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어드 5

비트(bit)는 형태(form)를 만들 수 있을까? _aliceview

2005년 9월. 의류회사인 (주) 한섬의 투자를 받아 국내에 들어온 '비트폼(bitforms) 갤러리 서울'이 2007년 11월 전시를 마지막으로 2년여간의 활동들을 뒤로한채 사라진다. 비트폼 갤러리는 그동안 국 내외의 참신한 뉴 미디어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그들의 작품이 지닌 시장적 가치를 발견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최첨단의 디지털 미디어 예술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고자 시도했던 비트폼 갤러리가 지난 시간동안 남긴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국내에서는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예술 작품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IT 관련 최첨단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국내의 상황과 맞물려 호기심어린 시도부터 시작하여 과학과 예술의 연결성을 제시하며 구체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전시까지 다양한 형태..

review/Aliceview 2007.12.06 (3)

거세된 센소리엄의 부활 <Urban Sensorium>展 _exhibition review

나는 서울에 살고 있다. 여기서 나서 자랐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 서울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도시이고,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큰 도시이다. 도시는 내가 머물고 살아가는 삶의 공간 그 자체이지만, 워낙 익숙해져 버린 탓에 도시에 대한 깊은 사색은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내가 살고 있는 공간, 내 집만큼이나 익숙해져버린 삶의 공간으로서 도시는 알게 모르게 이미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어반 센소리엄'은 이렇듯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공간인 도시에 관한 전시이다. 하지만 '도시에 관한 전시'란 표현은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이 전시를 설명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맥락에서의 접근과 논의가 가능한 도시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온갖 기술미디어로 구..

바람과 시간의 풍경 – 김태은 개인전 _exhibition review

거대한 바람의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반복되는 빛과 어두움. 전시장 중앙에 놓인 나무 탁자 위에서는 크고 작은 프로펠러가 제각기 돌아가고, 그 앞에 설치된 트리아드 빌딩 모형은 조각 조각 바람에 따라 흔들린다. 두 대의 카메라는 그 모습을 열심히 쫓아 전시장 벽면에 쏘아 보내고, 두 개의 시선에 잡힌 이미지는 바람과 시간의 순간성에 따라 끊임없이 변형된다. 미디어 작가이자 영화감독,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폭넓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김태은의 3번째 개인전이 청담동 트리아드 갤러리에서 열렸다. 2000년 전, 2003년 전 이후 3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란 주제를 내세워 ‘이중적이고 상대적인 두 물질 사이의 역학관계’를 풀어내고자 한다. 바람과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자연의 법칙. 유사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

인터랙티브 작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_exhibition review

당신을 기다려왔습니다! 무척이나 달콤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 제목이다. 과연 이 전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다. 관객을 고려하지 않는 예술이 어디 있겠냐 마는, 미디어 아트에서 관객은 작품을 완성시키고 진행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관객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전시는 파프리카 연구센터 출신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최근에 작업한 인터랙티브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고,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이 맺는 새로운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관객들은 과연 무엇을 경험하고 얻어갈 수 있을까? 미디어 아트에서 작품의 존재 방식은 변화했고 예술가의 역할 또한 달라졌다. 미디어 아트 는 표현적이거나 장식적인 것뿐만 아니라 구성적인 것이..

illusion in Blue_Marco Foltran, 이완섭, 이규만 단체전_exhibition review

이미지, 문턱에서 변하다 전혜현(홍대 예술학) a. 현재로서는 신생아트에 속하는 뉴-미디어아트를 전통 미술사의 맥락에서 보아야 할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한창 갑론을박하던 때가 있었다.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기는 하나, 아무튼 당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강력한 반론이 요목조목 제기되었고, 그 강권에 밀려 술잔만 꼼지락거리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도 내심 수긍하지 못하고 맴도는 말이 있었으니... 새 술이라 해도 그것 역시 술이요, 새 부대 또한 부대다. 진화의 일부이기는 매한가지다. 그런데 묵혀두었던 그 비굴을 간만에 달랬다. 트리아드 뉴-미디어갤러리의 전시 illusion in Blue는 그간의 찜찜함을 이미지 하나로 단박에 날려 버렸다. 진정 예술이 없다면 세상이 얼마나 벅벅거릴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