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162

나쁜 주체들이 꾸미는 미래 기획: 뉴아트행동주의 _book review

오늘날 뉴 미디어를 사용하는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어떠한 모습일까? '아방가르드(Avangarde)'는 전위 부대를 가리키는 군사용어에서 온 것이다. 초기의 아방가르드는 순전히 군사적 용어로만 쓰였지만, 프랑스의 사회주의 혁명가인 생 시몽이 아방가르드는 ‘인습적인 권위와 전통에 맞서며 사회의 발전을 앞당기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게 되었다. 단어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아방가르드는 남들 보다 앞선 것, 진보를 의미했고 정치적 급진주의를 가리키는 용어로 널리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아방가르드는 고정된 개념은 아니다. 아방가르드는 당연하게도 시대를 달리하며 표현방식의 변화를 겪어왔다. 글의 서두에서 오늘날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모습을 그려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뉴아트 행동주의: ..

이 시대의 뉴스 소비 지침서 :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_book review

뉴스의 시대_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The News _ A User's guide _알랭 드 보통 we don't do good tv, we do the news.위의 문장은 최근 종영한 미국 드라마 뉴스룸 (News room)의 가장 대표적인 명대사이다. 간단하고도 명료한 이 문장이 오늘 날 뉴스에 대해 시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오늘날 우리는 셀 수 없는 수많은 매체들에 의해 정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있다는 문장은 이미 식상할 정도로 익숙하다. 이러한 무한한 데이터의 홍수속에서 얻어낸 이러한 정보들은 우리가 원하는 ‘진짜’ 정보 일 수도, 혹은 누군가에 의해 받아들여지게끔 설정되어진 ‘주어진’ 정보 일수도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의 마지막 부분에 이 책을 저술하게된 의도를 밝힌다. ..

체험으로 이해한 생생한 차이 이야기 : 예술가와 디자이너 _book review

“아마도 파리에서는 디자인을 순수 예술fine arts과 응용 미술applied arts의 경계에 있는 ‘예술적’ 개념의 한 형식(스타일)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가구를 마치 하나의 조각품처럼 바라보고, 디자인을 스타일링styling으로, 논리적 설계를 미학적 장식이나 서정적 영감을 받은 형태로 잘못 생각한(혼동한) 것이지요. 이러한 불명료한 의식 때문에, 예술가가 작업한 ‘예술적’ 디자인이나 디자인적이지 않은anti-design 오브제들, 그리고 기술과 관계없이 비현실적인 환상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제안들도 쉽게 통용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책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서문 중에서 세계 예술 시장의 중심지였던 파리에서 1900년대 초중반 산업분야에서의 ‘디자인’ 개념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혼란을 겪고..

지각과 주의: 심리생리학적 인간의 탄생 읽기 _book review

지각과 주의: 심리생리학적 인간의 탄생 읽기 Jonathan Crary, Suspension of Perception: Attention, Spectacle, and Modern Culture, MIT Press, 2001 초등학교 입학식 광경을 보노라면, 일대 장관이 벌어진다. 일찍이 줄이라곤 서 본적이 없던 개구쟁이들은 그들대로 어리둥절한 몸짓을 남발하고, 이런 인간들을 제대로 줄을 세워야 하는 선생님들은 또 그들대로 난감한 실랑이를 치르기 일쑤다. 이때 선생님들이 하는 말씀이 바로 ‘주목’. 한시도 쉬지 않던 눈동자는 이때부터 선생님의 눈짓, 몸짓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이때부터 그들은 조금씩 ‘인간’으로 단련받기 시작한다. 하지만 인간이 되는 길이란, 멀고도 험하기 마련, 그들은 마르고 닳도록 ..

유리감옥_니콜라스 카 : 과유불급에 대한 각성제 _book review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지속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종속된 인간의 삶과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각종 기기의 제어 소프트웨어 등의 많은 자동화 기술과 상품이 인간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늘날의 자동화 기술은 단순히 지루하고 반복적인 노동을 대신하여 인간을 그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여지를 하나씩 빼앗아 우리를 투명한 감옥 속에 가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키워드는 자동화(automation)이다. 오늘날의 사회는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자동화가 진행되어있다. 단순한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자동차나 비행기의 조종과 같은 이동매체의 조종 분야는 이미 완성 직전에 ..

영화적 사운드의 탄생 : 사운드 디자인 _book review

많은 사람이 사운드아트, 혹은 오디오 비쥬얼이라고 불리는 작업들을 접하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소리에 대한 예술성을 이야기한다. 그 예술성은 독특한 소리 자체에 기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물성을 갖는 설치작업이나, 영상과 함께 복합적이고 공감각적으로 읽히게 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사운드 작업은 관조하고 침잠해야 했던 기존의 예술작품과는 다르게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감각을 열어야 한다. 그렇기에 관객으로 하여금 어렵다는 느낌과 함께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물론, 청각을 압도하는 노이즈가 그 주범일 수도 있다). 니체는 말했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 새로운 것에 대한 선의"를 가지라고. 예술이라는 매체에 대한 호의와 선의를 갖기가 쉽지만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우리..

과거에 중독된 대중문화, '레트로 마니아' _book review

『레트로 마니아』는 대중음악에서 유행하는 ‘복고’ 열풍에서 시작한다. 1970년대에는 포스트 펑크가 있었고, 1980년대에는 힙합과 디스코, 그리고 1990년대에는 뉴레이브와 브릿 팝이 있었다. 『레트로 마니아』의 저자 사이먼 레이놀즈는 2000년대 이후의 팝 문화의 맥박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현재의 팝은 아카이브에 저장된 기억을 착취하는 ‘레트로 록’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팝이 향하고 있는 노스탤지어는 수많은 ‘레트로 마니아’들이 살아보지 않은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레트로는 예술에서 과거의 전통을 인용해 의식적으로 재해석하려는 긍정적 의미와는 다소 다르다. 그가 말한 바로는 현재의 레트로 문화는 학문적이고 순수한 접근이 아니라, 아이러니를 통해 재미와 매혹을 찾는데 있..

소프트웨어가 명령한다 : 레프마노비치 _book review

흔히 미디어 이론의 기원은 1950년대의 해럴드 이니스Harold Innis와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의 저작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레프 마노비치가 주장하는 것은 뉴미디어의 논리를 이해하려면 컴퓨터 과학으로 눈을 돌려한다는 것이다. 마노비치는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를 프로그래밍 가능한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새로운 용어, 범주, 조작방식’이 생성된다고 주장한다. 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연구가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 밖에 없는 배경과 함께 이 책을 시작한다. ‘미디어 소프트웨어’란 미디어 개체나 환경을 만들며, 그것과 상호작용하는데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마노비치는 1990년대 후반에 개발된 시각 미디어의 발전 과정과 이 안에서 구현되는 새로운 미학을 세 가지의 개념을..

거대한 현대예술의 서사들: 할 포스터 Hal Foster <미술 스텍터클 문화정치>_book review

거대한 현대예술의 서사들 할 포스터(Hal Foster)는 미술비평가이자 미술사학자이다. 미술이론이나 미술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미술 스펙타클 문화정치(원제 Recodings: Art, Spectacle, Cultural Politics, 1985)」는 할 포스터(Hal Foster)의 첫 번째 저서이다. 이 책에 실린 에세이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한계와 신화, 역사주의의 활용과 남용,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의 미술과 건축이 미디어 스펙타클 및 제도 권력과 맺고 있는 관계, 아방가르드와 문화정치 일반의 변형에 관한 포스터의 주요관심사를 제시하고 있다. 포스터는 비평이란 하나의 문화적 실천으로서 차지하는 자리와 기능을 탐색해가고, 심리-사회적인 여타 재..

안녕! Media Art : 누구나, 언제든지, 무엇이든_book review

미디어아트가 뭐에요? 이 책은 철저히 미디어아트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맞추어져 있다. 그래서 책은 ‘안녕‘이라는 친절한 인사 후 질문을 던진다. ‘미디어아트’란 무엇인가? 책에서 작가는 미디어아트는 새로운 미디어 기술 및 장비를 예술 표현의 도구로 활용하여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션(interaction)을 꼽으며 구현하는 방법으로서 ‘피지컬 컴퓨팅’의 설명을 이어간다.(피지컬 컴퓨팅은 뉴욕대학교 ITP(Interative Telecommunications Program)의 댄 오설리번과 톰 아이고가 함께 쓴 책의 제목이며 빛, 온도, 소리, 압력 등을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컴퓨터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 에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