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저작권_book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 20. 23:11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세상으로’ 라는 사회적 패러다임 변화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매체의 변화를 꼽는다면 단연 비트로 구현되는 네트워크 공간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예술작품의 개념과 형태, 저장방식, 수용의 변화를 비롯하여 작품의 소유형태까지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디지털 이전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시대의 화가는 저마다 각자의 작업 프레임 안에서 자신의 물리적인 흔적을 남겼다. 그것이 작가특정의 도상학적 형상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수많은 작업에서 흔하게 보아 왔듯이, 화폭 안에서 자신의 필명을 남기는 부분일 수 있다. 화가와 컬렉터를 둘러싼 미술환경에서 양자가 모두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저작권 문제다. 왜나하면 화면 안에서 작가의 흔적은 곧 작가 자신의 오리지널성을 보호받기위한 소리 없는 외침이며, 이를 소유하게 되는 컬렉터들에게는 수집품의 고유성을 인정받게 되는 하나의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이다.

매체기술의 발전으로 저작물의 이용수단이 다양해지기 이전 기술복제시대에서의 배포에 관한 문제는 모두 복제권으로 해결이 가능했다. 하지만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의 저작권 문제는 기존의 저작권법을 전면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률을 신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저작권』은 디지털 기술로 인한 매체의 변환처리, 전송과 축척, 가공의 수준은 질적 저하가 일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서로 다른 매체와의 통합이용까지 가능하게 된 최근의 매체환경에 대한 이해를 비롯하여, 이러한 환경에서 발생하게 될 저작권의 개념의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와 한계 및 방안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인쇄매체와 전자매체의 상이한 특성에 대한 규명과 최근 기술진보에 따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 양상안에서 기존의 저작권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관한 현황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살펴보자면, 국내에서 저작권이란 개념은 1957년에 되어서야 우리 고유의 저작권법을 제정, 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1960년대와 70년대를 기점으로 빠른속도로 발달하는 과학기술로 인해 저작물의 종류와 이용의 형태가 복잡해짐으로써 기존의 저작권법이 지금의 현실을 대처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관점이 쏟아지게 되었다. 이로인해 1990년대와 2000년대가 되면서 인터넷의 보편화 등을 비롯한 신기술을 반영한 저작권법이 새로이 효력을 발생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기존의 음악, 연극, 미술, 건축, 사진, 영상, 도형, 컴퓨터프로그램, 2차적 저작물, 편집저작물이외에 새롭게 부가된 법률은 ‘전송권’ 개념이다. 저작물의 디지털화 양상으로 인해서 인터넷 유저가 시, 공간을 초월하여 자유롭게 수신할 수 있다는 법률을 규정하는 ‘전송권’의 신설은 디지털 환경이 어느 정도 우리사회에 무르익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사용시 거치게 되는 RAM(Random Access Memory)에서의 저장과 같은 일시적인 저장행위를 저작권법상 복제로 보아야 되는지의 여부에서 아직 합의된 지점은 찾아 볼 수 없다.1)

 이처럼 뉴미디어로서의 디지털 기술이 아날로그 환경을 대체하는 양상으로 기존의 저작권 개념을 적용하는데 있어서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등장한다. 따라서 이 책의 2장과 3장은 각각 ‘디지털 미디어와 저작권 보호의 한계’와 ‘디지털 콘텐트 2) 의 저작권 보호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이 500년 이상 되었다고 볼 때, 이보다 훨씬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자매체의 파급효과는 실로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저작권의 문제를 시급하게 풀어야 되는 과제임을 시사한다. 3장에서는 이러한 문제점과 관련된 실제적인 사건들을 수록함으로써 인터넷안에서 제기될 수 있는 저작권의 직접적인 문제지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사에도 불구하고 저작권법상 전자책에서의 야기되는 문제점과 출판물에 대한 대여권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당장에는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제대로 된 모양새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 실정을 짐작할 수 있다. 3)

이 책의 마지막 4장인 ‘디지털 미디어와 저작권의 상생을 위한 방안’에서는 저작물들의 이용방법이 디지털화됨에 따라 기존의 법과 제도에 의한 잣대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살펴본다. 또한 이 장에서는 기존의 법률이 뉴미디어의 기술진전 양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과 더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점등을 가상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서 그 어떤 기술적 동일함을 찾기 힘들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 두 상관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변증법적인 해결방안보다는 이분법적인 구도가 최선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더 구체화 시키자면, 기존의 저작권을 전면폐지 하자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저작권의 철저한 보호와는 또 다른 극단에 있는 입장으로서 디지털 환경에 기존의 저작권 제도를 적용한다는 것은 가망 없는 행위이며, 현재 속속히 드러나고 있는 제도권상의 허점들은 앞으로 저작권 문제를 거론할 때, 점점 더욱 피할 수 없는 국면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저작권의 법제를 유지하되, 기존 저작권법의 근본원리를 통째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전면개편의 관점이다. 이보다 더 소극적인 방법이 있다면, 이는 부분개편의 접근 방법이다. 이러한 입장은 곧 1950년대 복사기의 등장, 1960년대의 컴퓨터의 등장에 대해서도 저작권법이 적용되었듯이 지금의 디지털 환경도 그 변화를 포옹할 수 있지 않을까의 낙관적인 견해이다. 4)     

과연 기존의 저작권법을 가지고 매체의 특성이 확연히 다른 디지털 저작물의 권리를 완벽히 보호할 수 있겠는가? 새로운 개정이 아니라 기존의 법률이 개편된다면, 그 법률들이 현재 디지털 시대라는 실정에 맞게 제대로 그 구실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볼 때, 저작권법의 전면개편이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당장에는 국제적인 경향에 따라 개별적으로 수정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보고 있다.
위에 언급된 사항들은 어쩌면 미디어아트에서의 영상예술에 관한 저작권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디지털 출판물에 관한 문제점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 인쇄물 뿐 아니라, 예술분야의 영상물에서도 기존의 저작물법률과는 다른 새로운 법률이 적용되어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책을 처음 서점에서 집어 들었을 때, 디지털 예술작품에 대한 저작권문제에 대한 현황과 방안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꺼라 기대했었다. 미디어아트에서의 저작권의 문제는 예술이 상품화되기 위해서 혹은 미디어아트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꼭 풀어야 되는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흐름은 이미 진행 중인데 비해 다양한 사회제도적 시스템의 부재가 어느 특정 한 분야가 아닌, 다양한 장르에서도 진지하게 고민되고 있음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법률 규정에 대한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며, 꾸준한 연구를 통한 장기적인 시각제시가 시기상 더욱 절실해야 됨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목차

제1장 디지털 미디어와 저작권의 만남
1.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과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의 변화
2. 매체의 철학적.기술적 배경에 따른 비교
3. 기술의 진보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의 변화 양상
4. 인쇄매체의 전자와 양상과 전망
5. 아날로그 혁명, 대량복제 시대와 저작권의 탄생
6. 저작물의 디지털화와 저작권
7. 저작물의 디지털화에 따른 국제 동향

제2장 디지털 미디어와 저작권 보호의 한계
1. 저작권 보호의 목적과 저작물성
2. 저작물의 디지털화와 저작권 보호의 한계
3. 디지털 미디어와 저작권의 한계
4. 전자책(e-Book)과 저작권


제3장 디지털 콘텐트의 저작권 보호에 따른 문제점
1. 저작권 관련 개념의 비현실성
2. 저작권 법제화에 따른 문제점

제4장 디지털 미디어와 저작권의 상생을 위한 방안
1. 저작권 법.제도의 발전적 개선
2. 복제권의 차원
3. 배포권의 차원
4. 출판권의 차원
5. 새로운 권리의 도입과 기타 방안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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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기태,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저작권』, 이채,  2005, pp. 14~71 요약.
2. 이 책의 저작자는 정보기술(IT)관련 용어가 콘텐츠, 콘텐트, 컨텐트, 컨텐츠 등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이 책에서는 일괄적으로 ‘콘텐트’라는 용어로 통일하여 표기하였다. 이는 <중앙일보> 2005년 10월 4일자 33면에 실린 서울보건대 의료공학과 박상수 교수의 글에서 참고된 것이다. 위의 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근에 인터넷 콘텐트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을 구성하는 내용물이다. 많은 국내 언론에서는 내용물을 복수로 (contents)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영어표현에서 content는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없는 명사를 둘다 표현하는데 인터넷 콘텐트라는 표현에서 사용되는 내용물은 추상적인 개념임으로 셀 수없는 명사로 써야 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뜻이 복수라도 s를 붙이지 않고 content로 표현해야한다. 같은 책, p. 16에서 각주 3번. 
3. 같은 책, pp. 73~130 참고.
4. 같은 책, pp. 136~168 참고 및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