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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은 아래 링크에서 할 수 있습니다.

https://research.google.com/semantris


  몇달 전, 구글 AI가 최근(2018년 4월) 흥미로운 게임을 발표했다.[각주:1] 구글의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을 이용한 프로젝트 중 하나인 <세만트리스 Semantris>라는 이름의 게임이다. 자연어 처리에 대한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차치하고, 게임적 요소만로 보자면 세만트리스는 (그냥) “단어를 이용하는 테트리스 게임”이다(semantic+Tetris). 게임은 아케이드 모드와 블록 모드 두 가지이다. 테트리스가 내려오는 블록의 위치를 조절하면서도 블록을 없애야 하는 전략 싸움이라면, 세만트리스는 스피드와 전략이라는 테트리스의 두 가지 특징을 아케이드 모드와 블록 모드로 나눈 게임이다. 

  아케이드 모드는 제시된 한 단어와 맞는 단어를 타이핑해서 빠르게 내려오는 단어 블록들을 없애는 게임이다. 예컨대 아래 사진처럼 제시된 단어가 개(Dog)라면, 플레이어는 이것과 연관된 단어를 쓰면 된다. 그러나 이미 고양이(Cat), 거북이(turtle), 곰(Bear)과 같은 단어는 있기 때문에 이 단어는 타이핑할 수 없고 대신 이를 모두 포함하는 예를 들면 동물(Animal)을 타이핑하면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더 많이 플레이할수록 속도도 빨라지고 제시되는 단어의 개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각 단어의 공통점을 생각해서 빠르게 타이핑해야한다.


  블록 모드는 스피드보다는 한 번에 많은 블록을 없애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초록, 노랑, 파랑 등 색 블록으로 제시된 여러 단어를 보고 플레이어는 그중 자신이 없애고 싶은 단어와 연관된 단어를 타이핑한다. 그러면 그 단어와 연관되었다고 (인공지능이) 판단한 단어 블록 인접한 같은 색의 블록을 없애며 점수를 올린다. 플레이어는 최대한 많은 단어를 포괄하는 단어를 쓰되 이미 있는 단어는 쓸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블록이 내려오고 한계선을 넘으면 게임이 끝난다. (위의 링크에서 각 모드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


  그러나 이 게임의 핵심은 인공지능이 플레이어가 머릿속에서 생각한 단어, 즉 없애고자 하는 단어를 유추하고 제시하는 것인데, 여기서 “플레이어의 의견과 인공지능의 의견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관건이다. 예를 들면 블록모드에서 제시된 블록 중 농장(Farm)이 있어서 그것과 반대된다고 생각한 도시(City)를 적었다. 그러나 없애려고 했던 농장(Farm)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생각하지 않았던 전혀 다른 블록, 병원(Hospital)이 없어진 다거나 하는 일이다. 물론 도시에 병원이 많으니 인공지능의 판단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결국 플레이어의 계획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게임이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에서 점수를 얻기 위한 중요한 포인트는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단어를 바로 적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어떻게 그 단어를 이해할지, 또 무슨 단어를 없앨지 고민하는 것이다. 


  게임을 여러 번 하면서 플레이어는 학습할 수 있는데, 게임이 인공지능의 “고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상어(Shark)를 없애기 위해서 바다(Ocean)을 적으면, 항상 상어(Shark)가 아니라 지구(Earth)나 거북이(Turtle)가 제거된다. 여기서 블록은 한 번에 바로 없어지는 게 아니라 상어(Shark) 블록과 지구(Earth) 블록을 남겨두고 아주 미세한 지연(이를 인간적인 단어로 고민이라고 정의함)이 발생한다. 지구(Earth) 블록이 사라지더라도 바로 바다(Ocean)를 타이핑하면 2위였던 상어(Shark)가 제거된다. 이러한 과정을 겪은 플레이어는 처음에는 바다(Ocean)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로 상어(Shark)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지구(Earth)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는 세만트리스가 사용하는 단어가 한정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공지능의 선택이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의 단어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의미한다. 

  이 게임이 구글의 자연어 처리 프로젝트 중 하나라는 사실은, 그래서 아이러니하다. 결국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는 것은 인간의 자연어를 기계가 얼마나 잘 알아듣는지가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말해야 기계가 알아듣는지에 대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은 오늘날 자연어를 알아듣는(물론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알아듣도록 또박또박 말하고, 시리(Siri)에게는 최대한 단순하게 말해야 한다. 물론 세만트리스를 하며 겪는 문제나 위에 언급한 현상은 자연어 처리에 대한 기술적 문제에서 오는 과도기적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평균적인 성인) 인간의 어휘력이나 문장력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짧으면 몇 년 안에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처럼 말하고 이해하리라는 것, 또는 인간과 동등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습관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변화된 인간의 화법, 다시 변화된 화법으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이러한 굴레가 반복되다 보면 말하고, 읽고, 쓰는- 행위의 지표는 인간에게서 멀어지지 않을까. 세만트리스의 경험은 결국 경계의 변화는 양 쪽 모두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체감케 했다.

참고 사이트

https://research.google.com/semantris

https://research.google.com/semanticexperiences/about.html

https://experiments.withgoogle.com/semantris


글. 최선주 [앨리스온 에디터]

  1. https://ai.googleblog.com/2018/04/introducing-semantic-experiences-with.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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