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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본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떻게 사운드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중앙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고 영국의 첼시 파인아트 석사과정을 졸업했습니다. 대학교 때부터 사운드 관련 작업을 시작했고요. 작업을 시작 할 때부터 소리라는 존재를 유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소리에 관한 기억 때문일 것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여러 소리가 혼합되어 멍한 상태가 종종 찾아오는데, 어렸을 때부터 그러한 상태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멍하지만 편안한, 그런 느낌들이 좋았죠. 그것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백남준의 마그네틱과 소리 작업, 퍼포먼스에 관심이 많았고 또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사운드 아트 혹은 사운드 퍼포먼스라고 칭해지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미디어 아트라는 장르 자체가 이미 사람들에게 생소한 영역이지만 특히 사운드 아트라는 분야는 더더욱 그러할 텐데요, 간단하게 사운드 아트에 대한 말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운드 아트는 굉장히 인터 미디어 성격이 강해요. 소리에 관련된 작업과 장르들은 사운드 조각, 사운드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 장르와 다른 장르를, 감각과 다른 감각을, 매체와 다른 매체를 하나로 넘나드는 복합적인 성격을 가집니다. 이는 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현대미술을 비롯한 동시대 문화현상과 상통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난해하고 생소한 것이 사운드 아트이지만 분명히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예술 장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사운드 아트의 움직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구체적으로 사운드 아트다 라고 말할 수 있는 활동이 시작된 것은 2000년 이후의 일입니다. 2000년대 초반의 김기철씨, 그리고 공연과 퍼포먼스의 모습을 보여준 진상태씨 등이 시초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소리라는 것은 비주얼이 아니기에 더더군다나 시각이라는 것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미술에서 생소한 감각이기에 작가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늦게 사운드 아트가 부각되기 시작된 것은 작가들의 움직임도 있었겠지만 여러 대안공간들의 노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쌈지 스페이스와 루프 등에서 사운드 아트를 다루고, 전시를 통해 보여질 수 있도록 가공해 제시해 주었죠. 또한 연대쪽의 고틀립 교수의 존재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운드 아트라는 존재를 알리는데 많은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연 위주였던 모습도 퍼포먼스, 설치 등 다양화되고 조금씩 조금씩 풍부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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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부터도 혼동이 되는 부분이기는 한데 사운드와 음악이라는 같아보이지만 동시에 다란 두 형태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본인의 작업은 포괄적인 소리의 영역 중 어느 선 상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제가 하려는 것은 존 케이지가 이야기했듯, 노이즈와 음악의 중간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행위이자 과정입니다. 음악이라는 것은 리듬과 가락, 화성이라는 틀이 있듯, 건축적인 구조가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작업은 기본적 블럭과 틀이 없기에 음악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불규칙한 상태에서 여러가지 요소들이 다시 혼합이 된다면 음악이 아닌 음악화될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이즈를 포함한 여러 소리들을 잡아내고 혼합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어떠한 틀과 형태를 찾아나가는, 즉 음악과의 중간 과정을 찾아나가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들은 크게는 인간에 대한 소리를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부분, 인간의 심리에 관한 사운드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소리라는 존재를 인간이 얼마나 자각하는지, 그리고 그 자각을 통해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서요. 그리고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소리를 알 수 있도록 변형해 제시함으로써 소리의 존재를 알게 하는 것이죠.



  공기중의 소리 찾기(Catching the sound in the air-Performance) 2003 퍼포먼스, 일부분

사람들은 오랫동안 진동이 소리인 줄 몰랐습니다. 인간 내부의 모든 진동이 소리로 존재하는 것을 몰랐습니다. 소리라는 것의 여러 속성과 풍부한 영역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부분은 단지 일부분일 뿐이며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소리화하는 것, 변형해 느낄 수 있도록 소리화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그 실험 중 하나입니다. 턴테이블의 진동자와 청진기를 결합해 소리를 듣는 작업입니다. 표면의 소리가 들리는 것이죠. 우리 주위의 모든 물건과 환경에는 스킨 사운드가 존재합니다. 이것을 잡아내 사람들로 하여금 소리에 관한 인식을 다르게, 강하게 느끼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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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ing Whales 1전파에의한 사운드 설치 2006 합성수지에 아크릴릭 250 x 170 x 75 cm 라디오30개


우리의 환경 어디에나 소리는 존재하며, 어떤 것이든 소리로 변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네요. 소리, 즉 진동에 대한 다른 작업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Sleeping Wales>는 고래를 위한 소리를 만든 것입니다. 고래가 인간으로 인한 전파 방해로 죽었다는 상상 하에 만든 작업입니다. 고래는 음파를 느끼고 음파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사람이 만들어 낸 전파에 의해 고래의 의사소통이 방해되고 왜곡되어 자신이 뭍으로 올라와 죽었다는 설정입니다. 여기 등장하는 저음은 옥스포드에서 만났던 한 연주자의 악기에서 가져왔습니다. 처음 보는 악기였는데 신기할 정도로 저음을 만들어 내더군요. 한시간동안 멈춰 들었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그 저음을 위에 설치한 라디오가 다시금 잡아냅니다. 그리고 그것이 움직이며 소리가 변형이 됩니다. 자연적 진동, 즉 소리와 전기적인 전파의 파장에서 나오는 소리가 변형이 됩니다. 인간의 전파가 다른 영역의 전파가 될 수 있고 그것을 의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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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업의 경우 시각적 요소가 강해서 해석의 왜곡이 있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 낸 전파와 그 변형 등 사운드가 주였던 작업이었는데 고래라는 비주얼이 너무 강해 어린이 전시쪽에서 의뢰가 많이 들어왔었습니다.^^ 다양한 매체로 다가가는 것이기에 오해는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좀 더 신중히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운드라는 형식 자체가 형태가 없으며 또한 음악처럼 틀이 없기에 전달이 난해하리라 생각됩니다. 효과적 전달을 위한 인터페이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시각적 요소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실히 청각 작업은 힘듭니다. 청각을 이용해 표현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생깁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고 어필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 중에 비주얼에 많이 집착하게 됩니다. 비주얼이라는 것을 통해 청각에 대한 접근과 전달이 용이해진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 비주얼에 의해 청각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러한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으며 그것이 제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그러한 우려 때문에 전시 대신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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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소리약> 개인전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소리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소리로 어떻게 약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리서치도 많이 했고요. 그렇게 5개 정도의 소리를 만들었지요. 현대 인간들의 신종 정신질환, 예컨데 인터넷 댓글 증후군 같은 것을 치유할 수 있는 소리들을 결합해 약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었습니다.
전시 기획 의도는 소리약을 통해 사운드 아트의 난해함을 좀 풀어내어 보다 일반인의 쉬운 접근을 위한 계기를 만들고자 함이었습니다. 주관적이지만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소리는 존재하며 객관적으로 증명될 여지도 많습니다. 그러한 소리들을 섞어 약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약이란 소재를 가지고 쉬운 접근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과학적 증명도 설명도 힘들고 유희적 측면이 강하지만 어느 측면이든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예술가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숨바꼭질하는 동안 바다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버렸다>,
2006, 소리약 전시중 설치, 전체 중 초반 일부분.








지금 상상마당에서 전시되고 있는 <In the water>라는 싱글채널은 퍼포먼스적 요소가 많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원래는 공연 형식의 퍼포먼스로 진행하려 했던 작업이었습니다. 물 속에서 소리가 이렇게 날 수 있구나와 아기가 양수 안에서 온 몸을 통해 소리를 받아들이고 내는 것에 대한 것이었는데 공간에 대한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컨셉이 바뀌었죠. 각각 타이틀 1, 2, 3으로 나뉘어 영상화 되었는데 1에서는 제가 느꼈던 두려움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물이 너무 차가워 피부가 아파 나왔다 들어가고, 그리고 들어갔을 때의 폐소성과 숨을 참을 수 없는 공포를 경험했었죠.
타이틀 2에서는 공기방울의 소리, 움직임이 소리가 됨을 들려주는 파트입니다. 액체 속에서의 소리와 물에 의해 커다란 통과 그 안의 물과 공간 자체가 악기가 된 거죠.
타이틀 3은 양수 속의 아이입니다. 노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다가 점차 적응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아이가 엄마 뱃 속에서 나와 커다란 공간에 적응해 나가는 것을 저는 반대로 적응해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퍼포먼스입니다. 그것을 소리를 통해 표현했죠.

 

이학승_In_the_water_퍼포먼스_비디오_13분_5초_2008, 일부분

소리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하는 것 만이 아니라 작업의 출발점 자체가 소리인데요, 그것을 통해 추구하고 계신 목표는 무엇인지요. 난 이런 것을 하고 있다 정도일텐데 인터뷰 전반에 대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에 관한 것이죠. 인간을 소리를 통해 알고, 표현해 나가고자 합니다. <소리약> 시리즈는 인간의 정신에 관해, <In the water>도 인간의 몸에 대한 탐구이자 실험입니다. 단지 인간이 인지하지 못했던 소리를 찾는 것은 아니지만 제 나름대로 인간과 소리를 생각하며 정리된 상태에서 보여질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소리도, 인위적이지 않지만 인지할 수 있는 소리를 찾아나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의미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는 것이 작가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일정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10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청계천 예술 축제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In the water>라는 작업이 원래 싱글 채널이 아닌 공연식으로 진행하려 계획했던 퍼포먼스였어요. 인간과 공간, 그리고 소리에 관련한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개인전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가지 해 온 작업들이 너무 펼쳐진 상태라 조금은 좁히고, 전문적으로 보여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리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전시라는 포맷이고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의 멋진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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