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3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_exhibition review

1 마르셀 뒤샹은 체스를 좋아했다. 그의 작업은 당대 예술계를 향한 체크메이트였다. 그의 이후로, 물화되지 않은 작업착상을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예술가들이 등장했다. 혹은 작품의 관람 이상으로,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여겼던 예술가들도 있었다. 게임과 예술은 현실에서 벗어난 현실이라는 점에서는 닮았다. 게임을 하거나 예술작품을 경험하는 것은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문화의 범주에서 둘의 처우는 다르다. 예술은 여러 학문에 관계를 맺는 고급문화에 속하지만, 여전히 게임은 하위문화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 PC 보급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던 와중에 함께 쏟아져 나오던 컴퓨터 입문서에는 당시 유명하던 DOS 게임이 꼭 들어가 있었다. 게임은 컴퓨터와 친해지기 좋은 수단이었다. 게임의 그러..

컴퓨터그림, 상상할 수 있게된 개념을 보고…읽다._exhibition review

2006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2007년을 맞이하는 시기에 빗트폼갤러리에서 C.E.B. Reas와 김수정의 컴퓨터 그림들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렸다. 일종의 거부감을 자아내는 기계의 냄새를 풍기는 대신, 서정속에 역동성과 에너지를 담고 있는 이미지 하나하나에 머물면서 흥미진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올 것이 왔다! 프로세싱으로 만든 컴퓨터 그림 “새로운 상상력은, 곧 알고리즘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기구를 이용해 그림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은, 오늘날 의식을 그림으로 보는 것, 곧 미학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 『피상성 예찬』 중에서 - 전시를 보는 내내 나의 뇌리에는 빌렘 플루서라는 시대를 앞서간 한 디지털 사상가의 예언과..

김수정_아날로그analog의 디지털digital적 재현, 그리고 인터렉션interaction._Interview

시각디자인과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과정을 거쳤고, 유학생활을 통해 인터렉션 작업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업에 인터렉션interaction을 가미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인쇄매체보다는 영상이 좋아 전공을 그것으로 잡았습니다. 3, 4학년 때 CF 감독의 꿈을 가졌었고 석사 때에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었지만 그 필드와 연결되는 수업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신 처음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접하게 되었죠. 지금이야 다들 컴퓨터 장비들을 사용하지만 당시에는 모든 것을 손으로 하던 시절이었죠. 새롭게 컴퓨터 장비들이 등장했고, 다들 개인적으로 자신의 장비를 꾸리고 공부했죠. 그러다가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란 용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기계를 작동시킨다거나 필요한 정보 빠르게 얻을 때 사용하는 하나의 창...

interview/Artist 2006.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