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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달콤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 제목이다. 과연 이 전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다. 관객을 고려하지 않는 예술이 어디 있겠냐 마는, 미디어 아트에서 관객은 작품을 완성시키고 진행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관객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전시는 파프리카 연구센터 출신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최근에 작업한 인터랙티브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고,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이 맺는 새로운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관객들은 과연 무엇을 경험하고 얻어갈 수 있을까?
미디어 아트에서 작품의 존재 방식은 변화했고 예술가의 역할 또한 달라졌다. 미디어 아트 는 표현적이거나 장식적인 것뿐만 아니라 구성적인 것이 되었고, 예술가는 창조적 시스템을 설계하는 자, 즉 작업의 초안자 또는 작업의 맥락을 규정하는 자가 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작품을 경험하는 방식 또한 변화시켰는데, 관객은 완성태로 존재하는 작품 속에서 작가가 담아놓은 메시지와 맥락을 파악해 내려고 애쓰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 관객들은 작품과 맺는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감각적 경험이나 정서적 교류, 혹은 작품을 매개로 다른 관객과 맺는 관계나 상호작용을 통해 작품을 경험하고 있다.
미디어 아트는 이러한 관계 맺음과 상호작용의 전략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인터랙티브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빈번히 사용되고 있고, 미디어 아트를 만드는 작가들은 스스로를 예술가라는 말 대신 디자이너 혹은 설계자(designer)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미디어 장치들을 매개로 사람들 사이에 맺게 되는 새로운 관계와 교류를 화두로 한 이번 전시는 이와 같이 예술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의 역할과 관계변화에 다시 한번 주목하도록 한다.
그런데 전시는 관객이 주인공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관객들은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작품을 즐기고 이끌어가는 것을 낯설어하고 있지는 않은가? 작품과 전시는 관객을 기다리고 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경우도 많고 오히려 미디어 아트는 어렵다는 말만을 남기며 외면하는 경우가 많음을 상기해 보면 그렇다.

미디어 아트는 어렵다?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미디어 아트 작품 앞에서 관객들은 ‘어렵다’라는 말로 일종의 거부 의사를 밝히곤 한다. 이러한 반응은 무엇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아직까지도 관객들은 미디어 아트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익숙지 않은 데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미디어아트는 그냥 즐기면 된다고 한다. 혹자는 미디어 아트야 말로 사회와의 관계에 집중할 것과 날카로운 비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제안한다. 어떤 경우 전시장은 시각기호대신 알 수 없는 기계장치나 읽다 지쳐버릴 만큼의 텍스트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미디어 아트 전시장으로 향하는 관객의 마음은 참으로 혼란스럽고 막막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은 사람들의 입에서 미디어 아트는 어렵다는 말이 나오게 하는 수많은 이유들 가운데 분명 중요한 한가지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어려운 예술과 쉬운 예술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미디어 아트 작품과 전시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정말 재미있게 참여하고 즐기면 되는 작업인지, 심각한 고민과 관찰에 동참해야 하는 작품인지, 기술미디어의 속성과 가능성을 흥미롭게 지켜보아야 할 것인지.





인터랙티브 작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앞서 이야기 했던 미디어 아트 작품을 대할 때 몰려드는 혼란스러움에서 관객을 도와주는 한가지 표시는 작품들 앞에 놓인 캡션이 아닐까 싶다. 작품 캡션에는 한가지 행동방침을 주는 표시가 주어져 있다. 바로 ‘인터랙티브’란 말이다. 관객들은 인터랙티브 작업이라는 말에 ‘아! 뭔가 해야 하는 작품이구나’ 하는 정보를 갖고 무언가를 실행할 마음을 먹게 된다. 간혹 모든 미디어 아트 작업이 인터랙티브 작업인줄 오인하여 불필요한 접촉으로 작품을 파손시키는 일도 벌어지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곧이어 관객들은 인터렉티브 작업 앞에서 또 다른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번에는 도대체 참여는 어떻게 해야 하며, 또 누구와 인터랙티브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하는 또 물음을 갖게 된다. 이 ‘인터랙티브’란 말이 참으로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 어떤 인터랙티브 작품은 관객의 조작으로 완성되는 이미지나 이야기가 감정적 정서적 감흥을 완성시키기도 하고, 또 다른 경우는 관객의 온몸을 움직이는 신체의 개입을 통해 감각을 활성화하는 구조이기도 하고, 혹은 작품은 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결과물을 축적하고 연결하여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구조이기도 하고… 이렇게 수없이 다양한 상호작용의 전략은 그것을 통해 전달하고 완성해내려는 내용과 메시지와 직접적으로 연결이 된다. 따라서 관객들은 이렇게 다양한 상호작용의 전략들 속에서 적절한 감상법을 파악해야만 어렵지 않은 미디어 전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이것은 다양한 미디어 아트 전시를 보면서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파악될 것이다. 단! 이것은 익숙해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어렵고 힘든 노동은 아닐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전시는 관객들에게 상당히 분명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작품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부디 오셔서 재미있게 참여하고, 작품 안에 등장하는 나의 모습, 곧 내가 주인공이 되는 작품을 완성해 보세요!
예를 들어 <Remote>와 <Flibbook>과 같은 작업에서는 관객들의 조작이나 그림그리기로 작품이 구성된다. <Remote>의 경우 전세계에 설치 웹캡으로 통해 전송된 이미지와 그와 결합된 이미지들을 소리를 선택하면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낸다. <Remote>는 관객들이 관객이 그린 낙서나 그림이 애니메이션으로 전화시켜주는 장치를 통해 스스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만들고 다른 관객들과 공유하도록 한다. <After Part>와 <We are the time, We are the Famous>와 같은 작업은 이미지에 관객 스스로의 모습을 등장시켜 동영상을 구상을 구성하고, 자신의 모습을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하게 만든다. 특히 <We are the time, …> 과 같은 작품은 디지털 이미지 벽 위에 관객의 모습이 파편화된 모습들로 포착되어 펼쳐진다. 서로다른 시간을 축으로 분절되고 반복되어 있기는 하지만 온전히 ‘나의 모습’만으로 구성된 이미지가 보여주는 새로운 동영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같은 작품들에서 관객은 디지털 미디어가 도와주는 재미난 방식을 통해서만 가능한 재미난 창작활동을 경험해보고 또 다른 관객은 어떤 또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보았는지 공유해보면 그만이다. 그 과정에서 미디어가 도와준 부분과 작가가 도모하고자 한 발상과 기획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혹은 디지털 매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효과들을 통해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간과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이미지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감각을 즐겨보면 그만이다. 이것이 모든 미디어 아트 작품 혹은 모든 상호작용적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통하지는 않을 수 있다. 이 전시는 그렇다는 것이다. 이번 경우에는 그저 재미있게 그림도 그려보고 소리도 조합해보고 새로운 방식의 동영상에 포착된 나의 모습을 만나보자는 것. 이러한 과정이 재미있게 생각된다면 이 전시의 주인공이 되어볼 것을 권해본다. 만약 그렇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그저 시시한 경험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글.이주연 (앨리스온 에디터 violet@aliceon.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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