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202

[기획리뷰] NeMAF(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 2011

본선 구애전의 진행 속에서. 팽창과 진부 사이.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이하 네마프NeMAF)는 지난 10년 간 뉴미디어 아트를 많은 이들에게 소개해 온 중요한 행사이다. 특히 네마프는 미학적 실험, 그리고 대안적인 사회문화적 가치에 집중하여 주류 미술계 혹은 문화계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온 중요한 지점들을 소개해 왔다. 그리고 그러한 독특함 만큼, 네마프의 이름만으로도 찾아오는 팬층이 존재하는 존재감 강하고 개성이 있는 행사로서 자리잡아 왔다. 네마프가 긴 기간 진행되어 오는 동안 행사 스스로가 다루는 영역과 분야 또한 넓어졌다. 크게 영화제, 전시제, 워크숍으로 구성되어 있는 네마프의 프로그램 중에 특히 영화제는 해를 갈수록 출품작이 많아져 올해의 경우 한국을 비롯..

지나간 미래 : 공수경 개인전_exhibition review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인 안느-마리 뒤게는 20세기 중반 이후 "시간은 예술 작품의 반복적인 주제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의 본질을 구성하는 요소로 떠올랐다." 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시간 개념이 예술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확실하게 잡았으며 작품 속에서 다양한 소통의 방법으로 구현되고 있음 말해주고 있다. 특히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구현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자 행위를 통해 또 다른 시간 개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얼마전 한빛미디어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마친 작가 공수경 또한 시간 개념에 주목한 작품을 선보여줬다. 미디어아트에서 주로 인터렉티브(상호작용성)에 주목하고 있는 작가는 초창기 라는 작업에서 개체의 독립성과 동시에 밀실로의 은밀함을 획득..

[기획취재]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이 바라본 한국 뉴미디어아트 십년 展_exhibition review

지난 7월 22일,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에서 한국 뉴미디어아트 10년展 이 막을 내렸다. 이 전시는 아이공의 대표 축제인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에서 10년 동안 소개되었던 작품들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27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동시에 36편의 작품을 전시해 네마프의 10년을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네마프는 2000년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2004년부터 네마프로 이름을 변경하여 뉴미디어가 지닌 형식적인 혁신성과 실험성이 아닌 차별성 있는 콘텐츠의 실험성 자체를 보여주는 뉴미디어아트의 새로운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번에 상영되는 27편의 상영작을 6개의 섹션으로, 36편의 전시 작품을 6개의 새로운 장르로 나눠 관람객의 ..

신나는 미술관 : 라이트 아트의 신비로운 세계_exhibition review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신나는 미술관-라이트 아트의 신비로운 세계’가 6월 9일부터 8월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르 중 하나인 라이트 아트를 소개하는 이 전시에는 이갑열, 성동훈, 하원, 전가영 등 1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1층의 1전시실과 2층의 2, 3전시실 그리고 영상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조각과 설치작품, 영상물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고 연출된 작품들은 특정 순서나 주제에 따라 묶인 게 아니라, 각 작품이 활용하고 있는 빛의 특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배치되었다. 빛이 관객의 시선과 작품감상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된 전시공간에서 관객은 적극적으로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일반적인 개념의 미술관은 하얀 벽면에 그림과 조각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있고, ..

당신의 작품을 가져오세요 _BYOB Seoul _exhibition review

1. Bring Your Own Beamer의 약자로, BYOB Seoul 展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상영할 프로젝터를 직접 가져와 갤러리 내 이를 자유롭게 투영하도록 한 전시이다. 웹 아티스트 라파엘 로젠달(Rafael Rozendaal)에 의해 처음 기획된 후 베를린, 아테네, 뉴욕, 엘에이, 런던 비엔나, 파리 등 전 세계 도시에서 지속적으로 실행되면서도, 한 도시에서 하루 동안만 진행된다는 점(서울에서는 단 4시간 동안 진행)에서는 단발적이기도 하다. BYOB Seoul의 경우, 6월 9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강남 미디어폴 프로젝트 ; Hello! 미디어폴' 展(이하 미디어폴 전)의 연장선으로 기획되었다. 즉, 앞에서 전시된 작품들에 몇 점을 추가하고, 투영된 이미지와 사운드를 겹치거나,..

화면을 넘나드는 만 개의 물결: Ten Thousand Waves: Isaac Julien_exhibition review

사실 갤러리에서 영화를 튼다는 개념은 실험영화의 궁여지책 같은 것이었다. 일반 극장에서 틀기 힘든 전위적이고 까다로운 영화들은 마치 난민처럼 미술관 주변을 맴돌았고, 새로운 예술 형식을 찾아 헤매던 큐레이터들은 이 작품들에 피난처를 제공했다. 화이트큐브로 들어오면서 검은 방에 들어가서 프로젝션으로 상영되는 방식은 다소 단조로웠고 일반 극장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미디어아트 씬에서 진화가 거듭되면서 갤러리에서 보여지는 투사 방식이나 설치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미디어아티스트들이나 혹은 미술가들은 영화의 이미지를 차용하거나 패러디 함으로써 순수미술의 영토를 넓혀왔다. 또 영화적 이야기나 촬영 테크닉, 영화세트 디자인과 편집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예술가들도 있다. 미디어아트와 장편 극영화를 넘나..

"걷고, 생각하며, 숨쉬기" | 김승영 개인전: walk

김승영 개인전: walk_2011.5.4~6.3_사비나미술관 김승영 작가는 물질적 매체로 심리적 공간을 형성하는 작품을 한다. 특정한 물질적 매체에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이라든가 자연에 대한 경외, 그리고 찰나의 감각적 느낌 등을 부여하여 그 매체와 공간을 미묘하게 살아움직이게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무척이나 예민하다. 물론 모든 예술작품은 그럴 수밖에 없지만, 특히 그의 작품은 공간과의 관계성 때문인지, 작가 특유의 섬세함 때문인지, 그 예민함이 통감각적으로 느껴진다. 그는 색의 느낌, 소리의 균형 등 공간과 오브제의 시각적 밸런스를 1mm의 오차도 허용치 않도록 감각적으로 조율하여 맞춘다. 작품을 보고 있으니, 그가 오차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자신의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에너지를 쏟아부었는..

도시 속 인간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 : GeoCity : Ars Electronica _Exhibition review

현재, 많은 비율의 인류가 '도시(City,都市)'에서살아간다. 따라서 우리는 현대인들의 도시 속의 삶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놀랄만한 사실은 기원전 3,000년전경에는 세계 인구에 대한 도시 인구의 비율이 거의 '0'에가까웠다는 사실이다. 사회학적으로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활동을 좁은 경계를 벗어나서 광범위하게 통합 조정하며 살고 있는 공동체를 뜻하는 '도시'는 현재 세계인구의 2/3 이상이 자신들의 일생을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이러한 도시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존재할까? 우선, 도시라는 개념에 접근해보자. 많은 인구수와 빌딩, 밀집되어 있는 주거형태,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되는 직업군 등등 몇 가지 요소들로부터 사전적 의미에서의 도시를 정의하고 규정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정..

벽에 대한 새로운 지각 : 공존과 소통 _exhibition review

벽이라는 말은 어원학적으로 ‘무르스murus’라는 라틴어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도시의 울타리를 가리키며 넓은 의미로는 보호와 안전을 뜻한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어 ‘모이로스moiros’는 그리스의 세 여신인 ‘모이라이Moirai’라는 낱말과 비슷한데 운명의 손을 가지고 있어 인간의 생명줄을 잣기도 하고 끊기도 하는 역할을 하는 여신들을 지칭한다. 신화적 해석에 따르면 벽은 모성적 보호 울타리인 동시에 부성적 금지를 상징한다. 이러한 상징에서 볼 수 있듯이 벽은 양면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우리를 보호해 주는 울타리이자 삶의 근원이기도하며 한편으로는 넘을 수 없는 장애물, 고립과 억압의 상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벽으로 인해 생기는 경계는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과 밖, 성聖과 속俗, 여기와 저기..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_exhibition review

1 마르셀 뒤샹은 체스를 좋아했다. 그의 작업은 당대 예술계를 향한 체크메이트였다. 그의 이후로, 물화되지 않은 작업착상을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예술가들이 등장했다. 혹은 작품의 관람 이상으로,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여겼던 예술가들도 있었다. 게임과 예술은 현실에서 벗어난 현실이라는 점에서는 닮았다. 게임을 하거나 예술작품을 경험하는 것은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문화의 범주에서 둘의 처우는 다르다. 예술은 여러 학문에 관계를 맺는 고급문화에 속하지만, 여전히 게임은 하위문화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 PC 보급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던 와중에 함께 쏟아져 나오던 컴퓨터 입문서에는 당시 유명하던 DOS 게임이 꼭 들어가 있었다. 게임은 컴퓨터와 친해지기 좋은 수단이었다. 게임의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