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참 재미있어요. 소리는 언어는 아니지만 어떤 의미이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심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리를 감정과 가장 닮았다고 여기나봐요. 저에게 있어 음악은 감정을 공급해주는 약과 같은 것, 정서보조식품이랄까요. 또한 소리는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요. 공기가 진동하는 현장에서만 유효합니다. 그건 원본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복제할 수 없어요. 변환 과정이 더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시간도 필요합니다. 이야기는 아닌데, 일정 시간 집중해야 소리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흐름에서 어떤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면, 음악으로 들리겠죠. 저는 그 때문에 음악을 좋아합니다. 오히려 후각과 닮았네요. 인지를 지속하려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거든요. 물론 그 변화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