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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진엽(홍익대 교수, 미학)

1.
       현대에 들어 예술과 기술의 연관이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에 들어 예술과 기술의 연관이 두드러지는 까닭으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의 대두이다. 근대 문화의 주된 경향에 반발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예술과 
기술의 근대적 분리에 대해서도 비판적 태도를 취하였다.
다음으로, 현대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언급할 수 있다. 현대 기술의 발전은 문화의 여러 영역에 확산되었고, 예술의 경우에도 그러한 기술의 발전에 영향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현대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포스트모더니즘과 맞물려 예술과 기술의 연관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예술과 기술의 연관을 대표하는 현대적 예는 사진이다. 사진은 기술복제를 가능케 함으로써 회화의 모방적 기능을 약화시켰 으며, 영화 및 비디오 아트의 탄생을 가능케 하였다. 그리고 벤야민이 지적하였듯이 아우라의 상실, 대중 작가의 등장, 무의식세계 의 가시화 등 생산 및 감상의 측면에서 여러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예는 디지탈 예술이다.  컴퓨터로 대변 되는 디지탈 기 술은 독자적인 기술로써 또는 기존의 사진 기술 및 영상 기술과 결합됨으로써 예술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디지탈 기술이 예술에 불러일으키는 변화들 중 주목되는 변화는 상호작용(interactivity)의 증가와 가상현실(virtualreality)의 구현을 들 수 있다.2)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주요한 변화 중 상호작용의 미학적 의미를 고찰할 것이다.  이를 위해,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탈 예술의 구체적 사례들을 살펴보자.

 


2.
 
 

       디지탈 예술이란 디지탈 기술에 근거하여 창조되는 예술을 칭한다.  이러한 디지탈 예술 중 상호작용성을 지닌 예술을 이 논문 에서는 상호작용적 디지탈 예술이라고 부를 것이다.  디지탈 예술이 상호작용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3)  첫째, 감지(sensing) 장치  또는 입력(input) 장치가 사람이 취하는 행위의 특정 측면들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디지탈 형식으로 변환해야 한다.  둘째, 컴퓨터는 입력한 데이터와 연관 있는 데이터를 출력(output)해야 한다.  , 입력이 출력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  셋째, 출력된 데이터가 디지탈 형식으로부터 벗어나 사람들이 지각할 수 있는 실제 세계의 현상으로 다시 변환되어 나타나야 한다.

      이 논문에서는 위와 같은 조건을 대략적으로 준수하여 상호작용적 디지탈 예술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것이다.  상호작용적 디지탈 예술의 예는 곳곳에서 발견될 수 있다.  하이퍼 텍스트 소설, 상호작용적 만화, 가상 오페라, 컴퓨터 음악 작곡, 가상 연극 등 예술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상호작용적 디지탈 예술이 구현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장에서는 상호작용적 디지탈 예술 중
시각 예술에 초점을 맞추어 여러 사례들을 작가 중심으로 소개할 것이다
.4)

 

1) Jeffrey Shaw5)

       1944년 호주의 멜버른에서 태어난 제프리 쇼는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디지탈 예술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해왔다. 
특히, ZKM 부설 시각 매체 연구소의 창립 소장을 역임하며 전시 및 연구 분야를 이끌어 왔다.

       그는 상호작용성과 관련된 많은 작품들을 다양하게 발표해 왔는데,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가 <The Legible City>(1989-91)이다.  이 작품은 자전거, 자전거 앞에 놓인 소형 모니터, 비디오 프로젝터, 대형 스크린 등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감상 요령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감상자는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 앞에 놓인 소형 모니터에서 뉴욕 맨하탄, 네덜란드 암스텔담, 독일 칼스루 헤 중 하나의 도시를 버튼으로 선택한다. 암스텔담을 선택했다. 암스텔담 도시의 평면도 일부가 소형 모니터에 펼쳐진다. 감상자 의 위치가 평면도에 나타난다. 감상자가 자전거 페달을 돌린다. 눈앞의 대형 스크린에 도시의 거리가 펼쳐지고 거리 주변으로 건 물이 실물 크기의 문자 형태로 배열된다. 거리 및 건물은 모두 3차원적이다. 감상자는 페달을 통해 속도를 조절하고, 핸들을 통해 방향을 전환하며, 문자 형태의 건물로 가득 찬 도시를 여행한다. 감상자는 자전거를 타고 대형 스크린 속에서 도시를 읽는 것이 다. <The Legible City>는 이후에 <The Distributed Legible City>(1998)라는 작품으로 발전된다. 이 작품은 이전의
<The Legible City>
에 다중 사용자(multi-user) 기능을 추가시켜 놓았다.
<The Legible City>는 여러 곳에 여러 대가 분산되어(distributed) 설치될 수 있다. 같은 곳에 마주 보고 설치될 수도 있고,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설치될 수도 있다. 여러 명의 감상자
들은 자신들이 위치한 곳에서 각자
<The Legible City>의 자전거에 오른다.
 각자 페달을 돌리며, 도시를 여행하고 읽는다. 각자 여 행을 하다 도시의 동일한 장소에 이르게 되면 다른 감상자들의 아바타를 만나게 된다. 아바타를 통해 대형 스크린 속에서 만나 게 된 감상자들은 스피커 폰을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감상자는 대형 스크린 속의 도시와  뿐만 아니라 다른 감상자들 과도 상호작용할 수 있다. 대형 스크린 속의 도시와는 자전거를 통해서, 다른 감상자들과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상호작용할 수 있다. <The Legible City>의 상호작용 인터페이스가 자전거였다면, <The Distributed Legible City>의 상호작용 인터페이스는 자전거 와  네트워크이다. 

       제프리 쇼는 상호작용을 위한 인터페이스로 다양한 외형적 장치를 사용한다
.
 초창기에 주로 사용했던 감상자용 인터페이스
장치는 이른바 조이 스틱이다
.
<The Legible City>의 원조격인 <The Legible City (prototype)>(1988)도 조이 스틱을 사용하 였고, <Points of View I>(1983, <The Narrative Landscape>(1985), <Alice's Room>(1989) 등의 작품들도 그러하다. 조이스틱 을 통해 감상자들은 좌우로 뿐만 아니라 때론 전후로도 영상 속에서 이동할 수 있다. 조이 스틱 이외에도 여러 재미난 인터 페이스 장치들이 사용된다. <Inventer la Terre>(1986)에서는 잠수함 잠망경처럼 생긴 원통을, <Revolution>(1990)에서는 길쭉한 쇠막대 기인 바벨을, <The Virtual Museum>(1991)에서는 의자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Revolution>에서 감상자는 회전할 수 있는 원 판 위에 선다. 원판 위에는 비디오 모니터와 받침대가 있고, 받침대에 긴 쇠막대기인 바벨이 달려 있다. 감상자는 바벨을 잡고 민 다. 바벨을 밀면 모니터도 미는 방향으로 돌아가고, 모니터 화면 속의 맷돌도 미는 방향으로 돌아간다. 감상자는 바벨을 밀며 힘껏 맷돌을 돌린다. 바벨을 당기면 모니터도 당기는 방향으로 돌아가고, 모니터 화면 속에는 지난 200년 역사 동안의 사회적 격동의 몽타쥬 장면이 돌아가며 펼쳐진다. 감상자는 바벨을 당기며 땀 흘려 역사의 격동기를 헤쳐 나간다.

       제프리 쇼는 상호작용이 구현되는 공간도 다양하게 실험해 나갔다.  처음에는 평면스크린 속에 3차원적 공간을 구현해 나갔 지만, 점차  다른 공간을 모색해 나갔다. 먼저, <EVE (Extended Virtual Environment)>(1993)라는 작품을 보자. 감상자는 입체안경을 쓰고 둥근 돔 속으로 들어간다. 돔 속에 들어가 트래킹 장치가 있는 헬멧을 쓴다. 감상자가 고개를 움직이면 그 움직임 이 트래킹 장치를 통해 감지되어 로봇형 프로젝트에 전달된다. 두 눈에서 영상을 비추는 로봇형 프로젝트는 감상자의 고개 움직임 에 따라 같이 고개를 움직이며 돔 내부의 곳곳에 3차원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이 작품의 3차원 이미지는 평범한 실내의 모습이 고, 그 실내 공간 속으로 간혹 알파벳 문자나 일본어 문자가 춤추며 지나간다. <EVE>와 유사한 작품으로는 <T Visionarium> 
(2003)
이 있다.
 이 작품도 돔 속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위성 TV에 등장한 장면들을 보여준다. 돔을 이용한 이들 작품들은 헬멧에 달린 트래킹 장치를 통해 감상자의 상호작용 행위를 더욱 자연스럽게 만든다.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입체 영상에 더해지면서 작품에 대한 감상자의 몰입감은 한층 커진다.

       제프리 쇼가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공간은 실린더형 스크린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Place- a user's manual>(1995), <Place- Ruhr>(2000), <Placeworld>(2000), <Place- urbanity>(2001) 등이 실린더형 스크린으로 이루어진 공간 속의 작품들 이다.  이 중 <Place- Ruhr>를 살펴보자. 감상자는 360도의 원을 이루고 있는 실린더형 스크린의 내부 중앙에 선다. 설치된 비디 오 카메라의 손잡이와 버튼을 조작하면 전후좌우 및 회전 이동이 가능하다. 실린더형 스크린에는 루르 지역의 모습이 비추어진 다. 버튼을 조작하여 그 속으로 들어가 보니, 또 다른 11개의 작은 실린더형 스크린들이 존재한다. 공장지대, 공원, 골프장 등 루르 지역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11개의 작은 실린더형 스크린들이다. 감상자는 이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감상자는 자기 앞에 설치된 마이크로폰을 통해 3차원 문자를 스크린에 나타나게 할 수도 있다. 감상자가 어떤 순서로 어떤 작은 실린더형 스크린을 택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펼쳐지는 양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제프리 쇼가 자신의 작품 무대로 삼고 있는 또 다른 공간은 케이브(cave)이다.6)  케이브 공간에서 수행된 작품으로는 <ConFIGURING the Cave>(1996) <reConfiguring the Cave>(2001)를 들 수 있다. 감상자 앞에는 한 면이 트인 정육면체의 케이브가 놓여있다. 감상자는 입체안경을 쓰고 케이브 속으로 들어간다. 그 속에는 피노키오처럼 생긴 나무 인형이 감상자의 상호 작용을 위한 인터페이스로 누워있다. 그 인형의 목과 손과 다리와 몸통 등을 움직임에 따라 문자, , 추상적 선 등 다양하고도
신비스러운 이미지가 케이브의 다섯 면에 현란하게 투사되며 상하 및 전후좌우로 움직인다
.
 감상자는 강력한 입체감을 경험하게 된다. 2001년도 작품은 고가의 케이브 장치를 좀 더 단순화하여 2면의 L자 스크린에 영상을 비추는 경제적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제프리 쇼의 작품은 <Web of Life>(2002)이다. 이 작품은 또 다른 새로운 공간에서 수행되는 작품은 아니 다. 평면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이전의 <The Distributed Legible City>에서처럼 여러 감상자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스크린 앞에 설치된 손바닥 형태의 인터페이스에 감상자가 자신의 손을 대면 그 손 모양을 바탕으 로 여러 가지 이미지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그물망을 그리며 독특한 소리와 함께 자라나기 시작한다. 다른 지역에도 이와 유사한 소형의 장치를 설치하여, 다른 감상자들이 동시에 접근하여 협동으로 이미지의 생성과 성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제프리 쇼는 최근에는 자신이 실험한 여러 공간과 장치와 기법들을 미래형 영화의 창조에 응용하려 하고 있다.

 

2) Christa Sommerer & Laurent Mignonneau7)

       이 둘은 상호작용적 컴퓨터 설치예술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데, 1992년부터 공동작업을 통해 많은 작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의 대표적 작품으로는 먼저 <Interactive Plant Growing>(1992)을 들 수 있다.  감상자들 앞에는 다섯 그루의 실제 식물들이 놓여있다. 이 식물들을 만지면, 식물들은 감상자들의 전자파를 컴퓨터를 통해 스크린에 전달해 이미지로 된 식물을 생성하고 성장시킨다. 만지는 방식이 어떠냐에 따라 이미지 식물의 생성과 성장 모습은 스크린에 다양하게 나타난다. 각 실제 식물마다 25가지 이상의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이 작품 이외에도 감상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기체를 영상 속에서 생성 및 성장시키는 일에 관심이 많다. <Genma>(1996)은 터치 스크린에 나타난 생명체를 손가락으로 만지면서 변형시킨다. <Intro Act>(1996)는 감상자의 몸짓과 손짓에 따라 스크린 상의 생명체가 생성, 성장, 소멸하는 작품이다. <TransPlants>(1995/96)도 원형의 스크린에 감상자의 모습이 비추어지 고, 감상자의 움직임과 몸짓에 따라 영상 속의 감상자 주위로 다양한 식물들이 다양한 색상과 크기와 속도로 자라난다. 예컨대, 걸어가면 풀이 자라고, 정지하면 나무가 자란다. 손을 펼치면 식물의 크기가 커진다. 몸을 앞뒤로 움직임에 따라 색의 농도가 변 한다. <Pico_Scan>(2000)은 감상자의 몸을 스캐너를 통해 파악하여 그 정보에 따라 걸 맞는 생명체를 5개의 스크린에 생성, 성장시킨다. <A-Volve>(1994/95)는 생명체의 모습과 크기를 터치 스크린 상에서 감상자가 손가락으로 디자인하여 창조한다.  디자인된 생명체는 물이 담긴 실제 유리 수조에 이미지로 생성되어 헤엄친다. 생명체들은 적자생존의 법칙에 근거하여 성장한다.  물 속에서 살기에 적합하게 잘 디자인된 생명체일수록 잘 살아갈 가능성이 많다. 그렇지만 다른 변수도 많다. 감상자가 손을 뻗으 면 이 생명체는 도망가기도 정지하기도 잡히기도 한다. 그리고 창조된 생명체들끼리 싸우고 죽이고 번식하기도 한다. 스크린 상으 로 탄생된 생명체는 실제 수조 속에서 감상자와 그리고 생명체끼리 상호작용하며 진화하는 것이다.

       Sommerer Mignonneau는 인터넷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미지 생명체를 성장시키는 작품도 만들었다. <LifeSpacies>(1997)에 등장하는 이미지 생명체는 감상자의 몸동작에도 반응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이메일에도 반응하여 생성, 성장한다. 국제 적으로 날아드는 이메일을 수신하면, 각 메시지 당  하나의 생명체가 스크린 상에 창조된다. 복합적인 메시지에는 복합적인 생명 체가 창조된다. 그리고 창조된 생명체는 스크린 상에서 미리 계획된 방향으로가 아니라 재생산과 정보 교환을 통해 스스로 진화한 다. <Life Spacies II>도 인터넷을 통해 접수된 이메일 메시지 텍스트의 문자, 구문 등에 의해 생명체의 형태, 색채, 개수 등이 결정된다. 그리고 <Verbarium (virtual herbarium)>(1999)도 위와 비슷한 원리로 생명체를 생성, 성장시킨다.

       Sommerer Mignonneau는 작품과 감상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한 상호작용을 다른 영역의 작품들에도 응용하였다. <Riding the Net>(2000)은 감상자들이 스크린을 창 삼아 마치 기차의 의자에서처럼 마주보고 앉아 있다. 서로 대화를 나누면 대화 속의 단어들이 인식되고, 인식된 단어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그에 해당하는 이미지로 검색되어 스크린 위에 다운로드된다. 예를 들어, 대화 속에 “전화기”라는 단어가 말해지면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각종 전화기의 이미지가 다운로드되어 스크린 위에 비추어진다.  감상자들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이미지들은 계속 등장하고 사라지고 하며 마치 기차 창가의 풍경처럼 흘러간다. 감상자들이 특정 이미지를 만지면 그 이미지는 잠시 정지하기도 한다. <The Living Room>(2001) 4면의 스크린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이 공 간은 감상자들의 위치, 움직임, 소리, 몸짓 등을 감지한 후 그에 걸 맞는 이미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스크린 위에 다운로드하여 비추고, 또한 소리도 낸다. 감상자들이 변하는 만큼이나 인터넷에서 검색되어 다운로드되어 비추는 이미지들도 계속 변하고 소리 도 변한다. <The Living Web>(2002)은 케이브 공간에서 구현되는 <The Living Room>이라고 볼 수 있다. <The Living Web>은 감상자들의 대화를 감지하여 이미지 파일과 소리 파일을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은 후 케이브 공간에 펼친다. 감상자들의 몰입감 은 Sommerer Mignonneau의 여타 작품들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3) Lynn Hershman,8) Toni Dove,9) Golan Levin10)

       Hershman은 여러 가지 다양한 상호작용적 작품을 일찍부터 만들어 왔다.  초기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Lorna>(1979-1983)에서, 감상자는 리모트 컨트롤을 통해 비디오디스크에 작용을 가함으로써 Lorna라는 여인의 여러 가능한 삶의 세계를 구성 해 낸다. Hershman은 이 작품 이후 여러 유명한 작품을 내놓는다. <Deep Contact>(1984-1989)에서는 감상자가 터치 스크린에 나타 나는 여인의 어떤 신체 부위를 만지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터치 스크린 속의 여인은 감상자에게 터치 미(touch me)라고 속삭이며 깊은 접촉을 요구한다. 1996년의 Ars Electronica의 수상작인 <America's Finest>(1993-95) 20세기 미국 역사를 선도해간 M16 총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감상자가 M16의 조준경을 들여다보며 방아쇠를 당기면 총과 연관된 공포 와 사건들이 조준경을 통해 펼쳐진다. Hershman은 네트워크 상의 상호작용적 작품도 만들었는데, <Tille, The Telerobotic Doll>(1995-1998), <Time and Time Again>(1999)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Dove는 상호작용적 내러티브 설치 작품을 제작한다. Dove의 작품은 내러티브를 중시하는데, 대표작으로는 <Artificial Change lings>(1998) <Spectropia>(1999-2002)를 들 수 있다. <Artificial Changelings>의 내러티브는 19세기말 파리에서 시작되어 불 특정한 미래로 여행한다. 이 작품의 내러티브에 대한 작가 자신의 설명을 들어보자.

 

       “이 작품은 물건을 훔치는 도벽증이 있는 Arathusa라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여인은 큰 물건이나 큰 돈은 훔치지 않고 작은 물건들만 훔친다. 훔치는 물건의 대부분은 자신이 필요로 하지 않는, 심지어는 원하지 않는 것들이다. 과민하거나 슬플 때 훔친다. 흥분되었을 때 훔치고, 흥분을 내동댕이치기 위해 훔친다. 위험 속에는 에로틱한 스릴이 분명히 있다. 잡힐지도 모를 순간 에, 그러나 그녀는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하찮은 물건들의 더미도 물론 있다. 이 물건들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백화점이 그녀의 연인이 된다. 몰래 그녀는 피부의 표면을 베이어서 피가 흐르는 것을 응시한다. 밤에 그녀는 정욕과 원한 가득한 꿈들을 꾼다... <Artificial Changelings>는 산업혁명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소비사회가 어떻게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시키느냐에 대한 기묘한 진술이다.

 

       <Artificial Changelings>은 상호작용성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스크린에 다가가면 감상자는 극중 주인공의 머리 속에 놓인다.  뒤로 물러서면 주인공이 감상자에게 말한다. 다시 뒤로 물러서면, 감상자는 최면이나 꿈의 상태에 놓인다. 또다시 뒤로 물러서면, 감상자는 다른 시대로 가게 된다. 그 밖에도, 감상자의 몸 움직임에 따라 소리, , 속도 등이 변한다. 그렇지만, 상호 작용성이 이 작품에서의 내러티브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Golan Levin은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감상자의 소리와 동작에 반응하는 상호작용적 시청각 설치 작품을 주로 만든다.  <Audiovisual Environment Suite>(2000)은 감상자의 동작이나 소리에 맞추어 오로라, 번개, 기하학적 문양 등과 같은 이미지와 소리를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 일련의 시리즈로 만들어진 <Messa di voce>(2003)도 비슷한 작품이다. 시리즈물 중에는 숨소리 에 따라 전자 캔버스의 명암이 달라지는 작품도 있고, 감상자의 소리와 몸짓에 따라 감상자의 입에서 화면상으로 물방울이나 곡선 무늬나 연기가 피어오르게 하는 작품도 있다. <Remark & Hidden Worlds>(2002)는 감상자들끼리 이미지로 대화하게 하는 작품 이다이 작품에서는 감상자들의 구두 대화가 3차원적 이미지로 변환되어 서로에게 전달된다. Levin의 작품에서는 감상자의 소리 와 몸짓을 감지하여 다시 이미지와 소리로 변환시키는 장치가 중요하다. <Dialtones: A Telesymphony>(2001)는 휴대폰으로 연주되는 교향악이다. 감상자들은 휴대폰을 들고 입장하여, 자신의 전화번호를 중앙 컴퓨터에 제공한다. 컴퓨터는 새로운 톤의 벨소리를 휴대폰에 입력시켜 주고, 좌석도 배정하여 준다. 감상자들이 지정된 자리에 앉으면 컴퓨터는 휴대폰의 벨을 적절히 울리 게 하면서 교향악을 만들어낸다.

 

4) 국내작가들

       구성규의 <알파벳타>(2001)는 관객과 작품간의 상호작용을 목표로 만들어진 설치작품이다. 센서와 카메라를 장치해서 관객의 모습을 인식한 후, 이것을 컴퓨터를 통해 무의미한 문자형상으로 재조합하여 스크린에 투사한다. 관객의 동작에 따라 이 문자들도 변형되고 다시 조합된다.

       오창근은 <digitized mirror>라는 제목이 붙은 일련의 작품들을 제작하였다.11) 이 작품들은 상호작용적 시청각 설치 작품들 이다. 연작물들 중에는 화면을 16등분으로 분할하여 다가오는 감상자의 모습을 여러 단계로 다양하게 비추는 작품도 있고(<digitized mirror IV: portrait>(2003)), 감상자가 접근하면 닫혀있는 문의 영상이 천천히 열리면서 감상자의 뒷모습을 거울처럼 보여주다가 감상자가 떠나면 문이 다시 닫혀버리는 작품도 있고(<digitized mirror: door>(2003), 바닥에 있는 5등분으로 분할된 영상에 감상자의 움직임을 전달하는 작품도 있다(<digitized mirror II: step>(2003)).  제목은 다르지만 기법은 비슷한 작품인 <rhyme III>(2002)는 감상자가 바닥의 화면에 가까이 다가오면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에 물방울이 떨어지고 소리가 난다.  여러 명의 관객이 동시에 움직이면 여러 개의 물방울이 떨어져서 화음을 이루게 된다.

       양만기는 회화와 영화를 전공한 후 비디오 아트, 영상 설치, 퍼포먼스,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활동을 한다. 최근에는
홀로그라피와 테크놀로지 기술을 이용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 <접촉-온도 Project 10>(2002)는 디지탈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작품과 관객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10대의 첼로에 소형 비디오 디스플레이와 온도 감지장치를 설치해놓았 는데, 관객이 첼로 줄을 만지면 이 동작신호가 서로 다른 소리와 이미지로 변형되어 스피커와 모니터에 나타나도록 했다.

       양민하는 웹상에서 상호작용성을 구현하는 작품들인 <Anxiety>(2001), <A Garden>(2001), <Stop Bugging Me!>(2002) 등으 로 여러 국제 대회에서 수상을 하며 주목을 받은 작가이다.12) <Anxiety>는 점, , 격자 무늬, 이름 모를 벌레 류가 감상자의 마우스에 웹상으로 반응하며 부르르 떨고 때론 공포음도 낸다. <A Garden>에서는 물고기, 대나무 숲, 나비라는 세 가지가 자연의 정원을 이루어낸다. 물고기에 마우스를 대면 물고기는 도망 다니고, 마우스로 계속 추적하면 도망에 지친 물고기는 점차 가시만 남게 된다.  대나무 숲은 마우스에 반응하여 잎새를 하늘하늘 흩날린다.  나비를 마우스로 건드리면 파르르 떠는 나비 주위로 연록색 대기가 밀려든다. <Stop Bugging Me!>는 다채로우면서도 흥미로운 작품들을 펼친다. stop bugging me", web", oops", noisy, pop", where am I" 등의 소주제로 나누어져 있는 이 작품에서는 감상자가 마우스로 해당 소주제를 클릭할 경우 그에 걸 맞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재치 있게 펼쳐진다.

       양민하가 디지탈 웹아트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였다면, 안광준은 디지탈 설치 작품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 예술 시스템 구축에 많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부산물로 상호작용적 기술도 많이 축적하고 있다.  소개할만한 상호작용적 설치 작품으로는 모니터에 터치 스크린을 장착하여 감상자가 직접 손으로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게끔 만든 <인터엑티브 디지탈 박스>(2003), 제프리 쇼의 작품에서처럼, 가상의 도로와 공원을 스크린 상에 꾸며 놓고 자전거를 타고 여행할 수 있게끔 만든 <가상 자전거>(2003), 물고기가 노는 가상 수족관을 바닥에 영상으로 투사하여 감상자가 물고기를 쫒도록 만든 <디지탈 수족관>(2003), 트랙커와 HMD를 이용하여 가상 미술관 내부로 진입하고 전시된 가상 그림 속으로 클릭하여 들어갈 수 있게끔 만든 <가상미술관>(2003) 등이 있다.



<참고 문헌>

 

김진엽, “미니멀리즘” (미학 3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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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21dish.com

 

 

 

<Abstract>

 

The Aesthetic Issue of Digital Art: Interactivity

Jinyup Kim

 

        The aim of this paper is to survey the interactivity of digital art.  Famous interactive digital artists are Jeffrey Shaw, Christa Sommerer & Laurent Mignonneau, Lynn Hershman, Toni Dove, Golan Levin, Minha Yang, Kwangjun Ahn, and so on.  The main features of the interactive digital art are the bodily participation of the spectator, the interactivity of the spectator with other spectators as well as with the work, the influence of the spectator upon the birth and development of the work, the increase of the temporal, and the importance of the narrativity.  These mains features are also those of postmodernism.  While the worth of modernism can be found in the aesthetics of Kant and Schopenhauer, the worth of interactive digital art can be mentioned with the aesthetics of John Dewey.

 

key word: digital art, interactivity, postmodernism, Dewey

 

 


1) 이 논문은 2002학년도 홍익대학교 교내연구비에 의하여 지원되었음.

 

2) 이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제안이 가능하다.  Randall Packer Ken Jordan이 편집한 Multimedia: From Wagner to Virtual Reality (New York: Norton, 2001)에서는 통합(integration), 상호작용(interactivity), 하이퍼미디어(hypermedia), 몰입(immersion), 서사성(narrativity) 등이 주목받는다.  Lev Manovich뉴미디어의 언어 (서울: 생각의 나무, 2004)는 수적 재현, 모듈성, 자동화, 가변성, 부호변화 등을 강조한다.

 

3) 상호 작용적 디지탈 예술에 대한 정의와 관련된 논의를 위해서는 David Saltz, "The Art of Interaction: Interactivity, Performity, and Computers," The Journal of Aesthetics and Art Criticism 55.2 (1997), pp. 117-127을 참고하기 바란다.  아울러, 그의 “Live Media: Interactive Technology and Theater," Theater Topics 11.2 (2001), p. 108도 참고하기 바란다.

 

4) 소개를 위해서는 웹싸이트를 많이 참조하였다.  대표적인 웹싸이트로는 ZKM, Ars Elctronica, ICC 등의 웹싸이트를 들 수 있고, 논의되는 개별적 작가의 웹싸이트 주소는 해당 작가 별로 명기할 것이다.  상호작용적 디지탈 예술은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한 감상 방식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차선책으로 웹싸이트에서 동영상으로 감상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정지된 이미지만으로의 감상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매우 곤란하다.  이 점을 고려할 경우, 디지탈 예술 작가들은 자신의 웹싸이트를 꾸밀 때 동영상의 구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웹싸이트의 특성상 영어로 작품을 소개하는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일부 일본 작가의 경우, 지명도는 높지만 웹싸이트가 일본어로 이루어져 있는 탓에 작품 이해가 힘들어 논의에서 제외하였다.  웹싸이트 주소는 대략 2004 8월 현재에 근거한다.    

 

5) http://www.jeffrey-shaw.net

 

6) 케이브는 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 Electronic Visualization Laboratory(EVL)에서 1992년 개발된 정육면체의 가상현실 구현 공간이다.  우리나라에는 KAIST 등 일부 몇 곳에 실험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7) http://www.iamas.ac.jp/~christa

 

8) http://www.lynnhershman.com

 

9) http://www.tonidove.com

 

10) http://www.flong.com

 

11) http://www.artopera.org

 

12) http://www.21d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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