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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로봇 애니메이션: 원형, 완성, 변주 3 : 초석 <철인 28호>_column

초석 (1963) 는 가히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의 처음이자 끝이다. 장르의 문법을 너무나 완벽하게 규정했기 때문에, 이후에 등장한 모든 로봇애니메이션은 의 길고 긴 변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은 아니다. 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소년로봇 영웅 아톰과 전혀 달랐던 로봇영웅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것은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이다. 가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을 완성시켰다면, 는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의 초석을 다졌다고 할 수 있다. 는 1957년 만화로 처음 등장했으며, 이 방영됐던 1963년 같은 해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됐다. 는 어떻게 보면 비운의 애니메이션이다.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의 거의 모든 내용을 드러냈지만, 딱 한 가지 결정적인 무엇인가가 부족했기 때문에, 오..

column 2008.10.04

거대로봇 애니메이션: 원형, 완성, 변주 2 : 원형 <철완 아톰> _column

원형 (1951) 은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 제작된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의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앞질러 보여주기 때문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세계와 공동체를 구원하는 ‘소년로봇 영웅’이라는 모티프다. 잘 알려졌다시피 은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의 거장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이다. 일본에서 그는 만화는 물론 애니메이션의 기틀을 잡은 사람으로서, 이후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의 기본적인 문법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지만, 일명 일본식 애니메이션 제작방식인 리미티드기법을 정착시킨 탓에 많은 원성을 사기도 했다. 보통 아톰을 떠올리면 귀여운 용모에 십만마력의 강력한 능력을 갖춘 소년로봇을 생각할 것이다. 친구처럼 주변 인물을 도와주고 영웅처럼 ..

column 2008.09.16

거대로봇 애니메이션: 원형, 완성, 변주 1: 시작하며 _column

_이미지 출처: http://gtgroup.info/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Z, 우리들을 위해서만 힘을 쓰는 착한 이, 나타나면 모두모두 덜덜덜 떠네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 목숨이 아깝거든 모두모두 비켜라 마징가 쇠돌이 마징가 Z.” 1970년대 매일같이 벌어졌던 동네 풍경 하나. 개구쟁이들이 한창 뛰어놀 저녁 때, 골목 곳곳이 말썽쟁이 아이들 등살에 야단법석일 느지막한 시간, 학교는 애 저녁에 끝났겠다 요즘처럼 과외도 학원도 없겠다 다방구 술래잡기 딱치치기 구슬치기 등등 한참 뛰어놀아도 시원치 않을 즈음, 6시 무렵만 되면 이상하게 시끌벅적하던 동네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곤 했다. 우리 동네만 그런 게 아니었다. 철수가 사는 동네도 조용했고, 영희가 사는..

column 2008.08.29

‘사운드 아트’를 위한 제안#3 _류한길(사운드 아티스트)_column

4. 사운드의 문제와는 조금 다른 예가 될 수도 있지만, 미디어 아티스트인 마사유키 아카마츠(Masayuki Akamatsu)는 아트센터 나비에서 진행된 작가 중심 워크샵 업그레이드(The Upgrade)에서, 테크놀러지에 집중하는 작가로서 테크놀러지 안에 구조화되어 작동하는 순차적 방식의 기술 구조 자체가 서구적 인식 구조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논하면서 그 자체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동시에 우리가 사용하는 테크놀러지는 마치 우리가 선택하고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상은 기술지배사회에서 일반에게 사용이 허가된 것에 불과함을 이야기 했다. 즉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선택하고 사용함으로서 표현되는 창작 행위 그 자체가 서구적 기술 인식 구조에 무의식적으로 기대고 있다는 것..

column 2008.06.17

‘사운드 아트’를 위한 제안#2 _류한길(사운드 아티스트)_column

3. 이 논의를 발전시키기 전에 먼저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어떤 가능성을 판단하는 인식 기준의 변화이다. 꼭 사운드에 관련된 문제만이 아니라 언제나 예술은 통념적으로 작동하는 인식 구조에서 탈주하여 새로운 인식구조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했다. 물론 이러한 기준을 확립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외피구조를 만드는 일이 되겠지만 기존의 인식과는 다른 관점을 확립하고 인식 기준 자체를 더 넓게 확장시키기 위해서라도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정일 것이다. 현재 적어도 한국 예술계 안에서 사운드 아트를 구분하는 가장 큰 틀로서의 외피 구조는 미술관에 사운드가 들리게 또는 형성되게 설치된 시각적으로 볼만한 설치작품들과 현대 음악에서 접근하는 다양한 역사적 실험들에 있다(그 외에도 열거하기 곤란할 정도로 다양하지만 일단 ..

column 2008.05.05

‘사운드 아트’를 위한 제안#1 _류한길(사운드 아티스트)_column

1_ 먼저 이 글은 2007년 NexArt 4월호 수록된 나의 글 ‘사운드 아트를 위한 한가지 제안’이 한정된 지면 안에 설익은 논조로 작성이 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작성되었다. 물론 지금도 나의 논조가 분명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지점에서 침묵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견해를 밝히고 스스로 수정을 가하는 것이 발전적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 뿐이다. 2_ 2006년 말 경부터, 한국의 미술계에는 사운드 아트가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기 시작해서 2007년에는 몇개의 기획전시가 진행되거나 워크샵, 담론집등이 출간되기도 했다. 미술의 외피 확장이라는 견해와 동시에 미디어 아트를 중심으로 사운드와 비주얼을 다루는 총체적인 관점들, 그리고 현대 음악의 역사적 실험들이 결부되면서 일약 예술계의 주..

column 2008.03.25

미디어 아트의 개입을 통한 도시공간에의 통제와 접근 part 3 _ 최태윤(미디어 아티스트)_column

Open Source logo GNU의 마스코트 Heckert 앨리스온 연재에는 포함되지 않은 논문 본문의 3.2장에서 3.4장에는 ‘도시 해킹’을 확장 공간에 전술적으로 개입하여 접근성을 높이는 행위로 정의하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배회와 걷기, 유희적 놀이와 퍼베이시브 게임, 그리고 비물질적인 보호를 위한 반-기술적 장치 등의 예를 들었다. 해커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의 형식과 참여적 공공미술이 지향하는 바, 그리고 개방 공간의 개념을 바탕으로 ‘오픈소스 공공미술’을 제시한다. 개방 소스(Open Source)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따르는 규칙을 정리한 ‘오픈소스 정의’(The open source definition)1에..

column 2008.02.11

미디어 아트의 개입을 통한 도시공간에의 통제와 접근 part 2 _ 최태윤(미디어 아티스트)_column

도시공간에의 개입 1 도시 미디어아트 중에는 ‘디지털 모뉴먼트’(Digital Monument)로 호칭할 수 있는 거대한 인터랙티브(Interactive) 프로젝트, 지역적인 이슈에 집중하는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 성향의 프로젝트, 그리고 참여 예술과 액티비즘의 사이에 위치한 ’전술적 미디어’(Tactical media)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또한 많은 프로젝트들이 세 가지 장르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기 때문에 절대적인 구분을 할 수 없다. 미디어 시스템에 개입하는 해킹과 액티비즘이 혼합된 핵티비즘(Hacktivism)은 아티스트 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다. 대표적인 예로 크리티컬 아트 앙상블(Critical Art Ensemble)1)이..

column 2007.12.17

도시 미디어 아트: 개입을 통한 도시공간에의 접근 part 1 _ 최태윤(미디어 아티스트)_column

도시공간은 디지털미디어의 개입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휴대전화와 같은 모바일 전자 기기들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물리적 공간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선진국의 도시를 중심으로 물리적 공간에 디지털 정보가 중첩된 확장공간(Augmented Space)1)이 현실화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유비퀴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신체와 밀접하게 작동하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 등으로 도시공간과 정보를 연동하는 인터페이스로 작동한다. 확장공간은 많은 정보와 네트워크의 접근성을 제공하며, 인간이 도시공간을 활용하는 형태와 행위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한 가지 요소인 공공미술에도 영향을 준다. 도시공간을 활용한 기존..

column 2007.11.07

UCC와 신자유주의 미디어문화 2부 _조동원(미디어문화행동 활동가)_column

웹에서의 유연착취: web2.0 웹에서의 신자유주의적 "유연화" 전략이 관철되고 있는 지점이 UCC로 대표되는 web2.0이다. 2004년에 만들어진 이 용어4는 상당히 애매모호한 개념이고, 지난 몇 년간 쏟아져나오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비지니스) 일반의 마케팅 용어가 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이것이 개방과 접근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의 양상인데, 가장 극렬한 변화의 지점이자 web2.0의 특징이 드러나는 부분은 인터넷에서 곧바로 만들어지고 공유되어 이용되는 (웹) 콘텐츠의 생산 방식에서이다. web2.0을 "정보종획[운동]2.0”(infoenclosure2.0)으로 비판하는 클레이너(Kleiner)와 비릭(Wyrick)은 데스크탑 소프트웨어를 웹 어플리케이..

column 2007.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