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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9. 1. 00:07


“광고의 가장 싫은 점 중 하나는 광고가 똑똑하고 창의적이며 의욕적인 젊은이들을 끌어가고 주로 둔하고 자의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예술가가 되도록 내버려둔다는 것이다. 현대 미술은 재해 지역과 같다......”

영국의 아티스트 Banksy가 한 말입니다. 특유의 풍자적 성향이 드러나는 그의 발언 속에서 그가 예술의 비교 대상으로 광고를 들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합니다. 광고와 예술은 태생적 배경이나 존재의 목적부터 다르지만 둘은 '창작의 결과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Banksy의 말처럼 모든 예술가들이 둔하고 자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닐 테지만 다소 자폐적인 성향이 있는 예술이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법을 알고 있는 광고로부터 배워야 할 감각이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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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광고 중 배너광고는 인터넷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가장 빈번하게 접하는 광고입니다. 초기의 이미지 중심의 정적인 형태에서 시작하여 DHTML, 자바스크립트, 쇼크웨이브 등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형태로 발달했는데 이를 리치미디어 배너광고라고 부릅니다. 리치미디어는 말 그대로 풍부한(rich)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매체(media)라는 뜻으로 인터랙티비티가 향상된 동적 형태의 배너광고를 의미합니다. 몇 년 전부터 웹 상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배너광고들이 리치미디어로 전환되었습니다. 배너광고는 마케팅의 수단으로서 존재하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인터랙션 디자인, 시각 디자인 요소가 결합된 형태로서 디자인 영역에서도 가치를 지닙니다.

creativezone.eyeblaster.com는 리치미디어 배너광고를 모아 놓은 일종의 배너광고 갤러리 입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리치미디어 플랫폼 공급 회사 Eyeblaster가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상업 노선에서 시도되고 있는, 비교적 오락적이고 유희적인 인터랙티비티와 스토리텔링 방식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배너광고는 보통 작은 크기의 창 안에서 짧은 시간 동안 플레이되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과 공간을 활용하는 인터랙션 방법들에 대해서도 공부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크게 4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배너광고를 볼 수 있는 공간, 이용자들이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 Eyeblaster에서 제공하는 배너광고 제작 리소스를 공유하는 공간, 멀티미디어 관련 뉴스 등을 포스팅하는 블로그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배너광고들은 상품의 종류, 배너의 형태 및 크기, 인터랙티브의 특징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어 카테고리별 검색이 편리합니다. 광고 에이전시나 국가별, 캠페인 주제별로 분류된 리스트도 보여줍니다. 가상의 페이지를 만들어 배너 광고가 실제로 배치되는 레이아웃을 보여주는 편의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우스를 스크롤 다운하면 리스트가 3줄씩 늘어나는 독특한 형식의 인터페이스로 리스트 페이지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리치미디어 포맷에 대한 이해를 돕는 아티클들과 실제 배너광고에서 활용되는 제작 소스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광고 찬양론자들은 광고를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말로 수식하지만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시청각적 공해로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또 광고에는 예술만큼의 실험성이나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기 마련이기에 광고로부터 배울 것이 무어냐고 물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술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질 위험성을 안고 있는 반면 광고는 소통을 위해 통속성과 가벼움을 마다하지 않는 미덕을 지니고 있습니다. 진지함과 무거움을 벗고 가볍고 발랄한 아이디어를 찾길 원한다면 광고들을 참고해 보는 것이 좋은 시도가 될 것 입니다.

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영상디자인 김현정
iridic@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