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는 과거의 미디어를 흡수하고 통합하여 새로운 메타 미디어로서 과거의 미디어를 재매개한다. 다분히 새로운 미디어처럼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분해해보면 과거 우리가 사용해왔던 몇몇 미디어들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재매개, 즉, 흡수와 통합은 미디어의 근본적 성질이 디지털로 바뀌면서 가속화된다. 디지털은 0과 1, 두 숫자들의 집합으로 우리 세계를 코딩한다. 따라서 물리적 근거를 지닌 과거의 것들은 지시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추상적 기호 덩어리로 변환된다. 우리는 이로부터 매우 기능적이고도 편리한 쾌적한 미디어를 마주하게 되었다. 시간을 필요로 하는 혹은 공간적 한계에 묶여있던 미디어는 이로부터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진입한다. 독일 출신의 작가인 아람 바르톨(Aram 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