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갤러리 1층에 설치된 로스 매닝의 몇 가지 작업을 보고서 내려간 지하, 어둠이 짙게 착색된 곳인 만큼 모든 감각을 또렷하게 벼려낸다. 여기서 감각의 주인은 소리다. 킷 웹스터의 의 효과다. 똑딱 하는 시계소리가 귀가를 단순하되 단단하게 맴돌며, 소리의 ‘현전’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렇게 잠시 청각에 주의를 기울이며 정면을 응시하면, 추상적인 괘종시계 형태가 눈길을 잡아당긴다. 시각의 집요한 욕망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관철되며, 소리의 현전은 어느새 시각에 포박된다. 다채롭게 변주되는 삼각형 기둥에 진자추가 오고가는 형상은 똑딱 하는 소리의 운동을 ‘재현’하기 때문이다. 소리를 보거나 마치 보는 것 같고, 따라서 소리가 영상으로 번역된다고 할 수도 있겠다. Kit WEBSTER, Phaseshi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