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문학에서 전자문화로 : 매체는 진화하고 이야기는 태어난다 최혜실 지음. 한길사, 2007. 우리는 촛불집회 현장에서 벌어진 ‘말의 술래잡기’를 알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의 피켓에는 풍자와 익살이 가득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집회 해산 명령에 “노래해”라고 대답하고 물대포를 맞으며 “온수”를 외쳤다. 집회 현장에서는 으레 이성적이고 무겁고 투명한 말들만이 오가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경찰과 정부의 직설법에 다양한 수사법으로 응답했다. 감성적이고 가볍고 꼬인 말들, 중·고등학생들이 쓴 소의 탈, 젊은 엄마들이 밀고 나온 유모차와 전경 버스에 밧줄을 매 끌어당긴 넥타이 부대의 제스처, 그들의 몸의 꾸밈과 움직임, 모두의 손에 들린 촛불이라는 여러 언어들이 이성적이고 무겁고 투명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