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202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실현 가능하게 하는 곳, 유토피아 _ 토마스 시라세노 개인전 _exhibition riview

토마스 시라세노(Tomás Saraceno)는 오늘날 환경과 기후문제를 고민하며 거미를 소재로 삼아 인간과 생물이 공존하는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를 이번 갤러리 현대에서 작품으로 펼쳐 보인다. 지난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에서 보여줬던 그의 작품들과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지향점을 보여준다. 토마스 사라세노에 대해 잠깐 소개하자면, 1973년 아르헨티나 투구만에서 출생한 그는 농업협동조합에서 일한 아버지가 공산주의자로 의심받아 가족 전체가 유럽으로 망명하게 된다. 그의 가족은 이탈리아 베니스 근처에서 살며 몇 백 년 된 집의 다락방에 가득한 거미를 보고 ‘과연 집의 진짜 주인이 누구일까?’ 상상했다고 한다. 이후 12살에 다시 아르헨티나로 이주하고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

통제받거나 혹은 통제하거나, 현실의 알고리즘 해킹하기 / Random International : Out of Control, 부산현대미술관 특별기획전 _exhibition review

오늘날 현실이 매우 허구적인 공정을 통해 우리에게 도착하고 있음은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텔레비젼과 인터넷을 통해 세상의 소식을 접하고 컴퓨터를 이용하여 메시 지를 송신한다. 텍스트와 이미지 너머로 상대방을 가늠해야 하며 심지어 자연적인 것조차 인 공의 체를 통해 다시금 매개한다. 따라서 누군가 현재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필연적으로 그것의 현재성 및 인공성 그리고 그 기저에 있는 기술과 매개 작용에 관한 서술이 필요하다. 어느새 우리는 기술에 의해 매개된 인공적 현재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기술 매체를 이용하여 현실을 매개할까? 현실은 어떠한 측면에서 기술에 의해 매개 되는가?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의 답은 결국 기술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에서 찾을 수 있..

나를 잠식해버린 가면 뒤의 현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닌 것은 아니다 – Show Me Your Selfie_exhibition review

2019년 7월 17일부터 10월 6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 [Show Me Your Selfie] 전에서는 고양과 베를린 두 도시가 협력하여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8인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엮었다. 행사 명 앞의 '영상 미디어아트 展'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영상작품이 전시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었다. 2013년 11월,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는 2013년을 대표하는 올해의 단어로 ‘셀피(selfie)’를 선정하였다. 우리에게 셀카로 더 익숙한 셀피라는 단어는 자가 촬영 사진, self-portrait의 줄임말로, 2000년대 초반부터 쓰이기 시작하였으나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당시에는 전년에 비해 사용 횟수가 17,00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기 때문에 대표성을 확..

결정된 승리 - 작가와의 감성추론게임 하비에르 마틴 개인전_exhibition review

이탈리아의 심리학자 가에타노 카니자(Geatano Kanizsa)는 1955년 흥미로운 이미지를 선보였다. 카니자의 삼각형(Kanizsa Triangle)이라고 불리는 이 이미지는 집게발 형태의, 마치 팩맨 같은 원형 도형의 배치를 통해 삼각형을 그려낸다. 여기에는 삼각형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3개의 선분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 꼭짓점을 감싸고 있는 팩맨 도형이 만들어낸 형상 없는 삼각형을 너무나도 명확히 인식 ‘해낸다.’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공백에 대하여 우리는 무언가를 만들어 그것을 채운다는 것이다. 이것은 멈출 수 없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연상 시스템이다. 해야 한다고 마음먹어야 진행되는 의지의 문제 이전이다. 무언가를 채우는 것, 형상을 만들고 의미를 만드는 ..

경계없는 세계로의 여정 : 《teamLab★Borderless》_ exhibition review

엡손 팀랩보더리스EPSON teamLab★Borderless チームラボ ボーダレス " 경계 없는 아트 속에 몸을 던져 신체를 통해 세계를 탐색하고, 타인과 함께 새로운 체험을 창조하다. 경계 없는 하나의 세계 - teamLab Borderless " 최근 국내 전시의 동향을 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어떠한 기준에 의해 분간되는 한계를 넘는다는 의미를 가진 '탈경계', 그것이 요즘의 이슈인가보다. 오늘날의 눈부신 기술발전에 더불어 다문화주의 그리고 글로벌리즘은 우리를 자연스럽게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게 하지만, 우리는 그것의 이면에 감춰진 경계를 알아채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전시들이 경계에 주목하는 것 역시 많은 작가들이 스스로 경계에 영향을 받기도 하며, 경계를 주목하고 있기 ..

디뮤지엄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포스트 로코코, 인스타그램 시대의 예술작품 _ exhibition review

인스타그램으로 디뮤지엄을 검색하면 466,384개의 게시물이, 국립현대미술관은 123,251개, 서울시립미술관은 82,390개, 이 둘을 다 합쳐도 디뮤지엄의 게시물 수가 훨씬 많다. 물론, 많은 게시물 수가 가치 있는 전시라는 뜻은 아니지만 디뮤지엄은 사람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시의 가치를 떠나서 관람자들은 디뮤지엄을 좋아한다. 관람자들은 디뮤지엄의 전시가 쉽고 재미 있다고 말한다. 직관적이라는 뜻이다. 관람자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전시는 창작자가 만든 의미와 철학을 추론하는 개념미술이다. 그것은 관람자에게 생각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렵다. 는 우리에게 보편적인 공감각을 불러일으키는 테마다. 로컬리티나 이념, 난해한 철학적 개념을 앞세운 테마와 다르다. 날씨는 우리에게 친숙하고 오감으로 느낄 ..

E.A.T. 끝나지 않은 실험 - 2부 _exhibition review

1부(http://aliceon.tistory.com/2975)에서 소개한 것처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했던 은 2000년 이후 E.A.T.의 활동을 다룬 두 번째 회고 전(展)이자 한국에서 E.A.T.를 소개한 첫번째 전시였다. 이번 전시에는 E.A.T.와 관련된 작품 33점과 아카이브 100점이 소개되었고,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 연계 강연과 렉처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왜 1960년대, 냉전의 시대에 E.A.T. 가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들의 가장 핵심적인 프로젝트였던 과 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했다. 2부에서는 각 작품의 맥락에 대해서 설명하기 보다 전시의 구성과 이 전시가 가지는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첫번째 섹션 ‘협업의..

Samson Young : Songs for Disaster Relief World tour _exhibition review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Samson Young : Songs for Disaster Relief World tour 지난 2월 9일부터 5월 6일까지 홍콩 M+파빌리온에서는 삼손영(Samson Young)의 월드투어 개인전 가 열렸다.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 홍콩관 작가였던 삼손영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홍콩에 대한 의문점을 설치, 드로잉, 퍼포먼스 등을 통해 표현하는 작가다. 특히 그는 자신을 ‘사운드 아티스트’라 소개하는데, 이는 사운드를 매체로 다루는 작품뿐만 아니라 자신의 작품 대부분의 주제가 사운드 자체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열린 이 개인전은 베니스비엔날레의 귀국보고전으로, 베니스비엔날레의 아르세날레(Arsenale)에 설치되어있던 그의 작품과 이후 M+에서 제작지원한 작품을 한 ..

E.A.T. 예술이 기술을 사유한 그 때를 논하다 - 1부 _exhibition review

미디어 아트라는 단어를 뜯어보면 새삼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미디어를 다루는 예술, 기술을 다루는 예술. 그런데 미디어라는 것은 화가가 사용하는 캔버스나 붓, 망치와 정으로부터 컴퓨터, 스크린, 각종 피지컬 컴퓨팅에 사용하는 센서까지, 그 모든것을 포괄한다고 이야기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기술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 기술, 무선 기술, 피지컬 컴퓨팅 기술 모두 IT라고 통칭하는 분야에 속한 기술이다. 동시에 사진을 찍는 기술, 유화를 그리는 기술, 조각을 만드는 기술 역시 기술이며 그들 도구를 만드는 것까지도, 나아가 인간이 어떠한 목적을 위하여 하는 행위 모두 기술의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안에서 ‘기술’은 결과물로서의 기술과 사용 방법과 노하우로서의 기술이 혼용되고 있지만 양 ..

<Otherly Space/Knowledge >: 감각과 지식 사이에 있는 것들_exhibition review

Otherly Space/Knowledge : 감각과 지식 사이에 있는 것들 지난 3월2일부터 25일까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는 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 스튜디오 2와 3, 문화창조원 로비, 볼트 공간 등에서 진행된 전시로, 미디어테크놀로지의 개입이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의식으로 확장되고 있는 오늘날의 현상을 다루었다. 데이터 세계와 동시다발적으로 연동되는 지금, 예술은 감각과 지식 사이의 또 다른, 제3의 공간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가? 피어스 바르네크+매튜 비더만, (2015) 가장 처음 만나는 작품은 사운드와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피어서 바르네크와 1990년부터 다양한 매체와 사회환경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매튜 비더만의 작품이다. 어두운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진동이 느껴지는 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