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202

대중적 미디어아트 전시에 주제가 필요할까? : 빛의 정원 _exhibition review

‘체험형 미디어 아트’를 표방한 전시 이 지난 3월 2일 종료되었다. 본 전시를 주최, 기획한 티켓예매 업체 티켓링크에 따르면 본 전시회는 빛을 모티브로 아날로그에서 최첨단 디지털기법까지 활용한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로, 지난 4년간 일본 23개 전시장에서 70만명을 동원한 순회전시 의 전시(일본 산케이신문사, 일본미술협회 주최) 작품 중 인기를 끌었던 20개 작품을 엄선한 전시회라고 한다.본 전시 소식을 접하는 일반 관람객 입장에서는 우선 일본에서 4년간 순회전시를 하며 대중적인 인기가 검증된 전시이자, 해당 전시 작품 중 일본의 대표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12 팀의 작품을 엄선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한 전시라 여겨졌다. 여기에 본 전시가 ‘대형’ 또는 ‘인기’, ‘체험전’ 이라는 문구로 대중적으로..

토탈미술관 한일교류전 <Daily Reflections>: 미디어로 투영된 일상 _exhibition review

언제부터인가 미디어아트 전시는 현란한 테크놀로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해야 했다. 과학관에서나 체험할 수 있던 기술을 전시를 통해 경험하는 지금의 관람자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미디어아트는 기술지향적인 작품을 대상으로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술을 이용함에도 미학적으로만 드러날 뿐, 기술 자체는 숨는 경우도 많다.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토탈미술관의 ‘일상의 반영(Daily Refelctions)’전에서는 매우 단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통해 일상의 모습을 반영하기도 했다. 일본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수상작 중 일부 작품들과 앨리스온 어워즈 수상작 및 몇몇 한국 작가들이 추가되어 기획된 이번 전시는 코이치미술관의 켄지 우에다 큐레이터와 토탈미술관의 신보슬 큐레이터가 ..

Hiroshi Sugimoto. 사진에게 피사체란 무엇인가_exhibition review

히로시 스기모토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5년 도쿄여행때였다. 미대로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에너지 넘치게 도쿄의 온갖 미술관 박물관을 돌아다니다가 당연히 도달하게 된 것이 롯본기에 위치한 모리미술관이었다. 이라는 전시제목으로 선보이고 있던 작가의 작업은 나에게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 당시 한국은 한창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에 따른 사진에 대한 관심 역시 들끓던 시절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첫 DSLR카메라를 마련하고 사진에 빠져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특히 그 흐름에 때맞춰 알려진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Decisive moment)은 그 열기의 중심이었을 것이다. 절제된 그 한 순간, 기하학적 구도, 그리고 어떠한 변형과 조작도 용인하지 않는 ..

좌표확인_모단 떼끄놀로지와 모던 테크놀로지 사이 _exhibtion reveiw

어릴적 서울역은 거대한 하나의 성이었다. 명절 대구 외갓집에 내려가기 위해 다다른 그곳은 거대한 아치형 입구로 맞이했고 너무도 단단하고 차갑고 굳건했던 계단의 레일은 한줌의 흔들림없이 나를 다음 공간으로 인도했다. 단단하고 거대한 대합실 공간은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로 가득했으며 끊임없이 울리는 주목을 위한 기계음, 열차의 도착 및 출발 안내음으로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다다른 곳은 우주선과 같은 캡슐형의 창문을 가지고 있는 길고 긴 파란 강철 열차들이 즐비하게 모인 기계들의 휴식공간이었다. 차갑고 단단하고 굳건했으며 빨랐다. 모든 것들이 유동적이고 불안했지만 단단하고 안정적이었다. 이러한 서울역에 이라면 어떤 형태로 다가올 수 있을까. 우선 전시제목의 무서운 단어들이 압도해 들어온다. 사회학도이던,..

‘빈티지’ 비디오아트, 1963-1983 비디오아트의 서사 _exhibition review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했다. 이에 몇 가지 기념이 될 만한 기획전의 하나로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의 뉴 미디어 소장품 특별전인 전이 기획되었다. 퐁피두센터 뉴미디어 학예연구실장인 크리스틴 반 아쉬와 플로렌스 빠로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지난해 2월 퐁피두를 시작으로 독일, 레바논을 거쳐 이번에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것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52명의 작가들의 작품 72점을 비디오가 등장하던 시기와 같은 관람 환경의 빈티지 스타일 공간 속에서 경험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면, 우리는 늘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만나게 된다. 1003개의 모니터를 18미터 높이로 쌓은 초대형 비디오타워는 88년 설치 이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렇듯 이제는..

현대예술의 협업에 관한 접근들 : <탁월한 협업자들> & <2의 공화국> _exhibition review

앨리스온에서는 최근 진행되었던 일민미술관의 과 아르코미술관의 이라는 전시를 살펴보며, 현재 국내 미술계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협업의 형태를 관찰해볼 것이다. 협업이라는 형태는 예술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과정에서 주요하게 취급되었던 단어이자 작업 형태였지만, 현대 예술에서의 협업은 그 자체로 새로운 주제이자 소재가 된다. 특히, 미디어 문화 예술에서의 협업은 이전까지의 독자적으로 수행되었던 예술과는 달리 작가주의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총체 예술을 구축할 수 있는 전제로 기능한다. 따라서 현재의 미디어아트 및 현대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그에 따른 시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0. 들어가며 최근, 국내 미술계에서는 ‘협업’을 암시하는 제목의 전시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일주 & 선화 갤러리의 한국..

Sight Unseen (보이지 않는 시각)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_exhibition review

1. 우리는 한 장의 사진을 마주할 때 무엇을 생각하며 보는가? 마주한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의 사진일 때와 전시장에 걸려 있는 작가의 작품 사진일 때, 우리는 각각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사진을 보게 된다. 일상의 공간에서 사진을 보는 것과는 달리, 우리는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사진을 볼 때 사진의 ‘예술적 의미’를 고려하며 사진을 본다. 우리가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이미 상당한 ‘선입견’을 가지고 사진을 보게 되는 것이다. Bruce Hall _Big Splash, 2013 우리 앞에 한 장의 사진이 놓여 있다. 한 명의 어린 아이가 야외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다. 튀겨진 물방울이 고속의 셔터스피드로 포착..

꿈꿀 줄 아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 : 드림소사이어티 _exhibition reveiw

인간은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현실을 도피하고자하는 노력을 부단히 해왔다. 현실의 쳇바퀴가 버거웠던 것은 어제오늘일 만은 아닐 터,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예술’이라는 매체에 담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미술을 비롯한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일탈욕구를 보다 더 심층적으로 풀어주는데 일조하였다. 그만큼 예술은 인간이 꿈꾸는 작은 이상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 이렇게 인간은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 현실을 넘어선 또 다른 자아를 찾고자 하는 것일까? 아마도 이렇게 물음을 던지고 실천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자 다른 생명과는 구분되는 행동이다. 이렇게 인간의 현실을 넘어선 또 다른 세계를 표현해 주는 전시가 ..

분절된 현실의 이어붙임: 'Mise-en-Scène 미장센: 연출된 장면들'_exhibition review

'미장센(Mise-en-Scène)'은 무대예술인 영화와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로서 연출상의 디자인 측면을 표현한다. 즉, 무대에 인물이나 사물, 조명, 의상을 어떻게 배치하는가란 물음에서 출발한 미학상 표현 개념이다. 미장센은 워낙 광범위한 뜻을 내포하므로 지금까지도 특별히 어느 한 가지 뜻만이 맞다고 정의되진 않는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미장센 - 연출된 장면들’전은 이러한 영화적 연출기법인 ‘미장센’을 소재로한 작가 8명의 영상, 영상설치, 사진 등 15점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초기 영화 배경이나 트릭샷에서 부터 매우 복잡한 특수 효과까지 미장센은 프레임 안에 위치한 요소들의 무한한 다양성을 제시함으로써 무한한 이미지를 재창조 할 수 있다.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공간,..

미디어시티서울 프리비엔날레 <종합극장: Interspace Dialogue> : 새로운 감독은 어떤 시도를 보여줄 것인가? _exhibition review

영화제 같았던 전시 5월 7일부터 5월 26일까지 3주가 안 되는 기간 동안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는 전시가 열렸다. 같은 기간 동안 1층에서는 한국과 대만 간의 교류전인 전이 열렸고, 2층에서는 전국시도립미술관 네트워크 주관으로 하정웅 컬렉션 특선전을 겸해 전시가 열렸다. 전은 본관 3층에서만 이루어졌으므로, 따지고 보면 전은 큰 규모의 전시는 아니었다. 그러나 전시공간 상의 겉보기와는 달리 전은 ‘버거울 정도로’ 큰 전시였다. 20일 동안 4개의 전시장에서 64편의 상영작이 1시간 반 간격으로 돌아가며 상영되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격렬한 점심시간을 틈타 여유롭게 전시를 훑어보기를 바랐을 직장인들에게는 난감했을 전시가 아니었을까 싶다. 상영 스케쥴 출처 : http://offandfree.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