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국군기무사령부를 줄어 부르는 이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고도 지울 수 없는 어릴 적 트라우마처럼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왠지, 기무사 건물은 두텁고 높은 회색 담벼락으로 둘러쳐져있고, 누군가 들어가면 자신의 의지로 나올 수 없는 미로와 아무리 소리쳐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는 깊고 깊은 지하가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도심에 있지만, 마치 도심 속 성곽처럼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그리고 들어가는 것조차 원치 않을 장소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곳의 문이 활짝 열렸다. 여전히 그 음산한 기운과 회색빛 외벽에 둘러 싸여 있지만, 수많은 기괴한 이야기와 두려움을 묻어버린 채 우리의 발걸음을 막지 않는다. 사무소(SAMUSO:)에서 주최한 ‘플랫폼 2009’의 메인행사인 ‘플랫폼 인 기무사’전을 통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