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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YCAM 남쪽의 온천 동네, 유다온센湯田에는 흰색과 옥색의 초롱불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YCAM이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아트센터라는 특수한 공간이 아닌, 일상의 공간 속으로 찾아간 현장이다. 5주년을 맞아 YCAM은 올 초부터 여러 기념 전시와 이벤트들을 열어왔는데, 그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유다 아트 프로젝트YUDA ART PROJECT’를 지난 11월 21일에 오픈했다.  ‘유다 아트 프로젝트’는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작하여 선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야마구치라는 주변의 동네와 보다 친근하고 밀접한 관계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YCAM의 노력이 녹아 있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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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온센은 15세기경 다리를 다친 흰 여우가 야마구치에 있는 절을 찾아와 다리가 나을 때까지 정기적으로 찾아와 머물다 간 자리에서 온천이 발견되면서 온천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걸어서 40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는 중심도로 주변에 료칸과 온천들이 자리잡고 있다. 전형적인 일본 시골의 거리거리에 미디어 아트 작품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고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유다 아트 프로젝트’에 참가한 작가는 엑소네모exonemo, 유나이티드 비주얼 아티스트United Visual Artists (이하 UVA), 그리고 신치카SHINCHIKA 등 세 팀이다. 서로 다른 세 가지 시각을 통해 유다온센이라는 동네를 새로운 눈으로 보고, 느껴볼 수 있는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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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엑소네모(http://exonemo.com/)는 순례단말기 – The Terminal for Pilgrimage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곳 저곳으로 인도한다. 유쾌한 ‘The Terminal for Pilgrimage’ 로고로 꾸며져 있는 컨테이너 안에서 작품은 시작된다. 카메라와 사진 프린터가 설치되어 있는 단말기 앞에서 얼굴 사진을 찍으면, 얼굴의 일부분만이 인쇄되어 나온다. 그 사진을 들고, 주변의 편의점, 호텔, 료칸에 설치되어 있는 단말기를 찾아가 차례대로 사진을 찍어 인쇄하면, 4개의 사진 조각들을 조합하여 만들어진 얼굴 사진을 가지게 된다. 사진은 평범한 내 얼굴의 부분부분을 담고 있지만,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편집되지 않고는 만날 수 없는 다른 시간과 공간의 내 모습들을 한데 모아 보여준다. 20분 전의 내가 15분 전, 10분 전, 5분 전의 나와 함께 인화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친구나 일행과 함께 다니고 있다면, 상대방의 코가 위치하는 부분에 대신 사진을 찍어, 두 얼굴을 합성해볼 수도 있다. 사진과 작품 지도를 손에 들고 길을 걸으며 다음 단말기를 찾아 다니는 20분여의 산책은 동네의 구석구석을 다시금 찬찬히 살펴보고, 즐길 수 있게 한다. 해가 지고 나면, 유다온센 중심의 마츠마사松政 호텔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스크린에 서로 다른 사람들의 얼굴 사진 조각들을 조합하여 보여주는데, 여러 얼굴의 부분들로 콜라주가 만들어지면서 관객들의 개인적인 참여는 모두가 함께하는 작품 만들기가 된다. 각기 다른 사람의 눈, 코, 입, 얼굴로 만들어진 새로운 얼굴은 괴기스러우면서도 유쾌하고, 낯설면서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사람처럼 묘하게 낯익다. 이 작품에 참가하여 사진을 찍은 사람들의 모습은 엑소네모의 웹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http://exonemo.com/T4P/YUDA/indexE.html). 엑소네모의 이전 작업들처럼, 이 작품도 관객들에게 특정한 행동들을 유도하는 동기와 장치들은 제공하지만, 그러한 행동들이 낳는 결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열려 있다. 관객들이 모두 같은 작품을 보고 경험하지만, 어떻게 찾아 다니고 즐기고 느낄지는 관객 자신에게 맡겨진다. 엑소네모는 새로운 미디어의 속성에 대한 흥미롭고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고찰을 바탕으로 미디어를 활용하면서, 그러한 고찰을 관객들이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그들만의 방법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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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UVA(http://www.uva.co.uk/)는 현재 15명이 모여 조명을 소재로 작업을 하고 있는 그룹이다.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 U2,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러 그룹들의 라이브나 뮤직비디오 조명을 담당하면서 그들만의 조명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터랙티브한 조명 설치작품들로 활동영역을 확장하여, 런던의 빅토리아앤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이나 도쿄의 롯뽕기힐즈에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다온센에 설치된 어레이Array는 배틀즈Battles의 톤토Tonto라는 곡의 뮤직비디오 조명으로부터 시작된 작품으로 줄지어 늘어선 LED조명 기둥들이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한다. 야마구치 출신의 시인 나카하라 츄야中原中也 기념관 앞마당에 설치된 작품은 폐관시간이 지나면 인적이 끊겼던 곳을 전시장으로 변신시켜, 매일 해가 질 무렵부터 기념관의 모던한 외관을 비추면서 미니멀한 빛의 장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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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온센 곳곳에는 온천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노천 족탕이 있다. 여기에는 동네 주민들이 오고 가다 들르기도 하고, 유다온센을 찾은 관광객들이 족욕을 즐기다 가기도 한다. 족탕에 발을 담근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쉬기도 하고, 함께 온 친구와 수다를 떨기도 하고, 우연히 같은 물에 발을 담그게 된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렇게 곳곳의 작은 족탕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유다 아트 프로젝트’에 참가한 마지막 작가 그룹, 신치카新地下족탕 타이머 – 훌쩍 떠난 여행에 영감을 준 것이 이러한 광경이다. 신치카는 교토 출신의 캐릭터 제작자, 영상 담당, 음악 담당, 작사 담당 등 5명이 모여 구성한 그룹으로, 오사카에 있었던 ‘신세계 국제 지하극장’이라는 극장 이름을 따 그룹명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사나 3D, 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소재들을 활용한 단편 영상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고, 멤버들이 다재다능하여 작품과 관련된 모든 요소들은 그룹 내부에서 제작하고 있다. 족탕 타이머에서는 유다온센의 족탕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시골의 소년, 도시의 소녀, 분재가 취미인 아저씨, 어촌의 아주머니 이야기를 각각 15분짜리 애니메이션에 담아냈다. 네 개의 영상은 다른 네 곳의 족탕에 따로따로 설치되었고,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족탕들을 찾아가 족욕을 하면서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신치카의 작품을 보면서 쉬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영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네 작품을 모두 보기 위해 네 군데를 돌아다니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족탕 타이머는 영상도 귀엽고 재미있지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족탕을 찾은 사람들이 우연히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된다는 것과 작품을 보면서 족탕을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게 되는 곳으로 다시금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유다 아트 프로젝트’의 세 작품 모두 일상의 공간을 산책하고 놀러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미디어아트 작품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작은 온천 동네에 미디어 아트의 파장이 조용히 퍼져나가면서, 유다온센을 찾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쏠쏠하게 안겨주고 있다.

  

참고링크>>

YUDA ART PROJECT: http://yudaart.ycam.jp/

Exonemo: http://exonemo.com/ 

             http://exonemo.com/T4P/YUDA/indexE.html

http://kr.youtube.com/watch?v=pO4I83RVEJo

United Visual Artists: http://www.uva.co.uk/

                            http://kr.youtube.com/watch?v=1LLAN29W-4w

신치카SHINCHIKA: http://www.eonet.ne.jp/~shinch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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