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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갤럭시internet galaxy 구텐베르크 은하계 이후의 모습 _book review

aliceon 2007. 12. 17. 15:51



맥루한이 언급한 인쇄술의 보급으로 창조된 세상 ‘구텐베르크 은하계’는 들으면 식상할 정도로, 그만큼 한 시대 자체를 대표할 정도로 많이 언급되었고 받아들여졌다. 마뉴엘 카스텔Manuel Castells은 그의 저서 인터넷 은하계Internet Galaxy: Reflections on the Internet, Business and Society를 통해 구텐베르크 은하계 이후의 인터넷 은하계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세상을 이야기한다.

물론 이 인터넷 세상은 WWW(world wide web)의 사용이 확산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고 생활화된 지 십수년만에 사회 전체를 꿰어차고 있는 거대한 시스템이자 환경이다. 더 이상 새롭지 않고 손을 뻗으면 닿는 것이 아닌 그냥 숨쉬는 공기인 것 마냥 옆에 있는 너무나도 당연한 존재가 되어있다. 이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확장하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공간이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이야기, 시선, 주장이 뒤섞이고 얽켜있는 아수라장 그것인 것이다. 그런 만큼 이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론적 연구는 어려운 일이다. 마뉴엘 카스텔은 오픈 소스open source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을 비롯한 다양한 소스로부터 폭넓은 시선과 정보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시선을 통한 정리를 바탕으로 그 인식론의 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의 터가 된 인터넷 은하계에 대한 장대한 이야기이다. 실로 인터넷이라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끼지 못한다면 우리의 경제와 문화에서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배제될 것이라 할 정도로 우리는 인터넷 세계에 살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돌아보기 위해 인터넷 창조의 역사적, 문화적 과정부터 시작해 현 사회에서의 인터넷의 역할을 둘러본다. 사회 운영의 근간인 경제에서 시작해 사회, 정치상에서의 모습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인터넷 세상을 바라본다.

인터넷 기술들은 어느 천재의 머릿속에서 갑자기 태어나 폭발한 사회의 독립변수가 아닌 현재의 경제, 사회상을 반영하며 다시 그들의 변화를 초래하는 피드백 과정으로서의 모습에서 그 논의를 시작한다. 저자는 인터넷이 흔히 알려져있듯 소련과의 대 핵전쟁 대비용의 분산 네트워크용으로 개발된 군사용으로서의 ARPARNET의 모습뿐 만 아니라 여러 대학교, 혁신적인 씽크탱크think tank들과 주요 연구 센터들이 창조한 재원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간의 경계지대twilight zone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거대 과학과 군사 연구, 그리고 자유 문화라는 도저히 융합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의 결합으로 탄생한 인터넷은 그 태생부터가 ‘개방성’의 뿌리에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이 어느 무엇보다도 ‘문화적인 창조’라는 특징을 강조한다. 이 전제 하에서 그는 인터넷에 의해 변화된 우리의 경제와 사회 그리고 나아가 정치에 대해서 심도있는 관찰과 분석을 진행한다. 이러한 태생적 성격에 대한 분석과 함께 탄생과 확산을 가져온 4가지 사회 집단-엘리트, 해커, 가상공동체성원, 기업가-들의 분석을 행한다. 결국 이런 복합적 네트워크의 성격을 통해 인터넷은 다면성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그 충돌로 인해 사회는 통제가 부족한 상황과 함께 생활의 가속화, 알려지지 않고 가르쳐주지 않은 어떤 목표를 위해 끝없이 질주해야 한다라는 상황을 낳았다. 결국 이런 근본적인 도전이라는 현실 하에서 개별적 책임을 가진 ‘우리’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아수라장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책임을 가진 ‘우리’-‘집단’과 제도는 여전히 필요한 것이다.

여러 유토피아적인 견해와 그에 반박하는 디스토피아적 현상과 전망. 여러 견해와 시선이 우리에게 제시되는 가운데 인터넷은 꾸준히 우리의 옆에서 기능하고 그 굵은 노드들을 한없이 뻗쳐나가며 그 복잡성을 더해나가고 있다. 구텐베르크 은하계 안에서, 서구권에서 시작된 거대한 변혁은 인류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그 구텐베르크 은하계 안에서, 다시한번 인터넷 은하계는 탄생하여 거대한 은하계의 몸뚱이를 송두리째 탈피시켜 새로운 은하계로서의 모습을 보인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모든 곳에서 진행되는 흐름은 멀리서 바라보거나 싫다고 안따라갈 그런 주변현상이 아니다. 우리가 네트워크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네트워크가 우리에게 신경쓰는 그런 상황인 것이다. 필자는 그것은 우리가 인터넷 은하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시금 현실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인 길의 제시는 없지만-현실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현대 인류의 문명을 구가하는 가장 거대한 축인 기술의 발전과 변화라는 시선과 함께 사회, 경제의 현실을 살펴보는 다면적인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책의 의의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금 우리가 포스트모던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나게 해 준다. 명쾌한 무엇이 없는 가운데 각 주체-개인의 위치와 중요성이 새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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