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랜 옛날부터 몸의 아름다움은 찬양의 대상이었습니다. 몸에 대한 미감은 비단 종교나 생물학 측면에서 기대되는 '기능성'에 충만한 대상에서 비롯되지 않더라도, 우리와 닮은 대상이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으로 가능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텍스트나 그래픽과 마찬가지로 정보로서 환원되는 '디자인된 몸'은, 포토숍을 거친 잡지화보에서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비슷한 얼굴들처럼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를 마사지해주는 미디어가 곧 우리 몸의 디자이너 역할을 맡은 셈입니다. 이처럼 몸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나타나왔고, 부여되는 가치의 질량도 무거워졌습니다. 그런데 몸은 여전히 불확실한 무엇이기도 합니다. 각자에게 여분이 없는 마지막 보루이면서, 너무나 가벼워서 금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