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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로 만든 집을 기억하는가? 우리는 그것을 상상이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여기, 상상을 현실로 재현해내는 디자인 그룹이 있다. 독일 베를린 출신의 에들러 형제(Jan Edler& Tim Edler)가 이끄는
realities united가 바로 그들이다. 이 그룹은 약칭 ‘realU’라고 불리우며 2002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realU는 미디어아트와 정보기술을 접목하여 건축물의 외관을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특히 그들이 디자인하는 건축물들은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건축물과 주변 환경, 인간 사이에 자극적이고 신선한, 공간적 촉매작용이 발생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싱가폴에서 볼 수 있는 <AAmp(2008)>은 ‘건축적으로 진화한 앰프’라는 뜻이다. 500개의 컬러 LED 매트릭스로 이루어진 유리 파사드로 인해 싱가폴의 밤거리에는 호화롭고 환상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시각적인 화려함으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이 건축물은, 기능적으로는 LED 광고판이기도 하다. 건물 외벽을 타고 펼쳐지는 환상적인 디지털 이미지는 건축적 요소를 담은 재료들로 층층이 겹쌓여 있는데, 재료와 미디어 사이의 역동적인 교환은 도시의 문맥 안에서 영속적인 플롯을 만들어낸다. 건축물 자체가 디지털 정보의 운송자가 되어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다. 


<bix(2003)>는 오스트리아 그라쯔의 쿤스트하우스 건물이다. 독특한 형태를 지닌 아크릴 외피 위로 930개의 형광등 매트릭스가 비친다. 초당 20프레임씩 움직이며 램프의 밝기를 조정하는 저해상의 대형 스크린은 밤마다 매력적인 이미지를 출력해내는 실험적 연구실이 된다. 이 파사드는 건축물과 주변풍경, 인간 사이의 역동적인 소통을 추구하면서, 쿤스트하우스가 지닌 커뮤니케이션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C4(2010)>는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빛과 미디어아트로 구현될 이 환상적인 파사드는 마드리드 출신 건축가 2인으로 이루어진 그룹 니에또 소베자노 (Nieto Sobejano)와의 합작으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건축물의 미디어스킨이다. 외벽에는 ‘bowl’이라고 부르는 움푹 패인 다각형의 방이 비규칙적으로 분포된다. GRC-콘크리트에 유리섬유를 넣어 만든 건축재-를 재료로 하여 강력한 내구성을 지니게 될 'bowl'은 거대한 건축 시스템 속에서 하나의 개별적인 픽셀이 되어 모자이크 모양의 패턴을 영구적으로 반복 재생산해낸다. ‘bowl'을 비추는 형광불빛은 초당 20개의 프레임이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수평방향으로만 퍼져나가게끔 가공되어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구아달끼비르(Guadalquivir)강을 향하고 있는 이 건축물은 외벽 전체가 커다란 캔버스의 기능을 하면서 그 위를, 빛으로 이루어진 흑백의 그림이 채워나가게 될 것이다. 


realU의 건축적 상상은 재료의 한계를 넘어선다.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건축물 외에도 자연자체를 건축적 소재로 끌어들여 상상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open the house(2007)>는 건축물의 외벽이 날개처럼 펼쳐지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진 집에서는 모든 방이 테라스가 된다. 자연물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공물의 완전한 공존을 보여주는 이 건축물은 새로운 주거문화를 제안한다. realU는 이 결과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높게 우뚝 솟은 천장은 더 이상 럭셔리한 공간의 상징이 아니다. 그것은 삶 속의 자연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견한 자연스러운 형태이다.”
 


기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최상의 환상적 경험을 제공하려는 이들의 프로젝트는 90년대에 처음 시도했던 <Flussbad:플루스바트(1998)>에서부터 출발한다. realU에 의해 독일 베를린 뮤지엄 밀집지역 남부의 슈프레강(Spreearm)은 풀장을 변신한다. ‘어떻게 하면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삶의 질을 재창조해낼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그들은 경제적, 생태학적, 사회적 발달을 모두 고려한 건축학적 해답을 제시한다. 자연수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정화시설을 갖춘 ‘강수욕장’은 레크레이션의 기능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미디어아트, 빛을 활용하는 것과 자연물과 인공물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굉장히 다른 건축적 재현방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빛과 같은 현대적 재료를 사용하든 자연 그대로의 고전적 재료를 사용하든, realU의 ‘예술적 건축’이 지닌 본연의 목적은 하나이다. 그것은 건축물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경험치를 극대화함으로써 거대한 영역에서의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들은 유토피아적 상상을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와 현실성, 구체적 컨셉 사이를 가장 알맞은 수단적 재료와 연결시킨다. 최종적 결과물은 본연의 정체성을 변형, 증폭시키며 내재되어있던 다양한 잠재적 가능성을 실현시킨다. 이 '예술적 건축‘을 통해 고정되어 있는 물리적 공간은 유동하는 제 3의 공간으로 변하고, 같은 공간 안에 머물러 있는 자아와 타자는 새로운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심리적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해제한다. 그리고 동일한 경험을 축척한 공동의 존재를 재인식하는 과정은 촉각적 교감과 새로운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그렇게 상상이 실현된 가상적 상황을 만들어내는 realU의 작업들은 다음과 같은,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새로운 자유는 건물의 새로운 형태로부터 가능해진다’

기타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www.realities-united.de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건축을 새로운 미학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realU, 그들이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지 기대해본다.


                                                                                 글. 조영륜(사비나미술관 인턴 큐레이터 katze09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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