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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VOID (팀 보이드)는 배준혁, 송준봉으로 구성된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독자적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예술 콘텐츠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등을 통해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팀 보이드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한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경험에 도전합니다. 앨리스온은 지난 2011년, 새롭게 활동하는 작가들 중 주목할 만한 작가를 다루는 코너 'Emerging artist'를 통해 팀 보이드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조금은 달라진 팀 보이드를 다시 만나보았습니다.



AliceOn. 먼저 팀 보이드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배재혁 : 팀 보이드는 배재혁과 송준봉 저희 두 사람이 함께하고있는 미디어 아트 그룹입니다. 초기에 함께 활동했던 두 멤버(유동휘, 민찬욱)는 개인적인 공부를 위해 잠시 쉬고 있습니다. 저희가 현재 주로 하고 있는 작업은 키네틱 아트 작업이고요, 그 외에도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들이다보니 기술 베이스가 강한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AliceOn. 팀 보이드(teamVOID)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배재혁 : 문자 그대로 보자면, 저희가 프로그래밍 베이스로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빈 공간을 선언해서 이런 공간에 명령을 주겠다’라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VOID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였습니다. 의미상으로는 저희가 팀 작업을 처음 시작 했을 때 미술을 전공한 친구들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채워 나갈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겠냐는 것에서 출발해 ‘빈공간’이라는 뜻을 지닌 VOID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것들을 채워나가면서 작업을 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도 있고요.


AliceOn. 팀 보이드 내에서 각자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배재혁 : 작업을 할 때 특별히 역할을 구분 짓거나 하진 않아요. 한 사람이 한 프로젝트를 맡아서 할 수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팀 보이드가 팀 작업을 하면서도 멤버 개개인이 스스로 각자의 작업도 할 수 있는 스튜디오 형태로 운영, 지속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작업을 할 때, 특별히 누구는 프로그래밍, 누구는 설계, 이런식으로 개별 역할을 나누어 진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아무래도 조금씩 특화된 부분은 있죠. 준봉씨 같은 경우는 기계 쪽 공부를 많이 하다보니까 설계에 특화되어 있고, 동휘씨는 기획, 찬욱씨의 경우에는 전기 쪽, 그리고 저는 미술을 제일 오래 공부하다보니 작업의 컨셉이나 주제(thesis)를 잡는 쪽으로 특화되있는 것 같아요.


AliceOn. 그럼 팀 작업을 하실 때 어떠한 형태로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되나요?

송준봉 : 둘이 작업할 때엔 누가 주가 되고 누가 서포트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명확히 일을 분배한다기 보다는 상황에 맞춰서 역할을 분배하고 일의 균형을 맞추는 편입니다. 

배재혁 : 팀 작업에서 일을 너무 정확하게 구분해서 일을 하게되면, 한 사람이 일이 생기는 경우 더 이상 작업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한사람이 빠지더라도 다른 한사람이 그 일을 이어서 연속적으로 진행 하는 것이 가능하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좀 유동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편입니다.

송준봉 : 저희 둘이 꽤 오랫동안 작업을 많이 해와서 그런지 재혁씨가 설계한 프로그래밍이더라도 봤을 때, 마치 내가 프로그램을 설계한 것처럼 이어서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해요. 이제는 서로의 스타일을 다 알아서 그런 것들이 어렵다고 느껴지거나 하진 않습니다.

배재혁 : 오히려 컨셉을 잡거나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 편입니다. 막상 일을 분배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저희가 사이가 좋아보이는데 컨셉을 정할 때는 대화가 정말 싸움 직전까지 가기도 합니다. (웃음)


변화 (CHANGE)

AliceOn. 팀 보이드는 시스템적 성격이 강한 그룹이라기보다는 공동체로서의 느낌이 듭니다. 개개인의 확실한 방향성과 이해, 그리고 공유가 중요할 것 같은데 현재의 팀 보이드 두 분의 각자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배재혁: 제가 원래 관심이 있었고, 계속 지속해왔던 분야는 시스템 아트(systemic art)입니다. 제가 어떠한 하나의 시스템을 설계하고, 그러한 시스템들이 결과물들로 보여질 수도 있거나, 아니면 룰 자체를 만들어서 제가 만든 시스템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그런 작업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솔 르윗(Sol Lewitt)이거든요. 그러한 작업들을 좀 더 미디어를 이용해 실체화 시켜보고자 하는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송준봉 : 저같은 경우는 대학부터 석사, 박사까지 기계 공학을 전공한 완전한 공학도 출신이다보니 작업을 할 때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많이 집착하는 편입니다. 특히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미디어 작업, 특히 키네틱 작업은 당연히 망가진다’ 라는 말이예요. 그래서 우리의 작품은 절대로 망가지지 않게 하는데에 힘을 많이 쏟는 편입니다. ‘어떻게 하면 1년 내내 돌려도 아무 문제 없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해요.

배재혁 : 준봉씨는 그렇게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지만, 설계 자체도 아름답게 하려고 노력해요. 공학적 미학, 기계 미학, 이런 코드죠. 그래서 준봉씨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작업의 전면보다 후면에서 봤을 때의 아름다움인 것 같아요.  


AliceOn. 이해가 갑니다. 애플 제품 분해해 보았을 때 드러나는 기판의 잘 정리되고 절제된 레이아웃과 배치를 보고 느끼는 아름다움과 같은 맥락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팀 보이드의 변화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전에 앨리스온과 인터뷰했던 것이 벌써 5년 전인데요. 5년 전과 지금의 팀 보이드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어떤 지점일까요?

배재혁 : 5년 전의 작업 (초기 작업)들을 살펴보면 당시에는 인터랙션 작업들, 그리고 스크린 베이스의 작업을 많이 했었습니다. 프로그래밍 기반의 시각적인 작업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반면 최근의 것들을 살펴보면 피지컬한 작업들이 많아요. 키네틱 작업들이 훨씬 많이 눈에 띄고요. 심지어 이제는 로봇을 이용한 작업들을 하고 있으니 큰 변화가 있는 셈이네요. 


<Robot in the mirror> teamVOID, Robot Perfarmance, O-Creative, 2015


AliceOn. 준봉씨의 영향으로 봐도 될까요?

배재혁 : 물론 그것도 있고요(웃음). 일단 제가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결과적으로는 인터랙션 작업에서 피지컬한 작업들로 넘어오게 됐는데, 물론 인터랙션 작업에 관심이 없거나 싫은 것은 아니예요. 사실 너무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송준봉 : 최근 작업들에는 인터랙션이라는 요소가 들어간 작업이 많지 않아요. 저희가 최근 작업에 왠만하면 인터랙션 요소를 넣지 않는 근간에는 이게 정말 필요한 인터랙션 인가라는 고민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배재혁 : 예전에 읽었었던 글 중에 이런 글이 있었어요. ‘인터랙션 작업을 하는데 있어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되는 것은 기술적인 것들이 아닌 얼마나 제약을 둘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제약이 제일 중요하다.’ 제약 조건을 걸어 관객이 작가가 원하는 인터랙션을 할 수 있게 하거나, 혹은 제약을 없애 관객들이 자유로운 인터랙션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제약을 작가가 얼마나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최근들어, 작업에 인터랙션을 넣게되면 해석의 폭이 제한되는 한계지점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초기에는 인터랙션을 넣어야지 작품이 다양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 했었는데, 오히려 인터랙션을 배제하니까 작업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차라리 아예 제약을 없애고 인터랙션을 없애면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더 넓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것이 저희의 결론이였습니다 앞으로의 작업은 지금하는 작업들처럼 피지컬한 작업들을 주로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현재 팀 보이드의 컬러라고 생각하고 작업들을 이어가고 있고요.


AliceOn. 이제 팀 보이드의 작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보여주시고 싶은 작업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배재혁 : <Light Printer>라는 작품은 공개된 적이 없었던 작품입니다. 친구 집 지하실에서 저희끼리 즐겁게 만들었다가 조용히 사라진 아쉬운 작업이예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까 말했던 인터랙션 요소가 담겨있는 작업들에서 피지컬한 작업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의 브릿지 같은 작품인 것 같아요. 당시에 저희는 ‘기계가 추상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보여주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문장에서 출발했어요. AI가 아닌 AE(Artificial Emotion)을 보여주자라는 얘기도 있었고요. 컴퓨터 인상파라고 표현하면 될까요? 이 작업에서는 외부와의 인터랙션이라는 요소가 완전히 배제 되었습니다.


<Light Printer>, teamVOID, media installation, 2011


송준봉 : 실제 작동원리는 단순한 편입니다. 실제로 빛을 내는 기계에 이미지를 입력해서 때때로 변화하는 빛을 다시한번 카메라로 촬영해서 그것을 트랙킹해 다시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구조인데요. 아무 이미지나 넣었을 때 나오는 결과물이 궁금했어요. 굉장히 간단한 구조로 되어있지만 나오는 결과는 굉장히 신기한 그런 것이요. 기계적인 과정을 거치고 필터링 후 다시 한번 기계가 그림을 그리는 그런 작업입니다. 사실 기계에 이미지를 넣으면 순간적으로 픽셀라이징을 하잖아요. 그러한 과정이 딱 한순간에 끝나는 게 아닌, 빛이 바뀌고, 그 빛을 다시 쏘고 하는 과정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AliceOn. 그럼 다양한 이미지를 넣었을 때 예측을 벗어난 이미지들이 있었나요?

송준봉 : 흑백이미지 같은 경우에 예측을 굉장히 벗어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흑백이미지의 경우 우리 눈에는 흰색과 검은색 두 가지로 보이지만, 기계적인 이미지에서는 디테일한 그레이 스틸로 나오는 경우가 있었어요. 기계의 현재 위치, 카메라의 현재 각도 등으로 변화하는 빛이 생각했던 것과는 굉장히 달랐어요. 우리의 해석과 기계적 해석이 전혀 달랐던 것이죠.

배재혁 : 지금 생각해보면 그 영상을 잘 찍어서 보관하지 않았던 게 아쉬워요. 그 당시에 저희가 제일 부족했던 게 그런 스킬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팀 보이드죠.(웃음) 하지만 그 당시 제일 좋았던 건 그냥 작업 과정 자체를 즐겼다는 사실이었어요. 요즘엔 작업을 하면 그 작업을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는데, 당시에는 그런 것 없이 굉장히 순수하게 즐겼던 것 같아요.


모듈화 (MODULARIY)

AliceOn. 팀 보이드하면 <Light Wave>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각각의 모듈이 회전하면서 빛의 세기가 거리감으로 인식되는 작업이죠? 물리적으로 실제로 깊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닌데 물리적 구조물의 운동을 통해 깊이감을 부여한다는 점, 실제 구조상 굉장히 평면적인 작업이지만 조도의 변화를 이용해 깊이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작업인 것 같아요. 


<Light Wave>, teamVOID, media installation, 2014


배재혁 : 이 작품은 말씀하신 것처럼 빛의 세기에 따라서 깊이감이 부여되는 작업이고, 또한 보는 거리에 따른 깊이감의 차이도 존재하는 작업입니다. 가까이 오면 평면이지만 어느 지점부터는 공간감과 깊이감이 생깁니다. 이 작업을 통해 저희가 주고싶었던 변용에 대한 가능성과 그 확신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에게 이 작업이 주는 의미중에 또 다른 한가지는 (어떻게보면 준봉씨의 영향이 큰 것일 수도 있지만) 모듈화된 작업에 대한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작업을 시작할 때 ‘왜 한국에서는 모듈 형태의 작업을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해보자!’ 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작업을 할 때 그 이유를 알게 됐죠. 왜 안하는지. 그건 너무 힘들어서…(웃음) 저희는 모듈화 작업이 쉬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작품을 모듈화 형태로 진행해보니 손이 너무 많이 가더라고요. 저희가 언젠가 이 작업을 하면서 몇 번이나 납땜을 했는지 세어봤어요. 3만번인가? 조그만 공간에서 앉아서 3만번을 납땜을 했더라고요.


AliceOn. 모듈화 작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각각의 모듈이 독립적으로 존재 하는게 더 간편한 작업인가요? 그리고 묘듈화 작업을 추구하신다면 그 장점이나 이유는 어떤 것인가요?

송준봉 : 이 작업을 모듈화하지 않고 스케일에 맞춰서 통으로 작업을 하면 오히려 더 쉬울 수도 있어요. 모듈화를 하면 사이즈를 자유자재로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하나가 독립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손은 많이 가는 편입니다. 커넥터나 그런 부품 하나하나 신중하게 생각해야되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재밌는 것 같아요. 하나의 모듈을 잘 만들면 몇백개가 되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딱 보였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쾌감을 느꼈습니다.

배재혁 : 나중에는 막 적당히 하라고 싸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만약 LED색을 바뀌게 하고싶다라고 생각하고 모듈에 적용을 하면 같은 작업을 250개를 반복 작업을 해야 합니다. 하나씩 하나씩. 저는 그게 너무 힘들어서 이 작업을 하고 다시는 이런 작업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작업은 이 작품의 확장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웃음) 저희가 다른 작업들도 많이 해봤는데 이 작업이 완성했을 때 제일 뿌듯했고,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사람들도 많이 좋아해 주셨고요.


형태 (FORM)

AliceOn. <Light Wave>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 <P-LUNA>인 것 같습니다. 움직임과 빛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연결되는 것 같아요.

배재혁 : <P-LUNA>는 말씀하신 것처럼 <Light Wave>에서 많은 것들을 가져왔던 것 같아요. <Light Wave>가 평면에서 공간을 보여주는 작업이였다면, <P-LUNA>는 반대로 공간을 이용해 평면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 작업에서는 내러티브 적인 면과 정적인 느낌을 넣고 싶었습니다. <Light Wave>는 굉장히 역동적이여서 서정적인 것을 느낄 겨를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달이 가진 이미지나 감흥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고요. 달에 대한 리서치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달을 최초의 디스플레이라고 했던 백남준의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들로 이 작품을 통해 디스플레이 개념 자체를 다시한번 생각하고 싶었어요. 과연 달을 디스플레이로 보는 이유는 결국 변화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속도가 굉장히 느리지만 결국은 하늘 위에서 계속 변하고 있는 이미지잖아요.


<P-LUNA>teamVOID, media installation, 2015


송준봉 : 이번에는 모듈화가 아닌 형태 자체에 주목해보고자 했던 작업입니다. 달은 그 형태의 이미지가 계속 변화하고 있지만 사실 실제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는 눈으로 봐서는 알 수 없잖아요. 그 변화를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공전, 자전등으로 이야기 하기보다는 이렇게 하나 하나의 픽셀이 움직이면서, 그것이 전체를 만드는 형태. 그게 실제로 우리가 보는 달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어요.


AliceOn. 우리가 자연현상으로 바라보는 자연물들-이미지를 출력하는 객체로서 보았을 때 올드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이 실제로 알고보면 그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기계적, 인공적 프로세스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도 들리네요. 그러고 보니 이 작품 후면에서는 아까 말씀하셨던 준봉씨의 기계 미학 같은게 보이는 것 같아요. 뒤에서 바라보는 작업도 굉장히 아름다운 것 같아요.

배재혁 : 저는 작업의 형태가 아니라 내러티브적인 요소를 충분히 생각했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컸어요. 작업을 할 때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부족하기도 했고요. 작업 포맷 자체는 좋았으나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로봇 (ROBOT)

AliceOn. 최근 1년 동안은 주로 로봇 작업들을 선 보인 것 같습니다. 주로 인간의 ‘팔’ 형태의 로봇을 많이 사용 하신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배재혁 : 로봇 작업은 저희가 항상 하고 싶어했던 작업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너무 고가이다보니 개인적으로 구입해서 작업을 진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사와의 협업이라는 좋은 기회가 찾아와 로봇 작업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젠틀몬스터가 1년 동안 작가와의 협업에 대한 컨셉 자체를 ‘로봇’으로 잡았고요. 그래서 로봇을 8대 구입을 해서 프랑스와 국내에서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팔’ 형태의 로봇을 선택한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저희가 작업에 사용하는 로봇 팔은 실제로 공장에서 공정에 쓰이는 기계입니다. 고로 공장에서 단순 노동을 하는 존재라는 로봇팔 자체가 지닌 캐릭터가 있습니다. 저희가 로봇을 사용한 연극을 많이 한 것은, 연극을 구성할 때 그 캐릭터가 가지는 특성을 그대로 부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어요. 두 번째 이유는 저희가 주로 사용하는 ‘팔’형태의 로봇이 로봇들 중에 굉장히 안정적인 편이기 때문입니다. 로봇을 이용한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어떻게 안정성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것인데요. 그러한 부분에서도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한국에선 별로 사용하진 않지만 유럽에서는 이러한 로봇팔을 이용한 작업들이 굉장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국내에서도 한번 시도해보자라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The Malfunction> teamVOID + GentleMonster, Robot Performance, 2015


AliceOn. ‘로봇 퍼포먼스(로봇 연극)’라는 장르가 굉장히 생소한 장르이기도 한데요. 이러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배재혁 : 일단 로봇 연극의 장점은 24시간 똑같은 퀄리티로 똑같은 연극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저희가 로봇으로 작업을 할 때 연극이란 포맷을 선택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같아요. 


AliceOn. 팀 보이드의 로봇 연극을 보다보면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적인 요소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The Malfunction> 작업을 볼 때, 저는 영화 토이스토리가 생각났거든요.

배재혁 : 로봇 연극은 실제로 보면 굉장히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바로 그 점을 강조해서 연극을 꾸며본 작업이 <The Malfunction>입니다. 우선 표현 지점에 있어 사람들이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로봇 연극을 볼 때 마치 3D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림자가 전혀 생기지 않는 라이팅을 설계했고, 인테리어 자체도 가상공간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중간에 볼 수 있는 슬로우 모션 같은 영화적 기법도 바로 그러한 이유로 사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작업을 통해 기계의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나 소설 같은데서보면 기계가 사람이 예측하지 못하는 행위를 했을 때 비로소 그 기계의 자아에 대한 의심을 하잖아요. 기계가 어떠한 입력값 이외의 행동-오류-을 했을 때가 기계 스스로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작품명도 <The Malfunction>이라고 지었고요. 그러한 스토리에서 확장을 시켜 작업 한 것이 바로 <Robot in the mirror>입니다.


AliceOn. 방송에서 선보였던 작품 말씀하시는 거죠?

배재혁 : 네 맞습니다. 굉장히 부끄러웠어요. (웃음) 방송에 나가는 것은 굉장히 재밌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더라고요. 그 덕분에 또 로봇 관련 일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송준봉 : 오른쪽 로봇이 본체, 왼쪽 로봇이 반영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Robot in the mirror>는 처음에 동물의 ‘거울 실험’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습니다. 동물이 거울보고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면 자의식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저희는 ‘과연 로봇이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로봇도 거울을 보고 ‘아 이게 나구나!’라는 인식을 할 수 있다면 로봇으로 대변되는 기계들이 자의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의식을 갖는 포인트를 기계가 오작동을 하는 지점에서 찾아내고자 했고, 그 이야기를 조금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했습니다.


AliceOn.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부터 최근의 로봇 작업까지 살펴보았는데요. 앞으로의 팀 보이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배재혁 : 올해 준비하고 있는 작업은 <Light Wave>의 확장으로, 좀 더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방향성을 줄 수 있는 시리즈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형태나 색을 좀 더 강조한 작업들을 구상하고 있어요. 이 작품들을 통해서 저희가 계속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전시는 아마 내년 쯤 하게 될 것 같네요. 앞으로 전시를 좀 더 많이 할 예정입니다. 


AliceOn. 마지막으로 질문드리고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팀 보이드에게 예술(ART)이란 무엇일까요? 팀 보이드가 바라보는 지향점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재혁 : 아.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저는 작가의 노동력, 에너지, 아우라라고도 부르는 것들이 작업에서 느껴질 때 비로소 작품(Artwork)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어떠한 내용을 담고 어떠한 포맷으로 어떠한 사람들에게 보여질 지는 굉장히 다양해서 한가지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그 지점이 바로 예술(ART)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사실 개인적인 환경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께서 도예를 하시는데 그 작품들을 보면 완성된 형태는 굉장히 심플하지만 그것을 만드는 과정은 심플하지 않잖아요. 그곳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노동력을 어렸을 때부터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지점이 미디어 작업에서도 느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저는 미디어 작업에서도 어렵지만 충분히 반영할 방법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머릿속에 있는 저의 에너지를 작품에 완벽히 쏟아붓는게 힘들긴 하지만, 준봉씨가 그런 부분들을 많이 메꿔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송준봉 : 저는 사실 아직은 명확히 답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다만 개인적으로 작업을 내놓으면서 그것을 하나의 완성된 상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만약 이 작업을 누군가에게 줬을 때, 그 사람이 항상 제가 전달하고자 한 이야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품이 영원히 변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요. 흔히 잘 만든 제품을 봤을 때 ‘아 이거 예술이네’라는 얘기를 하듯이 내가 만든 작업을 누군가가 보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완성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완성된 형태에서 느껴질 수 있는 완벽한 기계의 미학. 그런것들이 저한테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배재혁 : 형이 추구하는 것이 보여지는 실체, 상품이 작품처럼 보이는, 또는 반대로 작품 자체가 상품처럼 보이는 것이라면 저는 작업의 과정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팀 보이드에는 이 두 가지가 밸런스가 공존하는 것 같아요. 작업의 완성도는 형 덕분에 올라가고, 작업이 가져야하는 프로세스 자체는 제가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이러한 밸런스가 바로 팀 보이드의 예술(ART)이 아닐까 싶습니다.


AliceOn. 오랜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팀 보이드의 멋진 작업 기대하겠습니다.


* 2011년도에 진행했던 인터뷰는 아래 링크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emerging artist: 일상과 기술의 탐구 team void_interview


팀 보이드의 다른 작품들은 웹페이지에서 감상 하실 수 있습니다. 

artist's Page : teamvoid.net

인터뷰 진행 및 정리. 김경원 [앨리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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