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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온 8월호에서는 예술과 공학 사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표현하고자 시도하는 전병삼 작가를 만나봅니다. 홍익대 조소과와 시카고 예술대학 Art and Technology Studies 석사를 마치고,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예전부터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 왔습니다. 기술적 진보를 통해 예술이 지닌 치유와 확장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있는 전병삼 작가를 만나보시죠.



Q. 안녕하세요. 전병삼 작가님, 우선 본인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네. 반갑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공학기반 예술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전병삼 입니다.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전시를 기획하거나 사회문화 운동에도 큰 관심이 있어서 다른 타이틀도 있지만, 아티스트가 가장 주된 이름표지요. 제가 흥미를 갖고 있는 연구 분야는 휴먼 네트웍/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텔레마틱 문화, 로봇공학, 정보 시각화, 미래인간/사이보그 이론, 마이너리티 이슈 등이고, 주요 관심사는 예술과 공학 사이의 새로운 표현형식을 빌어 이 시대의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을 창의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풀어나가는데 있습니다.


Q. 예술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있다면?  그리고 본인에게 예술 창작활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조금 낯뜨거운 기억이긴 하지만, 중요한 부분이라 잠깐 이야기를 할게요. 사실 어릴 때 제가 좀 늦은(!) 나이까지 심한 오줌싸개였어요. 정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매일 축축한 이불로 아침을 맞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었죠. 그러다 보니 당연히 친구도 없었고, 성격은 말 할 것도 없이 내성적이고 예민했어요. 항상 아버지가 일하시던 건설현장 주변의 나무토막과 철사들 그리고 어머니의 의상실에서 굴러다니던 천 조각들을 친구 삼아 혼자 놀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동네 아이들이 그런 버려진 물건들로 만들어진 작은 물체들을 보며 신기하게도 제게 하나 둘씩 말을 걸기 시작 하더라고요. 그렇게 친구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성격도 변하고, 또 어느 순간 제 유년시절을 헝클어 놨던 그 몹쓸 병도 마법처럼 한 순간에 확~ 사라졌죠. 그 당시, 그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새 삶(!) 이었어요.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슴 속에서 정말 뜨겁게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꼈는데, 나중에 성인이 되어 되돌아보니 제가 예술활동을 하게 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더라고요. 예술이 가진 무한한 소통의 힘~!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이 변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 제가 겪은 마술 같은 치유와 정화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대단한 일 일까 생각하게 됐죠. 그런 의미에서 예술창작 활동은 제게 삶을 살아가는 이유이자 방법입니다.





Q.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서 작업을 진행해오셨는데, 자신의 작업 흐름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처음엔 그래서 조소를 전공했어요. 대학에 진학해서 아카데믹한 조각을 배웠는데, 저에게는 인체 모델링이나 전통적인 조형작업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그다지 큰 감흥을 주진 못했던 것 같아요. 완성된 작품을 바라보면 개인적으로 너무 정적이고 수동적인 느낌이 더 컸거든요. 그래서 키네틱 조각(동력으로 움직이는 조각)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무식해서 사고도 많이 쳤죠. (웃음) 맨 처음으로 야외에 전시한 작품이 전기 합선을 일으켜서 홍대 앞 일대가 한밤중에 정전된 적도 있었고… 아무튼 그렇게 키네틱 조각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1995-1999), 그래도 뭔가 여전히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랄까… 괜히 혼자 사람들한테 들이댄다는 느낌이랄까… 그러다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 공연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무대에서 제가 몸으로 어떠한 표현을 했을 때, 객석에서 숨 죽이고 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그렁그렁한 눈물을 떨구는 사람들을 보는 순간, 아~ 정말 이거다 싶었죠. 막힌 숨이 갑자기 탁~ 트이는… 제가 처음 마른 이불 위에서 눈 떴을 때의 정말 말로 표현 못 할 그런 경험. 거기에 그렇게 미쳐서 전국으로 공연을 다녔어요. (1999-2002) 그러다 또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는데, 공연을 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인원이 너무 적었다는 거였어요.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교감을 나누고 싶었던 저는 제 작품에 과학기술을 접목하면 소통의 확장을 맛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했었고, 그래서 결국 시카고로 유학을 떠났어요. 그때부터가 본격적으로 작품에 공학적 요소를 끌어들이기 시작한 때죠. (2003- ) 그래서 지금은 조각/퍼포먼스/공학 등등이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재조합 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제 안에서 탄생되는 것 같아요. 최근엔 그 작품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각각의 프로젝트와 연계된 학문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혼자서 원맨밴드로 작업하는 것에 약간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에요. 다음 단계는 아마도 비슷한 비젼을 가진 공학자들이나 인문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기존에 시도되지 못했던 새로운 작업들을 심도있게 다루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Q. 휴먼 네트웍/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텔레마틱 문화, 로봇공학, 정보 시각화, 미래인간/사이보그 이론, 마이너리티 이슈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고, 또 많은 작업에서 그러한 모습들을 보여주셨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흐름에 기초하는 혹은 작업들을 관통하는 전병삼 작가의 핵심 주제는 어떤 것이 있고 또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A: 각각의 제 작품들마다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좀 다양해서 가끔 비슷한 질문을 받는데, 제 작업들 안에 일관적으로 흐르는 주제라면, ‘테크놀러지에 기반을 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이심전심’ (以心傳心: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 뜻이 통함) 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실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그것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고, 더 나아가 사회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혹은 하나의 이벤트가 이 모든 것을 단번에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예술이 가진 특별한 힘을 믿는 저로써는 진지하게 접근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남들이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작가’ 혹은 ‘작품 잘 팔리는 작가’보다는 조화로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감히 그 지향하는 바가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 Miscommunication 영상 보기 >
2003-2006, 전병삼, 인터렉티브 설치, SIGGRAPH 04 Art Gallery, LA Convention Center
http://www.BSJeon.net/miscommunication/v2d





Q. <Miscommunication 2003-2006>과 같은 시리즈 작업에서는 인간의 소통과 상호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를 통한 인간의 소통과 상호작용에 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A: 조금 전에 이야기 했듯이, 소통과 상호작용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향한 소통/상호작용이고 또한 누구를 위한 소통/상호작용 인지를 명확하게 직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커다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간혹 보면 끊임없이 발달하는 과학기술과 미디어가 인간 소통과 상호작용의 폭을 넓히고 질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미디어는 말 그대로 매개체일 뿐, 소통의 기본은 예전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시대에 따라 다른 형태의 미디어가 소통의 모양새를 바꿀 뿐이지요.


Miscommunication 시리즈는 제 개인적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인데요. 2003년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나름 영어를 준비하고 왔어도 실상은 정말 절망적 이더라고요. 주문한 음식 대신 엉뚱한 것이 나오기도 하고, 명색이 대학원 생인데 수업시간에 내준 과제를 잘 못 알아듣고 뜬금없는 결과물을 제출하는 등… 맨 처음 낯선 현실에서의 소통 문제가 제 삶에 일대 혼란을 일으켰을 때, 이렇게 제가 겪는 답답함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러면, 그도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지? 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상상에서 출발했습니다. Miscommunication은 두 사람이 마주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양쪽에 있고, 각각의 테이블 위에는 데이터 장갑과 헤드셋, 그리고 시선차단용 안경이 있어요. 관객들은 이것들을 착용하고 서로 대화를 하죠. 일반적으로 말의 이해를 시각적으로 돕는 우리의 손동작은, 이 작품에서 반대로 관객의 말과 목소리를 반복/변조하도록 만들어 둘 사이의 대화를 의도적으로 방해합니다.


Q. 각 장르간의 혼합적 양상을 전병삼씨의 작업에서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작업을 시도하시는 이유와 그러한 방법으로 얻어지는 결과들은 어떠한 것이 있나요?


A: 저는 작업을 진행할 때 먼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정하고 난 후, 그것을 가장 적절히 구사해낼 수 있는 표현 양식과 전달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해요. 그러다 보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따라서 여러 장르가 동시에 결합되어 보여지기도 하고, 또는 따로 분리가 되어 개별적으로 나오기도 하죠. 제 경우, 장르간 크로스오버가 특별히 작품의 내용이 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주제를 전달하는데 꼭 필요하다 느끼면, 끌어들이는 것뿐이죠. 다만 주제가 흐트러지는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작품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군더더기를 쳐내는 쪽에 항상 마지막까지 신경을 곤두세우는 편이에요.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결과는… 글쎄요. 사물이나 어떤 대상을 이해할 때, 하나의 감각보다는 오감을 통해 경험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보다 심도있는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그런 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거겠지요. (웃음)





Q. 전병삼 작가님은 작업과 함께 전시도 여러 번 기획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뉴 미디어 아트 작업을 진행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A: 저는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상황에 따라서는 ‘기획능력’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장사꾼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논리 정연하게 표현해내고, 때로는 자신이 주체가 되어 사회를 변화로 몰고 갈 큰 흐름도 주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누군가가 자기 앞에 밥상을 차려주기만을 기다린다면 결국은 시스템에 소모되어 금새 잊혀지고 말겠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작업과 전시기획이 절대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작품을 통해서 풀어낼 때도 있지만, 필요에 따라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다른 형태의 결과물도 필요하거든요. 그 최종 형태가 작품이 될 수 도 있고, 기획 전시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논문이나 워크샵, 심지어는 게릴라 거리공연이 될 수 도 있는 거죠. 그러므로 전시기획을 한다는 것은 작품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게는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Q. 현재 진행하시고 계신 Telematic Drum Circle 에 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작업 소개와 앞으로의 진행상황을 알려주세요.


A: 기획기간 1년, 작업기간 2년. 정말 오랫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원하는 주제를 의도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로봇공학과 즉흥음악, 공압학, 컴퓨터공학 등 새로운 걸 스스로 공부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해요. Telematic Drum Circle 프로젝트는 짧게 말하자면, 문화와 언어가 서로 다른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한데 어울려서 함께 즉흥 타악연주를 하며 화합의 멜로디를 공유하는 일종의 관객참여적인 다원예술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어요. 원래 Drum Circle 이라는 것은 연주자와 관객간의 구분이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서 즉흥적으로 타악기를 연주하며 함께 소통하는 법을 알아가는 일종의 집단 놀이문화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예전에 직접 참여해보고 정말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온라인과 결합하면 어떨까 생각을 했죠. 타악연주의 선구자인 Arthur Hull이 말한 "드럼과 타악기에 표현된 리듬정신은 나이와 성별, 종교, 인종과 문화의 모든 장벽을 허문다." 라는 이 구절에 인터넷과 로봇이라는 매개체가 더해져서 기존의 시간적/공간적인 제약을 뛰어넘는 Telematic Drum Circle이 기획 된 거죠.


이 프로젝트는 우선 15개의 타악기와 그것들을 연주하는 15개의 로봇이 circle 형태로 오프라인 전시공간에 설치가 되고요, 관객들은 전시 웹사이트의 온라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세계 각지에 흩어진 다른 관객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로봇드럼을 연주하며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체험을 해보는데 그 의의가 있어요. Telematic Drum Circle은 올해 12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의 Embodied Media + Performance Technology Laboratory (emptLab)에서 저의 3번째 개인전 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고요, 보다 자세한 설명은 www.TelematicDrumCircle.net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inteviewer _유원준(앨리스온 디렉터 postmaster@aliceon.net)



miscommunication v2.0


miscommunication v1.6


ten world: garden of flower



we are romantic


drop d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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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ong Sam Jeon
Electronic Artist / Independent Curator / Art Activist /
 
Website:
http://www.BSJeon.net
Email: byeongsam@bsjeon.net

GS Researcher / Web Manager
UC Digital Arts Research Network (UC DARnet) @ UCLA
http://www.ucdarnet.org

Arts Computation Engineering Graduate Program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http://www.ace.uci.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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