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라는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 괴리감을 인정하는 태도다. 별로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난 당신을 사랑해, 라는 같은 이름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수긍할 기분. 카페랑 겸하고 있어 커피에 파니니를 우물거리며 둘러볼 수 있는 키미아트 갤러리에서도 그런 아이러니를 볼 수 있다. 1층에는 강현선과 김민정 그리고 김아영의 작업이 전시돼 있으며, 카페 공간이기도 한 2층에는 금혜원과 이수연의 작품이 걸려있다. 이 전시는 '인간의 사실 재현과 기록이라는 욕망의 정점에서 사용되는 사진과 영상이 어떻게 예술적 기능을 하는지 보고자 하는' 기획으로 묶여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원근법 규칙의 패러디로 드러나고 있다. 키미아트에 들어서면 바로 마주치는 강현선의 작품은 원근법적 평면을 3차원으로 실현시켰다.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