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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트의 개입을 통한 도시공간에의 통제와 접근 part 3 _ 최태윤(미디어 아티스트)_column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2. 11. 03:38

         

  Open Source logo          GNU의 마스코트 Heckert

앨리스온 연재에는 포함되지 않은 논문 본문의 3.2장에서 3.4장에는 ‘도시 해킹’을 확장 공간에 전술적으로 개입하여 접근성을 높이는 행위로 정의하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배회와 걷기, 유희적 놀이와 퍼베이시브 게임, 그리고 비물질적인 보호를 위한 반-기술적 장치 등의 예를 들었다.
해커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의 형식과 참여적 공공미술이 지향하는 바, 그리고 개방 공간의 개념을 바탕으로 ‘오픈소스 공공미술’을 제시한다.

개방 소스(Open Source)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따르는 규칙을 정리한 ‘오픈소스 정의’(The open source definition)1에는 소스코드의 자유로운 재배포 허용, 파생 소프트웨어의 허용, 사용권에 대한 개인이나 집단의 차별 금지, 적용분야 제한 금지 등의 10가지 조항이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소스 코드에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코드를 변경하고, 출처가 다른 여러 코드를 접목시킬 수 있다. 그리하여 파생된 소프트웨어는 자유롭게 배포되어 다른 사용자가 공유할 수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사용자들은 직접 만든 소프트웨어를 커뮤니티와 공유하고, 서로 수정하여 발전적인 방향을 추구하여 긍정적인 해커의 역할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리눅스(Linux)와 GNU2 등 플랫폼의 기반을 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뮤니티는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나 아도브 포토샵과 같은 상용 소프트웨어의 구조는 중앙집권적이고 단일화 되어서,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한정되어있다. 그 반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탈 중심적(decentralize)이고 지역적(localize)이다.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서 소프트웨어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기본적으로 무료를 지향한다. ‘적용분야 제한의 금지’의 취지에 따라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때에 따라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reative Commons) 등의 저작권에 관련된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면 기본적인 코딩 능력이 있어야 해서 입문의 장벽이 높은 반면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온라인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 축적된 정보를 활용하여 직접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많이 활용되고 있는 대중적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중에는 참여자들이 직접 내용을 완성하는 온라인 백과사전 워키피디아3, 무버블 타입4 블로그 소프트웨어 등이 있다.
 
열린 작품 (Open Work)

예술가들은 다양한 의미와 용도의 파생을 유도하고, 단일 저자에 의존하지 않는 예술 작품을 시도했다. 움베르트 에코(Umerto Eco)가 정의한 열린 작품(Open work)5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관객의 해석이 작품의 감상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작업 중’(work in progress)인 작품이다. 작가는 열린 작품을 통해서 관객이 작품을 다양하게 해석 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유도한다. 그는 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 분야의 예를 들어서 열린 작품의 개념을 정의했다. 특히나 훗날 미디어 아트의 시초가 되는 슈톡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의 음악 등 60년대 전위적인 실험 예술을 예로 들은 것은 의미 있다. 에코의 열린 작품 개념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념을 혼합하여 오픈소스 공공미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시  해킹은 획일적인 확장공간에 창의성과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오픈소스 공공미술의 방법이다. 기존 공공미술은 특정 기관의 소유물 이였지만, 오픈소스 공공미술은 모든 사람이 감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작품이다. 아티스트의 역할은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기본 플랫폼을 만드는 시스템 개발자와 같다. 아티스트와 참여자는 동일하게 콘텐츠 생산자이자 개발자로, 즉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 단일 저자로서 아티스트의 권위는 줄어드는 반면에, 누구나 작품을 만들 수 있어서 작품의 활동영역은 넓어진다. 오픈소스 공공미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작업 과정을 공개되어서 누구나 어디서든지 작품을 직접 재생한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전자 복제 시대의 예술6의 가능성을 현실화 된다.

L.E.D Throwie Manual

L.E.D Throwie Manual

L.E.D Throwie Kit

L.E.D Throwie Kit


L.E.D Throwies

L.E.D Throwies

미디어 아트의 오픈소스화는 작품이 만들어진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기초적인 방법과 작품이 만들어지는 물리적 과정을 매뉴얼의 형태로 공개하는 이차적인 방법이 있다. 프로세싱(Processing.org)과 아두위노(Arduino.org) 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미디어 아트의 소스 코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많이 공개되어 있고, 이를 활용하여 자신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컴퓨터 코드뿐만 아니라 도시공간의 요소와 혼합된 재료로 만들어진 도시 미디어 아트는 매뉴얼 형태로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작품을 만드는 설명서인 오픈소스 매뉴얼은 온라인에서 다운로드 받아서 복제가 쉽다. 또한 참여자도 자신이 만든 작품의 매뉴얼을 만들어 다른 사람이 그것을 복제할 수 있다. 다양한 물건을 D.I.Y 방식으로 만드는 매뉴얼을 공유하는 ‘인스트럭터블’(Instructable)7 웹사이트는 좋은 예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중 다수는 적극적으로 오픈소스 매뉴얼을 공개한다. 그래피티 연구소 G.R.L의 ‘L.E.D 딱지’(L.E.D Throwie)8는 L.E.D 전구와 자석으로 만든 딱지를 건물 벽에 붙이는 전자 그래피티 장치이다. 프로젝트의 진행을 후원한 아이빔 센터(Eyebeam center for art and technology)9 에서는 이를 키트로 만들어서 판매 하지만, 온라인에 있는 매뉴얼을 보고선 아무나 만들 수 있다.

MIMOSA, 2005

MIMOSA, 2005

L.E.D 딱지는 이런 방식으로 오픈소스 공공미술의 상업적 가능성을 시험하는 흥미로운 사례이다. 다른 예로 도시게임 팩 맨해튼(PacManhattan)의 웹사이트에는 진행 방식이 자세히 정리되어 있고, 여러 도시에서 진행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문구가 있다. 또한 2.2.3장 ‘대화하는 모뉴먼트’에서 언급된 미모사(MIMOSA)10 프로젝트는 비물질적인 공적공간의 접근성을 증가하는 장치이다. 미모사는 무료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제작 방법을 온라인에 공개한다. 그 외에도 3장에서 언급된 거의 모든 프로젝트들은 각기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오픈소스 공공미술을 통한 확장공간의 창의적 활용과 개방화를 시도한다.

개방 공간 (Open Space)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방적인 성향을 도시의 개방 공간(open space)과 비유할 수 있다. 2.1.1장 ‘공적 공간: 광장의 역사’에서 언급했듯이, 현대 도시의 공적 공간은 놀이공원이나 백화점으로 대체되었고, 그런 공간은 상용 소프트웨어처럼 공간적 코드에 접근이 제한되어 있다. 도시에는 디즈니랜드와 같은 거대한 광장보다는 여러 개의 작은 개방 공간; 공원, 놀이터, 그리고 자생적인 정원(커뮤니티 가든)산책로 등이 필요하다.



Garden Lab, London, 2007

개방공간은 산책하는 사람, 놀이하는 아이, 도시 탐험가와 같이 공간적 코드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공간적 소프트웨어(spatial software)의 개발자에 의해서 작동한다. 일률적인 도시공간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은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완성품을 비싼 가격에 구매하여 사용하는 말단 사용자(End user)와 같다. 그는 일상 시에는 문제를 느끼지 못하지만, 기계가 고장 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창의적인 작업에 제한이 있는 의존적인 존재이다. 2.2.1장에서 언급한 확장공간의 통제성과 개방성의 패러다임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도시공간의 이슈이다. 말단 사용자에 가까운 대부분의 사람은 오픈소스 공공미술의 매뉴얼을 사용하여 개방 공간에 개입, 접근할 수 있다.



유성 재래시장의 모습

재래시장은 대표적인 개방 공간이다. 대전시 유성에서 이 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재래시장은지나가던 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동네 노래잔치를 구경할 수 있어서, 상업적 공간 이상의 사회적인 역할을 한다. 재래시장의 D.I.Y 적인 자생적 운영 구조는 깔끔하게 정돈된 백화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재래시장에는 많은 상인들이 각자 모듈화 된 일시적 건축을 설치한다. 근래 시도 되고 있는 오픈소스 건축의 개념은 아키그램의 ‘순간적 도시'(Instant City)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우스만 해이크(Usman Haque)가 진행하는 오픈소스 건축 워크숍11 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공간을 디자인하여 소프트웨어 적인 건축을 실험한다.


Usman Haque, Reconfigurable House, 2007

Usman Haque, Reconfigurable House, 2007



 또한 그의 작품 '재구성이 가능한 집’(Reconfigurable House)12 은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램 할 수 있는 물리적이고 소프트웨어적인 공간이다. 기존의 스마트 홈은 모든 기능이 완성된 후 거주자가 입주하는 것에 반대로, ‘재구성이 가능한 집’에서는 가전제품을 해킹한 다양한 센서와 정보표면을 필요에 따라서 연결하고 해체할 수 있다. 오픈소스 건축은 오픈소스 개방공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개방공간의 확장성은 물질적인 공간과 비물질적인 공간에 모두 적용된다. 둘 중 하나만 개방적이면 진정한 개방공간이라고 할 수 없다. 확장공간은 자생적인 구조의 오픈소스 공공미술이 현실화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다.  



1.Opensource definition, <
http://opensource.org>
2.GNU Operating System, www.gnu.org1
3.Wikipedia, http://wikipedia.org
4.Moveablt Type, http://MovableType.org
5.Eco, Umerto, (1989) 참조
6.Harvey, David, 구동회 박영민 옮김, [포스트모더니의 조건], 서울, 한울, 19948
7.Instructables, www.instructables.com
8.Graffiti Research Lab, (2006), L.E.D Throwies, http://graffitiresearchlab.com/?page_id=6
9.Eyebeam Center for Art and Technology, http://eyebeam.org
10.MIMOSA, http://www.turbulence.org/Works/mimoSa
11.Haque, Usman, Hardspace, softspace and the possibilities of open source architecture, http://www.haque.co.uk
12.Haque, Usman,(2007),Reconfigurable House,http://house.propositions.org.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