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 입, 코, 성대, 인두, 목젖, 혀, 입술, 등 신체의 기관을 이용해 소리를 만들고 다양한 음역과 발음을 꽤나 복잡하게 발성하는 목소리는 전 우주에서 유일하게 지구에서만 내고 들을 수 있는 소리라는 점에서 어쩌면 굉장히 존재론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사람의 성별과 나이는 물론이고 키와 몸무게까지 추론할 수 있는 목소리는 정체성을 나타내는 요소로써 큰 상징을 내포한다. 올 해 어느날, 한 정치인이 목소리를 바꾸고 나타난 일을 떠올려보자. 그가 새로이 개발한 목소리를 외치자 여기저기서 떠들썩한 말들이 오갔다. 한 목소리의 변화를 둘러싼 이 술렁임에 있어서, 우리는 목소리의 변주를 일련의 변화의 상징으로 이해하며, 목소리란 비단 몸에서 나와 말을 전달하는 소리가 아닌 우리가 동원하고자 하는 감정과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