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산업사회에서 소비사회로 이동하는 길목 위에서 한국 사회는 격동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한국 사회의 가장 보편인 주택 양식, 혹은 한국인이 가장 열망하는 주택 양식으로서 ‘아파트’가 자리하게 된 시작 지점 또한 여기에 있다. 1970년대 강남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건설은 서울에 독창적인 도시 형태와 경관을 만들어주었으며, 이후 신중산 계층을 위한 집단적 거주 구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결과적으로 1980년대 아파트는 신중산층의 일종의 ‘지위재’로서 그들의 존재와 계급을 표상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에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은 다른 거주 구역과는 구별되는 특유한 장소성을 형성하게 되었다.(한국 아파트의 역사 및 장소성에 대해서는 이전 글을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