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미 19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갈래에서: 코리아나 미술관 <The Voice>_exhibition review

​ 후두, 입, 코, 성대, 인두, 목젖, 혀, 입술, 등 신체의 기관을 이용해 소리를 만들고 다양한 음역과 발음을 꽤나 복잡하게 발성하는 목소리는 전 우주에서 유일하게 지구에서만 내고 들을 수 있는 소리라는 점에서 어쩌면 굉장히 존재론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사람의 성별과 나이는 물론이고 키와 몸무게까지 추론할 수 있는 목소리는 정체성을 나타내는 요소로써 큰 상징을 내포한다. 올 해 어느날, 한 정치인이 목소리를 바꾸고 나타난 일을 떠올려보자. 그가 새로이 개발한 목소리를 외치자 여기저기서 떠들썩한 말들이 오갔다. 한 목소리의 변화를 둘러싼 이 술렁임에 있어서, 우리는 목소리의 변주를 일련의 변화의 상징으로 이해하며, 목소리란 비단 몸에서 나와 말을 전달하는 소리가 아닌 우리가 동원하고자 하는 감정과 의..

Dream Café : 은유하는 이미지의 잔치 _aliceview

정연두 실험극 Dream Café : 은유하는 이미지의 잔치 기억(Memory) 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는 므네모시네(Mnemosyne)는 우라노스(Uranus, 하늘)와 가이아(Gaea,땅)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티탄족의 여신이다. 므네모시네는 지하 세계에 있는 기억의 연못을 관장하는 기억의 여신으로, 므네모시네의 물을 마시면 기억이 되살아 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대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의 서사시 에 따르면 므네모시네는 제우스와 아홉번의 밤을 보내며 아홉명의 여신 무사이(Musai)를 낳았는데, 이들은 바로 ‘학예의 여신’으로, 오늘날 '뮤즈’의 어원이다. 므네모시네가 낳은 9명의 무사이의 영역을 보면 서사시, 역사, 서정시, 희극, 비극, 합창, 독창, 찬가, 천문의 영역으로, 기억의 여신이 낳..

review/Aliceview 2017.05.23

새로운 공-존 시스템:김소장실험실(소수빈, 장인희) _interview

[과학 예술 융복합 전시 – 색각이상(色覺異常): 피의 온도展 참여작가 인터뷰]김소장실험실 (소수빈, 장인희) 김소장 실험실은 소수빈, 장인희 작가로 이루어진 팀이다. 이번 과학예술 융복합 전시인 색각이상 피의 온도 전에서 김소장 실험실은 우리의 자연 생태계의 일부를 전시장에 옮겨놓은 듯한 아카이브 설치 작품 시리즈들을 선보였다. 고려대학교 환경생태연구소의 외래종 가시박 연구를 토대로 관객 참여형 인터페이스인 을 선보이며 치열한 식물들의 생태계 시스템을 설명한다. 관객들은 자신들의 참여에 의해 연동되는 결과치의 프린트를 받게되고 결국 이러한 생태계의 참여자로서의 자신을 경험하게 된다. Q 각자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장인희: 저는 주로 시간에 대한 작업을 해왔습니다. 순간으로 이루어진 시간에 대한 작..

interview/Artist 2017.05.23

식물과 인간의 교감 : 그린블러드(김지수, 김선명, 이다영)_ Interview

[과학 예술 융복합 전시 – 색각이상(色覺異常): 피의 온도展 참여작가 인터뷰]그린블러드 (김지수, 김선명, 이다영) 그린블러드는 작가 김지수, 메이커 김선명, 기획자 이다영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번 과학 예술 융복합 전시 에 식물과 소통하는 돔 형태의 공감각적 인터랙티브 설치작품 로 참여하였다. 식물의 냄새를 통하여 교감을 가능하도록 하는 작가의 시도는 피, 혈액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바탕으로 생태계를 바라보는 인간 중심의 시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Q 각자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지수: 작가 김지수입니다. ‘살아 숨쉬는 모든 것’에 대한 관심과 오랜 시간 다양한 동식물을 기르고 관찰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 중입니다. 사람과 여러 생명체들이 마치 생명의 그물처럼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내..

interview/Artist 2017.04.11

피의 생태계, 삶의 순환 _혈의생(권순왕,전혜정, 정지필) _interview

[과학 예술 융복합 전시 – 색각이상(色覺異常): 피의 온도展 참여작가 인터뷰]혈의생 (권순왕, 전혜정, 정지필)혈의생은 작가 권순왕과 사진작가 정지필, 기획자 전혜정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이다. 과학 예술 융복합 전시 展에서 혈의생은 '피''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탈피하여 자연과 공생하는 수평적 세계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알을 부화하기 위해 모기에게 빨린 인간의 피는 식물의 씨앗을 발아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고, 이러한 자양분이 다시 인간의 음식문화와 연동되는 순환적 생태계의 과정을 볼 수 있다. Q 각자 본인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혜정(이하 전): 저는 기획자이자 평론가이고요. 다양한 분야의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순수 미술, 사진, 매체, 과학과 예술을 결합한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

interview/Artist 2017.02.05

여기, 그리고 거기. 밀려온 시간에서 찾아야 할 것 : 최찬숙 _interview

최찬숙 작가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비디오 및 인터미디어 작업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이주여성들의 궤적을 따라다니며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살피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정신적 이주'의 틈을 발견한다. 그녀의 작업에서는 다양한 장르와 매체가 가진 예술언어를 탁월하게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분명 일련의 시간이 느껴진다. 이는 오랫동안 견고하게 굳어진 사건의 프레임을 조심스럽게 해체하며 저편에 남은 개인의 정체성에 접근하는 느린 손길과 같은 것이다. AliceOn. 안녕하세요, 작가님의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형식과 메커니즘에 매료되어 현재 베를린을 베이스로 비디오 작업과 인터미디어 작업을 하고있습니다. AliceOn. 영상 설치에서 부터 최근에는 도큐멘터리 ..

interview/Artist 2017.02.05

쾅! 가상과 현실의 틈을 꿈꾸다 : 김해민_Interview

작가는 '꿈을 꾸는 사람'이라 말하는 김해민 작가님을 앨리스온에서 인터뷰하였습니다. 김해민 작가는 1980년대 한국의 미디어아트가 태동하던 시기부터 현재까지 35년에 걸쳐 가상의 이미지를 현실공간에 드러내는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고, 미디어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영상설치 작업들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 중 대표작인 (1992), (1994)은 이번 4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구 공간화랑)에서 오랜만에 다시 전시되면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AliceOn. 안녕하세요, 앨리스온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신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해민입니다. 80년대 중반 쯤인가 우연한 기회에 비디오 매체를 접하게 되었지요. 그 당시 비디오 매체에 뭔지 모를 강렬한 끌림으로 나는 비..

interview/Artist 2016.06.23

반판옵티콘 역감시: 날 바라보는 너를 바라보다 _exhibition review

우리는 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대상을 바라볼 수 있다. 이 말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들 또한 눈을 가지고 있고, 다시 말해 내가 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바라봄의 행위는 대상을 스캐닝(scanning)함으로써 자신과 대상 혹은 타인과의 차이를 구별 지으려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다. 이러한 욕구를 자크 라캉의 용어에 의하면 ‘응시(gaze)'라고 할 수 있다. 라캉에 의하면 응시란 거울 앞에 처음 서 보게 된 유아가 거울에 비친 모습이 바로 자기 자신임을 깨닫게 되는 시선의 환기를 의미한다. 사람은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 나 자신과 대상 혹은 타인과 구별 짓고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게 해주는 매체로 영상카메라가 있다. 카메라의 대상(피사체) 앞에서 촬영기..

음악을 대하는 창의적인 방식 : 박승순 _interview

앨리스온은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전자음악가 '라디오포닉스(Radiophonics)', 아트 콜렉티브 레이블 '아이디언(IDEAN)'의 공동설립자인 박승순 작가를 인터뷰 했다. 그는 일반 대중들이 음악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보다 가까이 다가가서 누구나 음악을 만들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 뮤직 인터페이스 작품 및 전자음악 제작, 소셜 네트워크 밴드 프로듀싱, 교육 기획, 집필 등 다양한 창작 활동을 통해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박승순 작가를 만나본다. AliceOn. 음악을 중심으로 확산적인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10년 전자음악가 '라디오포닉스(Radiophonics)'라는 이름으로 '코스모스(..

interview/Artist 201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