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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테텟테테 텔미 원더걸스와 맥루한, 그리고 블로그

aliceon 2008. 1. 8. 01:00
흔히 인터넷을 무한한 정보 창고에 비유합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텍스트와 이미지, 글과 견해와 지식들, 동영상, 음악, 음성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그 안에는 평범한 사실도 거짓말도, 쓰레기도 있고 값진 보석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의미없는 뭉텅이들 사이에서 밝혀낼 수 있는 진실이나 값어치있는 정보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런 옥석은 분명히 있고 그 옥석들을 찾을 수 있는 특정 공간들은 그만큼 그 값어치를 지닙니다.
인터넷, 특히 블로그로 대변되는 개인 미디어의 등장은 값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엄청나게 넓혔습니다. 그 이전 누군가와 물리적으로 접촉해 나누는 '대화'라든지 재화를 들여야만 하는 '강의', 혹은 특히 자신이 필요해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는 정보찾기, 즉 배움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만 했었습니다.
인터넷과 블로그는 그 필요치를 대폭 낮추었습니다. 보다 쉽고, 보다 효율적인 개인자원운용이 가능해 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가치판단에서 기존의 오랜 노력들을 통해 얻어지는 +알파의 효용은 일단 배제했습니다.)
블로그의 등장은 값어치있는 공간을 수평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블로그 출현 이전 인터넷에는 자신의 공간을 만들고 꾸밀 수 있는 전문적 능력이 있어야 했고, 또한 자신이 가진 값진 정보들을 공적 공간에 쏟아낸다는 생각 역시 희박했습니다. 이런 구조를 바꾼 것이 바로 블로그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각 개인들이 쏟아낼 수 있는 공간, 그리고 그 기회들이 양적으로 급격히 팽창했습니다. 또한 블로그는 자신의 내면을 맘껏 쏟아내는 현상을 나았고 그것은 급격히 확산되었죠. 따지고 보면 요즘 계속되고 있는 오픈소스open source운동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흐름은 단순히 자신의 개인사만 줄줄이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 그리고 자신이 획득한 지식 역시 공적 공간에 대가없이 드러내는 현상을 가져옵니다. 즉,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훨씬 효율적으로 값진 지식들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획득된 지식은 다시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통해 가공되어 다시 2차 결과물로서 공적 공간에 출현합니다. (이 글 역시 한 포스팅을 보고 다른 지식들과 생각을 추가한 2차 결과물입니다.) 이렇게 지식은 계속 발전되고 그 부피를 늘여가며 끊임없이 순환하고 출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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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이번에 라이브에 뭘 올릴까...하는 고민과 소재거리 탐색을 하는 도중^^;; 재미있는 포스팅 하나가 떠올라 찾아보았습니다. 한참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노래와 그룹이 있지요. 바로 원더걸스와 텔미가 그것인데 이들을 맥루한(또한 조삼모사라는 네컷만화)과 함께 엮어 풀어낸 글이 그것입니다. jean이라는 분이 포스팅하셨죠. 이 글과 이 글이 올라오는 jean님의 블로그는 제가 자주 찾아보는 곳입니다. 특히 맥루한에 대해 현 시점의 사례들을 찾아보며 풀어내는 이야기들과 다른 여러 포스팅들이 정말 흥미로와서 자주 들러봅니다.

아래는 블로그 원문 링크입니다.
다시 읽는 맥루한 카테고리
테테테테테 텔 미.. '조삼모사'열풍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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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루한은 미디어 이론에 있어 거의 예언자이자 선지자적 존재입니다. 미디어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그의 읽기도 그렇지만 특히 그의 경구 하나 하나가 가히 예술입니다. (이러는 저도 그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를 완독한 것은 아닙니다만;;;) 하나 하나가 현대의 현상과 흐름을 간파한 놀라운 혜안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와 접촉한 많은 사람들이 그의 경구와 문장 하나 하나를 되씹어보고 적용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글쓴이는  "청중이 컨텐츠-The audience is content"라는 맥루한의 경구를 들어 원더걸스 텔미의 폭발적 인기와 그 현상을 설명합니다.  이 경구에 대한 비유가 정말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물 좋은 나이트클럽의 조건이 멋진 무대도, 술도, 음식도 아니고 바로 클럽의 멤버들이 얼마나 "쭉빵"한가 이듯이..."
라는. ㅎㅎㅎ


텔미 얘기로 돌아가서,

일단 텔미는 짧고 반복적입니다.
대중가요나 음악에는 상당히 문외한이며 기억력도 그닥 좋지 못한 저조차도 몇번 듣지않고 리듬과 음을 외워버린, 가히 마력과도 같은 중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텔미텔미 테테테테테텔미;;;

거기에 근래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어리되 섹시한 아이돌'코드가 폭발적 관심을 불렀고 이는 위의 사항과 합쳐져 수많은 버젼의 변주가 이루어집니다. 이 기반에는 인터넷과 UCC라는 전자미디어가 자리잡고 있지요.

그리고 이 수많은 변주들, 즉 UCC들은 다시 텔미열풍이라는 거대한 총합으로 합쳐지며 이것 자체가 현대의 거대 메시지가 됩니다.

이것은 바로 "맥루한이 예연한 전자미디어의 속성을 두루 보여주고 있다" 라고 글쓴이는 설명합니다. 청중이 컨텐츠. 즉 텔미열풍의 진정한 컨텐츠는 원더걸스가 아니라 독자들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글쓴이는 다음 세 요소로 정리합니다.

"첫째 메시지의 기본단위가 매우 짧고 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전자매체에서 공유되어 변주의 총합이 또 하나의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텔미의 수많은 변주가 만들어집니다.
변주동영상 (from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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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텔미 영상 뿐 만이 아니라 흔히 "짤방"(주1)이라고 부르는 2차 창작물역시 폭주하듯 등장합니다.
원더걸스(외 여러 그룹들)의 탄생 자체가 '어린 여성'과 '성적 매력'이라는 도덕적 잣대를 떠난 이슈와 이목집중의 전략이 깔려있기 때문에 무작정 좋게만 바라볼수는 없습니다만... 과연 귀엽다와 노래 잘부른다 혹은 춤 잘춘다라고만 바라보는 시청자가 있을까요...

이렇듯 많은 전문가 혹은 전문가에 준하는 사람들이 각자 블로그에서 각자가 이해한 지식에 대한 적용과 해석, 그리고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도움아래 사람들은 자신에게 부족했던, 혹은 이해가 힘들거나 접하지 못했던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시대에 새롭게 나타난 정보습득과 교환의 장이랄까요. 이런 새로운 창구는 기존의 배움의 방법과 더불어 인간의 지각과 지식을 넓히는데 훌륭한 도로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순환속에 엉터리 정보역시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게 퍼지고 인식됩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지식in의 몇몇 틀린 혹은 검증받지 않은 정보들이 그 예이겠지요. 사람들이 전문가의 견해보다 네이버 지식in의 말을 진실로서 받아들이는 경우가 생겨버립니다. 재미있지만 결코 웃을 수 없는 현상이지요. 검증되지 않은 지식의 방출은 새로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인터넷의 출현으로 생긴 부작용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 역시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지요.
플루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순환과 발전속에서 어두운 이면을 보았지만 낙관적 희망 또한 버리지 않았습니다. 저도 인간을 믿고 싶네요. 하지만 동시에 부정적 흐름에 대한 대비 또한 잊지 말아야 겠지요. 희망없는 비관 앞에는 공허밖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턱되고 바라보는 낙관의 앞에 있는 것은 파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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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짤방
짤림방지. 디씨(http://www.dcinside.com)에서 게시판에 글 쓸 때 사진이 없으면 삭제됨으로 삭제 방지용으로 아무 사진이나 올리던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이미지로 시작했다가 Animation GIF를 거쳐 이젠 플래시를 이용한 동영상+음성까지 도입된 말그대로 현 새태를 대표하는 표현방법이 되었다는;;; 단순히 스타나 웃긴 것들로부터 시작해 정치풍자까지 주제도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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