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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모두를 위한 불멸: 안톤 비도클>

thoso 2019. 5. 5. 15:48

 

기간     2019.04.27 - 2019.07.21

장소     서울관 6전시실

작가     안톤 비도클

작품수   영상 3부작

 

 

<모두를 위한 불멸>은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현재 뉴욕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기획자 안톤 비도클이 2014년도부터 2017년까지 '러시아 우주론'에 관한 동시대적 성찰을 중심으로 제작한 3부작 영상을 소개한다.

 

'러시아 우주론'은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니콜라이 페도로프(1828~1903)가 과학 ·기술 · 종교 · 예술을 통합하여 발전시킨 사상적 체계로서 인간과 우주가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새로운 영토로서의 우주를 향한 SF적 상상력과 러시아 종교에서의 메시아주의가 결합되어, 인간이 우주와 함께 진화하며 죽음을 극복하여 불멸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이론이다. 우주론은 카지미르 말레비치와 같은 예술가는 물론, 치올콥스키 같은 과학자를 통해 지구 너머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러시아 우주공학 발전의 실제적인 기틀이 되었다. 안톤 비도클과 일리야 카바코프, 보리스 그로이스 등 동시대의 예술가와 사상가들을 통해 러시아 우주론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었다.

 

안톤 비도클은 인간의 능력이 지구라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야 하며,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영생을 얻은 인류가 거주하기 위해 우주로 나아가야 한다는 니콜라이 페도로프와 그 사상적 계승자들의 흔적을 추적한다. 또한, '죽은 이들이 부활하는 장소로서의 박물관'이라는 페도로프 개념을 시각적 콜라주 형식으로 재현한다.

 

20세기 초까지 러시아의 철학자, 과학자, 문학가, 예술가들에게 방대한 영향을 미친 페도로프의 사상은 1917년도 공산주의 혁명 이후 오랫동안 연구가 금지되었다가 1991년 구소련의 붕괴 전후 연구가 재개되기 시작했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사상적 근간인 합리주의, 개인주의, 물질주의에 대한 철학적 대안으로서 동양과 서양, 철학과 과학, 종교와 사상의 경계를 초월한 비전을 제시할 뿐 아니라, 에코페미니즘 · 트랜스 휴머니즘 · 유라시아 담론의 핵심적 가치관으로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안톤 비도클의 시각을 통해 '러시아 우주론의 핵심 사상과 현재적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과학기술 · 철학 · 예술을 가로지르며 통섭을 기반으로 한 지적 담론의 지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소현 (앨리스온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