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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미지 제작 계층의 등장 Trespasser에서 image Creator 3rd_aliceview

aliceon 2008. 10. 2. 14:47

본 글은 총 4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0. 예술 사회학적 관점
1. 아고라로서의 게시판

2. 짤방 (2-1, 2-2)

3. 새로운 이미지 제작 계층의 등장 - Trespasser에서 image creator.
4. 정리


3. 새로운 창조 계층의 등장 Trespasser에서 image Creator.


이제 다시 사회학적 관점으로 돌아와 이러한 활동을 하는 계층에 관련된 문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논의는 이미지 생산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도록 하겠습니다. 이전까지는 예술계, 즉 art world와 다른 생산분야는 확실히 차별화 되어 있었습니다. 작가 등의 순수 미술집단과 디자이너 등의 생산 및 창조 집단과의 구별도 확실했지만 무엇보다 이들 생산자와 소비자는 서로 침범할 수 없는 계층이며 집단이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취미로 이미지를 생산해 내는 아마추어들은 물론 존재했지만 공인된 생산자와 비교해 보았을 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했으므로 큰 의미를 두기에는 미약한 집단이었고요. 이러한 굳건한 구조는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그 판도가 흔들리게 됩니다.

디지털 개념의 등장 이후 도든 것의 데이터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컴퓨터의 발달과 일상에의 보급, 그리고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한 모든 경계를 넘어서고 동시적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사회화와 합쳐지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그리고 지금 진행되며 보여지고 있는 모든 시각문화의 결과물들-단순히 미술작품에서부터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대중문화와 미술 모두를 망라한 시각적 결과물들 혹은 시각 중심의 결과물들-을 다루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즉 이들 결과물 거의 대부분이 디지털화되어 있으며 또한 얼마든지 디지털화 할 수 있는 가운데 이들 소스를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이 일상화된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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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티파니와 김연아의 영상을 잘라 만들어 낸 짤방입니다.
이처럼 TV프로나 영화에서 필요하거나 좋아하는 장면들을 잘라내서 이렇게 프레임 적은 gif파일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따로 동영상 플레이어도 필요없고 용량도 작아 공유가 쉽습니다. 만들기 역시 쉽고요.
또 한 가지, 이들에게 있어 완성도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는 재미나 피드백에서 오는 자기 만족감 같은 유희적 요소들이 중요합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인해 기본적인 기능 및 환경이 우선적으로 갖추어져 있는 가운데 사람들은 기능 이상의 무언가를 얻기를 바랬고 이는 인간의 활동환경에 대한 변화를 바라게 하는 기반이 됩니다. 그리하여 미적 체험 공간으로서의 도시의 미학화, 나아가 일상 생활의 미학화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핸드폰을 들 수 있겠네요. 이제 사람들은 핸드폰이 얼마나 잘 터지는지, 혹은 얼마나 내구성이 좋고 오래가는 지 등의 핸드폰 본연의 기능이나 기계적 요건을 따지지 않습니다. 일단 모양새를 보죠(디자인). 그리고 DMB나 폰카메라의 여부를 확인합니다. 본연의 기능 외의 기능, 가지고 놀 수 있는 유희성을 살펴보고 구입합니다. 또한 요즘 핸드폰의 가장 큰 이슈인 터치 기능, 그리고 인터넷 브라우징 기능은 핸드폰의 근본목적인 통화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기능입니다. 재미를 위해서, 심미적 만족과 충족을 위해서 핸드폰을 고르고 구입하게 되는 것이 요즘입니다. 이럿듯 삶의 미학화와 디지털 기기들의 발달로 인해 이미지 제작 도구가 일상으로 내려옴에 따라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계층이 등장하게 됩니다.


핸드폰이라는 기기의 정의를 한 단계 넓혀버린 기기 아이폰. 본 동영상은 아이폰의 통화 기능 이외의 기능들을 잠깐 잠깐 소개합니다. mp3와 동영상 재생, 사진 보기, 지도 관련 기능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이 기능들은 여타 핸드폰이나 기존 핸드폰에서도 보여진 것들이지만 그 차별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물론 터치, 그것도 멀티 터치라는 것도 대단한 패러다임의 변화이지만 또한 클릭(혹은 터치) - 반응이 아닌 클릭 - (효과) - 반응이라는, 단순히 눌러서 결과가 나온다가 아니라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효과를 중시했다는 점 역시 주목해 보아야 할 변화입니다. 이런 부드럽고 유려한 애니메이션은 기대 이상의 재미와 소유욕구를 부채질합니다.

Trespasser
위에서 언급한 짤방 등의 이미지 제작물의 경우 대부분 기존에 존재하는 이미지 소스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 낸 결과물입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물은 소유권과 재산권이라는 중요한 권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됩니다. 이에 발생하는 문제와 해석이 여러가지 있을 텐데 그 한 가지가 Larry Lessig에 의해 보여집니다. 그는 Stanford University의 법학 교수이자 Creative Commons의 설립자로 지난 2007년 11월 TED conference에서 그와 관련된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How creativity is being strangled by the law, TED Conference, Nov. 2007
그는 20세기 초반에 일어났던 항공기와 불법침입법의 해석을 놓고 일어난 분쟁사례를 예로 듭니다.
그리고 이를 현재로 끌고 들어와 지금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현재 진행되고 있는 UCC 활동의 경우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충분히 위험하고 민감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지만 이것은 20세기 초의 불법 침입자에 관한 법률 적용과 같은 예이며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와 상식에 의해 이들 UCC제작들의 존재가 용인될 것이라 옹호합니다.
여기에서 보여지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다른 창작물들을 차용하고 리믹스해서 또 다른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활동과 계층의 등장, 그리고 인식입니다. 이전까지 시각적 이미지의 창조는 전적으로 작가들로 대표되는 미술계와 디자인과 영화 등의 상업적, 대중 문화 안에 속한 전문가들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면서 각 전문 영역의 경계 내에서 인정받고, 또한 법적으로도 그들의 위치와 창작물의 권리를 보호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는 누구에게나 한층 쉽게 가능해졌습니다. 그 결과 작가와도, 다른 직업 전문가들과도 다른, 새로운 창조 집단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일반적인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결과물의 제작자로서의 그들은 작가와 일반인 사이에 위치합니다. 그들은 분명 새로운 이미지와 컨텐츠를 만들어 내지만 작가만큼 진지하지는 않습니다. 기존의 이미지 생산자들처럼 전적으로 스스로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관심을 기울이지도, 새로운 개념이나 기기를 제작해 내는 전문가로서의 위치도 아닙니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 창출이나 그런 기술들의 우선 사용자들이 아닌, 기존에 존재하는 기술과 기기, 그리고 소스들을 잘 다룰 수 있는 새로운 계층입니다. 또한 이들은 그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을 더욱 쉽게 퍼뜨리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했고, 이것은 삶의 미학화와 더불어 그들의 욕구를 한층 더 강화시키게 되었고요. 이들은 이전까지의 저작권법의 입장에서는 Trespasser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식common sense으로 보았을 때는 새로운 image creator이며 또한 그렇게 굳게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재미와 흥미, 충격을 넘어서 사회비판 등의 자기 주장의 모습 또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기에서 보여진 것들이 이들 새로운 이미지 창조 계층의 특징들입니다.


정리하기

이러한 기존 이미지를 선택하여 가져와 차용하고,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통해 재창출하고, 차용과 재창출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요소들을 재맥락화하며, 온라인 공간을 통해 공유하는 이들 새로운 제작자들은 기존의 미미하던 아마추어 생산자들과는 다르게 사회 내에서 그 모습을 강하게 드러내며 또한 능동적으로 존재합니다. 그 영향력도 상상하는 것 이상이죠. 인터넷 어디서나 그들의 모습과 그들이 만들어내고 공유하고 재 인용하는 이미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그 결과물들을 통해 웃고, 떠들고 자극을 받죠. 또한 감상자들은 그 결과물을 다시 재유포시키는 공유자이자 전달자, 혹은 약간의 변화를 주어 소개하는 재창출자가 됩니다.
그 이면에는 그 활동을 하게 만드는 욕망이 숨어 있습니다. 짤방같은 장치들을 통해 자유게시판이라는 온라인 공간에 대한 중독과 몰입도 또한 더욱 더 증폭됩니다. 누구나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어하고 쏟아내고 싶어하고 알고 싶어하는 본능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현실 세계의 자신과 별개의 존재로서의 자신에 대한 어필이며 그러한 주기적 활동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각인되고 발전되어가는 모습, 즉 유명해지고 인지도가 높아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증명받습니다. 그것은 조회수를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됩니다. 또한 리플 수 역시 그것을 증명하며 특히 이 리플 수는 단순히 통계상의 인기도를 넘어 자신을 아는채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기에 더욱 그 쾌감이 더해집니다. 이것은 게임과는 또 다른 인터랙티비티, 또 다른 재미일 것입니다.
이렇듯 차용과 혼합, 재맥락화에 의해 만들어지는 시각적 결과물과 그것의 공유와 유통은 디지털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문화의 모습입니다. 이들의 존재로 인해 기존에 존재하던 문화와 삶이 또 어떻게 바뀌고 달라질지 생각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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