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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예술의 탄생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25. 09:35
오늘은 요즘에 읽고 있는 책 한권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거...이렇게 글을 시작하니 외판원이 된 듯한 기분이군요 ^^;;)



가와노 히로시(川野洋)가 쓰고 진중권씨가 번역/엮은 이 책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컴퓨터 예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즉, '컴퓨터가 주체적으로 예술을 한다'는 것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지요.

여지껏 '컴퓨터예술'이라 하면 작가가 컴퓨터를 '이용'해 마치 캠퍼스에 새로나온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정도로 생각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생각 또한 틀린 말이 아니지요.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 그 자체가 예술을 주도하는 형태의 작업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요. 네, 바로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진중권씨가 단순히 이 책의 번역자가 아닌 이유는, 세차례에 걸쳐 가와노 히로시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다 심도깊고 이해도 깊은 해설을 덧 붙였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자칫 딱딱해 지기 쉬운 책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기도 하구요.



사실 이 책은 1992년에 나왔던, 역시 진중권씨가 번역했던  '예술,기호,정보'의 개정 증보판(단순한 재출간이 아닌, 재구성/인터뷰/진중권씨의 글 추가등이 이루어졌습니다)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중요한것은 이후 출판될 예정에 있는 《언캐니 밸리, 컴퓨터의 미학》,《인공생명 예술의 이론과 실천》, 《예술과 바이오테크놀로지》등 뉴미디어아트 서적 시리즈의 전초적인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나오게 될 책들과의 연관관계를 생각해 볼때 꼭 읽고 넘어가야할 책일 듯 싶습니다. ^_^

컴퓨터 예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컴퓨터의 예술이다. 예술 활동의 주체는 컴퓨터다. 그런데 컴퓨터가 아니라 인간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작품을 창작하는 예술 활동에 컴퓨터 아트라는 이름을 붙이는 풍조가 널리 퍼져 있다. 예를 들어 로봇 콘테스트라는 것이 있다. 거기에서는 로봇이 무선조종에 의해, 인간의 힘으로 목적에 따라 움직여진다. 로봇은 원래 인간과 동등하게 자동적으로 동작하는, 달리 말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인간이어야 하는데, 로봇 콘테스트의 로봇들은 인간들에게 조작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컴퓨터 아트도 로봇 콘테스트의 로봇처럼 인간에게 제어당하여 인간의 맘에 들도록 작품을 만드는 꼭두각시 인형의 예술이며, 그 창조적 활동의 주체는 명백히 인간이다. 이에 반해 우리들이 목적으로 삼는 컴퓨터 아트란 컴퓨터를 예술창조의 주체로 삼는 컴퓨터의 예술이며, 컴퓨터가 예술을 하는 것으로서 컴퓨터를 이용하는 인간 예술과는 그 이념을 달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컴퓨터가 주체적으로 예술 활동을 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컴퓨터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내장하여 그 내적 명령을 해석해 자동적으로 정보를 처리(계산)하는, 말하자면 뇌를 모방한 기계이며, 그것이 하는 일체의 동작은 프로그램에 따라 실행된다. 그러므로 이 내장 프로그램의 내용이 예술 창작에 관계되는 명령계(指令系)를 이룬다면, 컴퓨터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자발적, 자율적으로 예술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 결과로서 작품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러한 프로그램 주도의 예술을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컴퓨터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예스24 제공]


* 여담이지만, 요즘 진중권씨가 너무 바빠(!)보이셔서 이 책의 출간이 더욱 반갑네요. 학자가 연구만 할 수 있는 편안한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발! ^_^


컴퓨터 예술의 탄생(UAT 총서01) 상세보기
가와노 히로시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컴퓨터를 예술 창조의 주체로 삼다! 컴퓨터의 예술적 잠재성에 대한 탐구와 도전! 20세기에 철학의 패러다임이 언어학적 전회를 겪었듯이 최근에 인문학의 패러다임은 새로이 미디어적 전화(medial turn)를 겪고 있다. 오늘날 예술가들은 점점 더 첨단 기술에서 표현 수단을 찾고 있으며, 엔지니어들은 점점 더 예술에서 새로운 기술을 위한 영감을 얻고 있다. 『진중권의 뉴미디어 아트』시리즈《컴퓨터 예술의 탄생》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