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20

[the playstayion #6] 서사적 이입(동일시)과 수행적 단절(대상화)

서사적 이입(동일시)과 수행적 단절(대상화) 게임의 태동기를 제외하면, 게임에서 이야기는 정도의 문제였을 뿐, 언제나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 장르에 따라 그것을 배경으로 부르든 세계관이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현실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며 개인과 집단의 역사를 만드는 것처럼 게임에서 역시 비슷한 과정과 서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의 역사에서 RPG가 언제나 주류장르였던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인간행위의 모방은 무엇보다 서사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모든 예술이 거쳤던 길을 다시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똑같진 않았다. 행위를 모방한다고 해서, 게임은 소설이나 영화가 하는 것처럼 하지 않았다. 다른 것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있었던 것이다. 게임에서 수용자는 수용자로 ..

live!/art & news 2019.04.29

앞으로 향할 그들의 이야기 - 놀이, 이토록 창의로운 Imagine, Play 2부

앞으로 향할 그들의 이야기 - 놀이, 이토록 창의로운 Imagine, Play (2부) 비교적 젊은 미디어 문화인 게임은 문화를 피워내는 토양이자 그 스스로의 결과물로서 단시간에 다양성과 파급력을 급격히 키워왔다. 게임은 지금 성공을 위한 일정한 공식을 가진 산업이자 상품으로서의 기성 게임으로, 신선한 아이디어와 형식을 시도하는 인디 게임으로, 그리고 게임의 틀을 흔들거나 문화적 전형에 도전하는 아트게임 등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다. 이렇게 수많은 게임들이 끊임없이 생산된다. 우리는 컴퓨터로, 게임 콘솔로, 스마트폰으로 많은 시간, 그렇게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한다. 그럼에도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게임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은 무엇일까.’ 는 수많은 게임이 시도했던 게임이 가진 매력과 가능성을 ..

review/Aliceview 2018.10.01

새롭고 이로운 모험을 위해 뭉친 5팀의 창의로운 여정 - 놀이, 이토록 창의로운 Imagine, Play (1부)

새롭고 이로운 모험을 위해 뭉친 5팀의 창의로운 여정 - 놀이, 이토록 창의로운 Imagine, Play (1부) 어렸을 적 게임, 아니 ‘오락’은 야단맞는 행동이었다. 오락실은 부모님들에게 발견되면 끌려나오는 곳이었고 컴퓨터로 오락하는 것은 시간낭비였으며 성적과 장래를 위해 제한되고 규제를 받아야 하는 것이었다. 물론 오늘날에도 게임은 폭력적이며 과몰입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일종의 사회적 해악으로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처럼 시간낭비와 해악 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게임은 어느새 프로게이머라는 사회적인 주목을 받는 직업을 만들었고 게임 중계방송라는 새로운 시각적인 소비 창구를 열었다. 그리고 K-팝이나 영화, 출판을 뛰어넘는, 문화시장의 토양에서 가장 지분을 많이 차지하는 역동적으로 재화와 콘..

review/Aliceview 2018.09.11

[the playstayion #5] 운인가 실력인가: 게임의 확률

게임에서 확률은 언제나 화제다. 회피할 확률 때문에 생사의 갈림길을 오고 갈 때도 있고, 득템의 확률 때문에 행복과 불행의 사이를 오락가락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게임과 확률은 관계는 굉장히 편협하게 논의될 때가 많다. 바로 최근 게임계를 선도하는 각종 모바일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 때문에 그렇다. 게임사의 자발적인 자정노력도 있고 법도 정비해서, 예전보다 투명성이 확보됐지만, 그래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하지만 게임과 확률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다. 게임에서 확률은 플레이어가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다양한 측면에서 작동하며, 여러 가지 콘텐츠로 기능한다. 그것은 어쩌면 게임과 놀이의 본성에 기인하는 것이리라. 인류학자의 이론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아이..

live!/art & news 2018.06.25

[theplaystation #4] game 'on' air

오늘날 방송 없는 게임은 상상하기 힘들며, 방송은 게임의 인기를 평가하는 핵심적 기준이 된 지 오래다. 사람들이 어떤 게임을 많이 하는지 살펴 보려면, 트위치나 아프리카 같은 방송 플랫폼을 확인하면 충분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당연히 방송 플랫폼의 영향력도 강해졌고, 게임사가 유명 스트리머와 손잡고 홍보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방송 자체의 힘이다. 게임은 원래 하는 콘텐츠다. 방송은 여기에 보는 콘텐츠의 가능성을 실현했다. 최근에 트위치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직접 하기는 그렇지만 보기는 재미있는 게임이 등장했다는 것은 무엇을 함축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게임과 방송은 혼합적 관계였다. 게임을 그대로 방송하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게임과 ..

live!/game & play 2018.02.17

압도적인 해저 경험 ABZU _app review

유독 더운 여름이었습니다. 높은 온도와, 역시나 높아 더욱 여름임을 느끼게 하는 습도에 화룡점정으로 열대야까지. 그래서인지 유독 바다와 관련한 콘텐츠가 눈에 띄었던 올해였습니다. 그 한가지가 롯데월드에서 문을 연 콜라보레이션 그룹 팀랩(teamLab)의 상설전시 팀랩월드(teamLab World)이고, 역시나 인기를 끌었던 스마트폰 게임앱 어비스리움(Abyssrium)이 그렇습니다. 팀랩월드의 마스코트는 알록달록 친근하면서도 거대함을 함께 드러내지만 보고있으면 뭔가 마음이 푸근한 고래입니다. 전시장을 관통하는 이 고래는 공간 곳곳에서 유영하며 음악과 함께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듭니다. 어비스리움에서는 산호섬을 끊임없이 클릭하면서 산호섬에 산호를 자라게 하고, 여러 물고기들을 불러들여 아기자기하고 평..

review/Application 2018.01.16

더플레이 게임워크숍: 함께 하는 게임, 깊게 읽는 게임

게임문화연구그룹 더플레이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게임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게임은 아이만 하는 것일까. 부모는 게임을 멀리 하는게 당연한 일일까. 반대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게임을 하면서 게임을 이해하고 서로를 공감할 수는 없을까.’ 이번 은 기존의 편견에 맞서 게임을 아이와 부모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삼는 프로그램입니다. 독특한 서사와 예술성을 지닌 인디게임 4종을 엄선하여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게임을 즐기고 이야기를 하는 기회를 가지고자 합니다. 그 과정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과 가치를 되돌아보고, 다른 세대들간의 문화적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자녀와 부모님이 팀을 이뤄 함께 하는 게임플레이, 그리고 저희 연구원들과 함께 게임이 지닌 또 다른 의미와 놓칠 수 있는 포인트..

live!/Education 2017.10.27

[the playstation] 게임이 죽음을 다루는 방법들

제목 : 게임이 죽음을 다루는 방법들 게임에서 죽는 것은 일상적인 사건이다. RPG에서 퀘스트를 하다가 함정에 빠져서 죽거나, 몹을 사냥하다가 오히려 당해서 죽거나 하는 게 다반사다. AOS 같은 장르에서 죽음은 더욱 잦다. 상대편 기지를 부수는 과정에서 적과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당연히 싸우는 과정에서 무수히 죽어나간다. 여기서 죽고 죽이고 하는 행위는 KDA(kill/death/assist)로 명확하게 수치화되어 훈장처럼 남는다. 당연하고 자연스런 사건들, 그래서 역설적으로 게임에서 죽음은 ‘은폐’된다. 너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원래의 죽음은, 타인의 죽음의 경험은 그렇지 않았다. 유한한 존재 인간에게 죽음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며, 인간의 ..

live!/game & play 2017.09.24

이미지 공간의 텔레포터(Teleporter)가 되다 : 안가영 _Interview

안가영 작가는 꾸준히 게임과 예술의 접점을 고민해오고 있는 작가이다. 작년 아트스페이스 정미소에서 주최한 Return to Alternative 공모전의 Game & Animation art 부문 선정되었고, 올해 초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주관한 《게임잼: 예술, 정치, 디지털 게임》의 최종 3팀에 들기도 했다. 가상 공간을 텔레포트 하는 게임 캐릭터처럼 매체의 공간을 넘나드는 작가 안가영을 만나보았다. AliceOn 안녕하세요. 안가영 작가님. 앨리스온 독자를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가영입니다. 저는 회화를 전공했고 지금은 게임 인터렉션을 이용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AliceOn 회화를 전공하셨는데 '게임'이라는 매체를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세컨드라이프(Seco..

interview/Artist 2017.06.26

넥슨의 새로운 게임, <After the End 애프터 디 엔드: 잊혀진 운명>

※ 이 글에는 게임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3월 2일 발매한 을 소개합니다. 넥슨의 첫 번째 유료 모바일 게임이고 발매한 지 4일 만에 앱스토어 유료 게임 1위에 오르기도 했다네요.게임의 내용은 3D 퍼즐 어드벤처로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떠난 아들의 모험(?) 정도가 되겠습니다.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최고의 경험을 위해 헤드셋을 착용하는 걸 추천한다"는 문구가 뜹니다. 그 정도로 사운드가 완성도 있고 몰입감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2014년 출시한 Ustwo 사의 모뉴먼트밸리(Monument Valley, 2014)와 댓 게임 컴퍼니(thatgamecompany)의 게임 저니(Journey, 2012)의 중간 정도 되는 게임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만, 난이도는 훨씬 어려웠습니..

live!/game & play 201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