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19

[영화 속 세상보기] 아파트, 도시 공간의 로망으로 - 2 _voice

1980년대, 산업사회에서 소비사회로 이동하는 길목 위에서 한국 사회는 격동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한국 사회의 가장 보편인 주택 양식, 혹은 한국인이 가장 열망하는 주택 양식으로서 ‘아파트’가 자리하게 된 시작 지점 또한 여기에 있다. 1970년대 강남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건설은 서울에 독창적인 도시 형태와 경관을 만들어주었으며, 이후 신중산 계층을 위한 집단적 거주 구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결과적으로 1980년대 아파트는 신중산층의 일종의 ‘지위재’로서 그들의 존재와 계급을 표상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에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은 다른 거주 구역과는 구별되는 특유한 장소성을 형성하게 되었다.(한국 아파트의 역사 및 장소성에 대해서는 이전 글을 참조) ..

Voice 2019.11.19

[영화 속 세상보기] 아파트, 도시 공간의 로망으로 - 1 _voice

Figure 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한국인은 왜 유독 아파트에 열광할까? 전 세계적으로 이렇듯 아파트 사랑이 유별난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고층의 공동 주택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서구권에 비하여, 한국에서는 아파트가 부의 상징으로 혹은 유행하는 주택 양식으로 자리잡았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꿈꾸던 ‘공동 주택’에 대한 이상이 가장 열성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여기, 한국이다. 르 코르뷔지에, 빛나는 도시(La Ville Radieuse) 18세기 중반 산업 혁명 이후 유럽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공해, 질병, 빈곤 등의 도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유럽 각국에서는 도시계획법..

Voice 2019.07.02

지구의 현현, Blu Marble, Sebastian Errazuriz

출처 : http://www.meetsebastian.com/blu-marble 인간이 스스로 딛고 서 있는 지구를 바라볼 수 있게 된 지는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인류 최초로 지구의 전체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것은 1968년의 일입니다. 최초로 지구궤도를 공전한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8호는 공전 궤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가지고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그 이후 지구는 유인 우주선이나 인공 위성을 통해 그 자신의 모습을 인간에게 보다 많이 노출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뉴스의 일기 예보 시간을 통해 기상위성의 시선이나 구글 어스와 같은 지도 서비스를 통해 보다 세밀한 지표 이미지를 보기도 합니다. 신문이나 뉴스와 같은 대형매체나 다큐멘터리 영화와 같은 특수한 경험의 시기를 지나 이제 우리는 스마트..

live!/art & news 2019.03.18

[디자인 & 미디어 히스토리] 매체로서 작동한 지하철 - 한국 근대의 시각성 _voice

* 타이틀 이미지에 삽입된 사진 : 1974년 지하철 1호선 시청역의 모습 (출처: 국가기록원) 인류세 워킹그룹(Anthropocene Working Group)의 대표인 얀 잘라시에비치 교수(영국 레스터대)는 "지구상의 모든 인공물질을 수치적으로 환산하면 30조톤에 이르며, 이는 1m²당 50kg의 인공물질을 쌓을 수 있는 양"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이 지구를 통째로 바꾼 지질시대가 그가 말하는 '인류세'이다. 국제지질학 연맹 등 학계에서 정식으로 공인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만들어 낸 물건들이 '기술화석(technofossil)'으로서 전 지구적으로 연속적 퇴적층을 생성하고 이것이 인간의 시대를 증명할 것이라는 그의 사고는 흥미롭다. 인간은 단순히 자신의 생존에 대한 자취를 남기는 것을 ..

Voice 2019.02.20

미디어아트키친 MediaArt Kitchen 0X04: onformative

팩토리, 랩, 키친. 이들 명사는 어떠한 대상의 특징을 은유적으로 부드럽거나 재치있게 전달하거나 딱딱한 원래의 의미를 편안하고 익숙하게 풀어주는 지칭어들입니다. 근래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현대미술이나 기술 영역에서 진행되는 행사 또는 단체에서 많이 활용되는 명사이기도 했습니다.'미디어아트 키친(Media Art Kitchen)'은 미디어아트그룹이자 디자인아트 스튜디오인 김치 앤 칩스(kimchi & chips)가 진행하고 있는 오늘날의 시각문화와 사운드, 기술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포맷입니다. 오늘날 기술 환경과 문화에 연계된 예술과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룹이나 작가, 디자이너를 불러와 함께 그들의 작업과 꿈, 이상, 방향 등을 공유하는 행사입니다. 플래툰 소넨덱에서 진행된 2..

review/Aliceview 2018.02.13

청주공예비엔날레 기획전 : RE:CRAFT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오는 9월 13일부터 10월 22일까지 40일간 옛 청주 연초제조창에서 열립니다.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본 전시인 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담고 있는 전시로 미디어 아트와 공예의 융합을 살펴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총 4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진 기획전에서는 ‘무엇이 공예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공예의 본질을 투영하고 공예의 내면과 창작 과정까지 탐구하여 전달하고자 합니다. 섹션 1 에서는 공예의 물성을 미디어아트로 풀어내었고, 섹션 2에서는 공예와 미디어아트 사이에서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는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 섹션 3 에서 서로 거리가 멀어보이는 공예와 미디어아트 사이를 공예 작가와 미디어 작가들의 협업으로 채웠습니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지금까지 청..

live!/art & news 2017.10.03

디자이너가 바라본 오늘의 서울_<디자인그래픽디자인, 2005-2015, 서울> _exhibition review

처음에 전시의 제목을 보았을 때, 이상스레 긴장이 되었다. 전시가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너무나도 포괄적인 개념과 2005-2015라는 바로 '당대'라는 시점을 모임에 대한 막연함 때문이었다. 근래 기존의 행보와 상당히 다른, 젊은 발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는 일민미술관이었고 미술관에서 워크룸프레스의 김형진 대표, 디자인듀오 슬기와 민의 최성민이 공동 기획으로 참여한 전시여서 우려보다는 신선함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전시장의 처음을 장식한 색인에서 드러나듯, 전시는 디자인 영역과 서울의 문화 예술 영역의 교차를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개괄하며 관찰한 결과물이었다. 그래픽은 감각기관중 시각이었고 말이다. 기획진은 2000년대 이후 여러가지 문화사회적인 맥락에서 발생한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와 이..

[기획세미나] 미디어아트-산업의 지형도 #4

미디어아트-산업의 지형도 세미나가 어느덧 2부의 시작입니다. 오는 7월 2일 목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네번째 자리에서는 이지선 작가님의 편이 진행됩니다. 작가님의 발표 이후에는 작가님이 가르치시는 학과에 재학중인 이민정 학생이 본인의 프로젝트 진행을 바탕으로 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발표자와 활동에 대한 소개는 아래 내용을 확인해 주세요. 시간 프로그램 14:00 - 15:20 디자인과 미디어 비즈니스의 활용 (이지선, 숙명여자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 15:20 - 15:30 휴식 15:30 - 16:00 캠퍼스 브랜드를 위한 참여형 인터랙티브 마케팅 (이민정, 숙명여자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과 졸업전시반) 16:00 - 16:20 질의응답 1. 이지선 / 디자인과 미디어 비즈니스의 활..

live!/Education 2015.06.30

정보의 제한을 통한 작업환경개선 <shield and share>

, welding mask 시연이미지출처 : http://www.fioravanti.eu/ 보통 기기나 기술, 대표적으로 시각기계들은 인간이 못보던 것을 볼 수 있게, 더 잘 보고 이해할 수 있게 인간의 감각기관을 확장시키는 쪽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저도 의레껏 그렇게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가 신선한 컨셉을 발견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Odo Fioravanti가 개발한 라인 중 용접 마스크(welding mask) 제품입니다.용접은 오늘날 금속이나 구조와 관련된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동시에 건강과 돈을 바꾸는 직업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굉장히 위험한 작업입니다. 작업 환경이 몸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많기에 많은 방호도구를 사용합니다. 특히 용접시 발생하는 빛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

디자인 읽기 그리고 말하기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을 직업으로 삼거나,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소통하는 게시판으로 '디자인 읽기'가 있습니다. 각자의 일상이나 단상, 디자인에 관련된 소식, 디자이너 스스로 말하는 디자인에 대한 담론이 형성될 수 있는 곳입니다. 최근의 미디어아트처럼, '디자인'도 우리에게 익숙한 말입니다. 미술사를 되돌아보더라도 시각예술과 디자인의 접점은 항상 있었습니다. 현 시대의 시각문화와 기술문화가 만나는 영역에서도 미디어아트와 디자인은 각자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미디어아트보다 익숙할 뿐더러, 더욱 폭넓게 사용될 수 있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죠. 상품 디자인에서 지금처럼 우리가 보고 있는 화면의 폰트나 레이아웃과 같은 구성요소는 물론, 어떤 글을 읽고 이해하는 사고 과정에까지 쓰일..

live!/media&space 2010.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