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이론이나 매체예술에 관한 논의에서 새로운 매체의 속성을 규명하는 것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매체연구가 지나치게 매체 자제에 함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어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매체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매체가 그 시대 사람들의 사유방식과 인식체계 그리고 역사사회적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소개할 독일의 매체 이론가 프리드리히 키틀러(Friedrich A. Kittler) 역시 시대마다 새롭게 등장한 매체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매체들이 그 시대의 역사사회적 변혁와 새로운 담론형성의 토대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과 미국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