대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서소문본관에서, 이미 와 있으나 아직은 아닌, 혹은 계속해서 완성을 미루거나 미뤄지는, 진행형 작업들을 배양하고 촉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미술관 도시를 기획하고 있는 서울의 시립미술관 수장고에서 꺼낸 진행형 소장품 목록은, 국내외작가들이 발굴, 재조립하는 미완의 기호들과 허구적 언어로 이어진다. 그렇게 앞뒤에서 당겨져 현재로 모인 시간들은 미처 알지 못하던 세상, 익숙하지 않은 세계 또는 애써 외면했던 영토들과 우리를 면대면하게끔 이끈다. 그리고 이러한 미지와의 조우는 때로 가라앉은 섬들로, 사라져가는 아카이브로, 혹은 동식물의 세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이면들로 관객들을 전이시킨다. 그 전이의 접점은 여러 ‘포스트’들의 연쇄반응을 통해 변곡점처럼 작용하여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각기 다른 지점들로 관객들이 불시착하게 한다.

<미디어시티서울>2016에서 서소문본관은 남서울생활미술관과 북서울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지는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가 상호교차되는 지점이며, 2015년 프리비엔날레와 출판프로젝트 『그런가요』, 여름캠프 <더 빌리지>와 <불확실한 학교>의 결과물들이 집적되는 파일이기도 하다. 



2. 남서울생활미술관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미디어 테크놀로지 발전 못지않게, 뉴미디어를 통해서 생성되는 가변적인 공동체와 그안에서 통용되는 미술언어의 가치를 실험한다. 

남서울생활미술관은 서울 도심재개발사업으로 인해, 대한제국 당시 벨기에영사관 건물을 중구 회현동에서 지금의 사당역 근방 남현동 자리로 이전한 이후, 공예와 디자인 전문 미술관으로 조성되었다. 원래 자리에서 엉뚱한 장소로 이전된 때문인지, 경기권과 강남이 연결되는 서울의 대표적 진출입 지역인 사당역 주변 상권 속에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신고전주의양식의 건물 안으로 들어설 때, 우리는 갑자기 낯선 시간을 체험하게 된다. 유럽 전통 건축물이 주는 이국적인 느낌, 그와 얽힌 근대사적 흔적에 대한 불명확한 향수, 그리고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교통요지의 분주함과 고단함으로부터 벗어나는 해방감이 뒤섞여, 이는 마치 알 수 없는 시간과 장소에 타임슬립을 하게 된 경험과 유사하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8월 한여름 한달여 동안 이곳에 임시학습공동체, <더 빌리지>를 꾸린다. 남서울생활미술관 1층과 앞마당에 자리잡은 <더 빌리지>에는 지식과 기예를 아우르는 배움의 과정에 식사와 담화, 휴식 시간이 더해지며, 비엔날레 기간에는 프리비엔날레부터 여름캠프까지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전시와 후속강좌가 진행된다.  

남서울생활미술관 2층에는 복도 양방향으로 나열된 방마다 여성작가들의 미디어아트 작업들이 들어선다. 이들 미디어 공간은 고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이어지기도 하며, 높게 솟은 창문으로 외부와 통하고, 때로는 무리를 이루면서, 개별작품을 담아내는 군도처럼 형성된다. 여기 모인 작업들은 도시, 자연, 사이버공간, 추상영역 등을 SF적 환경으로 변모시키며, 사람의 몸이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변화와 디지털 기술발전을 통해 어떻게 변화했고 변화하는지를 수행한다. 한편, 이곳에 초대된 유일한 남성이자 <미디어시티서울> 2016 최고령 참여작가인 한묵은, 아폴로11호 달착륙 이후 반세기에 걸쳐, 모든 공간을 2차원 회화 표면으로 종착시키는 궤적을 남긴 바, 뉴미디어의 새로움이라는 가치에 반문한다.

<더 빌리지> 여름캠프로 시작된 남서울생활미술관의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일상적으로 ‘여혐’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해방구이자 매일 배움을 마다하지 않는 학습공동체이며 임시적 리얼 유토피아일 수 있다.



3. 북서울미술관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생물체, 특히 인간신체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탈옥하여, 기술과학에 의해 인공적으로 제작된 생명체-바이오팩트로 변신하는 과정을 예의 주시하며, 장애와 청소년기를 압박하는 정상성 개념과 기성 언어의 해체를 시도한다. 

서울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북서울미술관은 커뮤니티 중심 미술관으로 특화되어, 지역 청소년과 대학생, 가족단위 관객들이 친숙하게 여기는 전시장이자 놀이터로, 학습장으로 자리잡았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 천진난만, 순진무구의 동심 신화, 교육과 계몽의 확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신체의 연장이자 마음의 보완이라는 측면에서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인간을 다각도로 결합한다. 이에 보철 디자인, 메타몰포시스 애니메이션, 인간과 기계가 연합해 만들어내는 로우테크 에너지, 삼차원 에세이들이 그 결합의 각도들을 SF적인 오리엔테이션에 따라 맞춰본다.

8월 북서울미술관 커뮤니티 갤러리에서는 청년 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이 예술, 기술, 그리고 장애의 관계를 모색하는 <불확실한 학교>가 운영된다. <불확실한 학교>는 워크숍과 세미나를 통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예술 창작활동을 독려하는 동시에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학습해온 배타적인 가치관이나 차별의 정서를 탈학습한다. ‘불확실한 학교’를 기획한 최태윤 작가는 탈학습을 “확실성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로는 표현될 수 없는 잠재력”을 탐구해가는 과정 중 하나로  이해한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SF가 과학소설과 추론소설 모두를 가리킨다고 이해한다. 과학기술과 미디어 발전에 대한 엄밀한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미래사회에 대한 성찰과 실험정신을 부풀려 지금의 세상과 인간의 장래를 투사해본다는 점에서,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추론소설의 전제를 따른다. 한편, 철학적 논리와 과학적 체계를 갖추어 미래의 구체적인 장면들과 현재에 대한 비판적 장치들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과학소설의 원리를 존중한다. 추론소설의 추상적 층위를 꺼리지도 과학소설의 대중문화적 함의를 배제하지도 않으면서, 미술이 그려내는 허구란 과연 무엇인가를 묻고 답하는 것이다.



4.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을 북돋우고, 호흡과 근육을 단련시켜 질환의 경계를 넘으며, 식물의 생명력과 상상력을 존중함으로써, 인류세의 생태계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난지한강공원 내의 침출수처리장을 개조하여 개관한 국제레지던시로,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사이에 위치해있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에 참가한 국내외작가들 일부는 이 레지던스에 머물면서 비엔날레 신작들을 생산한다. 아르헨티나의 에두아르도 나바로는 9월과 10월 중 3회에 걸쳐 난지천 공원내 작은 숲에서 <말들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라는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이 작업은 인간의 언어를 철저히 해체하여 직관적 사고를 수련하고 다른 생명체의 시간을 체험하게 한다.

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현대 사회 시스템 너머를 탐구하게 된 소이치로 미하라는 움직이는 이끼구슬들을 전시기간 내내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을 이동하며 풀어놓는다. 아무렇지 않은 삶과 생령 에너지의 결합을 연상시키는 이끼구슬의 움직임은 그 작동원리를 궁금하게 만드는데,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 이들이 놓일 경우, 또다른 상상의 계기들을 만들어 낸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도심 자연을 만끽하는 한강공원으로 재생된 주변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이끼구슬의 내부를 떠올려 보듯, 푸른 잔디 아래 지하세계, 나아가 땅 밑 도시의 원리를 상상하게 한다.



참여작가

바젤 압바스 & 루안 아부라암 Basel Abbas and Ruanne Abou-Rahme, 샹탈 아커만 Chantal Akerman, 무니라 알 솔 Mounira Al Solh, 안민욱 Minwook An, 코라크릿 아룬나론차이 Korakrit Arunanondchai, 박제성 Je Baak, 소냐 보이멜 Sonja Bäumel, 빅 반 데르 폴 Bik Van der Pol, 디네오 스샤 보파페 Dineo Seshee Bopape, 차재민 Jeamin Cha, 최태윤 Taeyoon Choi, 벤자 크라이스트 Venzha Christ,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Community Space Litmus, 조나타스 지 안드라지 Jonathas de Andrade, 아흐마드 호세인 Ahmad Ghossein, 김익현 Gim Ik Hyun, 주앙 마리아 구즈망 + 페드루 파이바 João Maria Gusmão + Pedro Paiva, 함양아 Yang Ah Ham, 한묵 Han Mook, 사라 헨드렌 Sara Hendren, 노리미치 히라가와 Norimichi Hirakawa, 홍승혜 Hong Seung-Hye, 마르게리트 위모 Marguerite Humeau, 피에르 위그 Pierre Huyghe, 장석준 Suk Joon Jang, 주황 Joo Hwang, 강이룬 & 고아침 & 소원영 E Roon Kang & Achim Koh & Wonyoung So, 니나 카차두리안 Nina Katchadourian, 크리스틴 선 킴 Christine Sun Kim, 김희천 Kim Heecheon, 김지영 Kim Jiyeong, 김주현 Joohyun Kim, 김옥선 Oksun Kim, 김실비 Sylbee Kim, 구수현 Koo Soohyun, 올리버 라릭 Oliver Laric, 이미래 Mire Lee, 케망 와 레훌레레 Kemang Wa Lehulere, 로렌스 렉 Lawrence Lek, 두웨인 링클레이터 Duane Linklater, 티아고 마타 마샤두 Tiago Mata Machado, 니콜라스 망간 Nicholas Mangan, 신시아 마르셀 Cinthia Marcelle, 우슬라 메이어 Ursula Mayer, 소이치로 미하라 Soichiro Mihara, 자넬레 무홀리 Zanele Muholi, 문화살롱공 Munhwasallong-Gong, 나스티비셔스 Nastivicious, 에두아르도 나바로 Eduardo Navarro, 이반 나바로 Iván Navarro, 나타샤 니직 Natacha Nisic, 파트타임 스위트 Part-time Suite, 로빈스차일즈 + A.L. 스타이너 Robbinschilds + A.L. Steiner, 우고 론디노네 Ugo Rondinone, 벤 러셀 Ben Russell, 캐롤리 슈니먼 Carolee Schneemann, 말하는 미술 Talking Misul (Talking Art), 아키히코 타니구치 Akihiko Taniguchi, 저우 타오 Zhou Tao, 황새둥지 White Stork Nest, 제인 & 루이스 윌슨, Jane and Louise Wilson


홈페이지 링크

http://mediacityseoul.kr/2016/ko/

 

출처 - 미디어시티서울

 

김소현(Aliceon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