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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문화예술 채널 앨리스온(AliceOn)은 2009년 10월부터 다양한 매체 예술에 관한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의 글을 연재합니다.

첫 번째 외부
연재기사는
[사진가 ‘자벨‘이 한국의 젊은 평면 전시 작가들을 만나 자유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자벨의 문답장치問答裝置 1화 _마론여성과 인형사람 또는 페미니스트_1부는  
갤러리 벨벳에서 지난 2008.12.10-15 [침.전.물.]이라는 제목의 첫 개인전을 열었던 독Dok 님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침.전.물.] 전시장 풍경, 갤러리 벨벳 / 2008.12.10-15



= 어이 거기 총각, 이것 좀 봐. http://blog.naver.com/pcave/130042841319

- 고마워. 늙으니까 이젠 누가 불러줘도 고마운 말이 되었군. 총각. 어떤 거?

= 여기 블로그에 나온 전시. 사진전치고는 매우 유니크한데.

- 오호··· 그러게 최근에 본 프린트 중에서는 가장 긴 것 같은데. 이미지 자체는 작은 것이 흥미롭군.

= 아래는 텍스트가 쓰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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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방 한가운데 있다 보면 느끼게 되는 침묵이 있다

공간이 가라앉고 망막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뇌도 녹아서 흐물거릴 것같이 시간의 흐름을 늦추고 늦추고 늦추면

항상 몸은 한 줌의 재가 되어버리고

공기처럼 가벼워진 몸의 한 곳을 파고드는 기이한 부유감과

물컹거리는 뿌연 공간과 맞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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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까, 이건? 쩝.


= 글쎄 잘 모르겠긴 한데 매우 감각적인 건 확실해. 이런 대상으로 어떤 말을 하려는 걸까.


- 글쎄. 뭔가 감이 오려하는 것 같으면서도 가물가물하네. 피사체와의 공통점은 없으면서도 이미지 밑에 쓰인 저 글귀들은 어떤 맥락의 감각일까.


= 아마 인스톨레이션 계열의 멀티미디어 작가가 아닐까. 간만에 평면작업을 시도한 다매체 화가.


- 으음, 아마도. 텍스트와 이미지의 연결부위가 내러티브를 분명 답보하고 있음을 보면 아마 동영상 작업을 병행할 수도 있을 듯. 아! 팸플릿에 직접 쓰신 약력이 있네.


[1983년에 태어나서 2006년에 중대 사진과를 졸업하고 작업을 하고 글을 쓰며 살고 있다. 페미니스트이며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며 끄적끄적 쓴 글을 이미지와 병치시킨다.]


= 허억.


- 어머나, 한국에서 소재주의를 벗어난 작가가 있었다니. 대부분 알려진 한국 사진가들은 사람, 안개, 농촌 혹은 해탈 같은 무형이 되더라도 소재에서 벗어나진 못했어.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근대-근대-탈근대를 오가는 사회에서 소재를 해독하기에도 숨이 차거든.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이리 많은 무한대의 소재를 간단히 생까시는 분이라니, 궁금하다.


= 우으음, 난 중대 출신 분이 이런 이미지 작업한 전례를 본적 자체가 없어. 더군다나 페미니스트라니. 사진전시에서 대놓고 정치성을 표방하여 벽에 작품을 거는 행위가 있었는지 조차 의문이다. 근···데, 페미니즘과 전시작이 어떤 관련인진 알았음 싶은데.


- 프로필에 연락처가 있다.


= 아싸.



<침전물> part 1 이미지

/


> 2009. 사귄지 100일 넘어가는 불타오르는 연인들이 함께 여행가기 딱 좋은 어느 계절


- 안녕하세요. 작년이어서 너무 뒤늦긴 한데 우선 개인전 축하드립니다.


독 : 감사합니다.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이 깜짝 뜬금없었지만 흥미로운 대화를 기대합니다.


= 하,핫.(까칠하신···) 암튼 늦게라도 연이 닿아 인터뷰가 성사되어 기쁘네요. 우선 팸플릿에 페미니스트라고 명기하셨던 것부터 출발하고 싶습니다. 이유가 있으신지.


: 여성으로서 살아감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페미니즘과 연결이 되겠죠.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에서 일정의 지배와 억압이 주변에 항상 상존하고 있고 그 폐해를 감내해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성이어서 그런 것일 수도요. 누가 되었던-남녀를 불문하고- 평등한 삶에 대해 진정의 필요를 느끼고 그 것을 위한 변화를 궁구한다면, 페미니즘의 접근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페미니즘이 한 인간의 생각하는 자세이고 삶의 방식이라 할 순 있겠지만, 그것이 작업으로서 나타나는 양상은 사회 환경과 작가의 자세에 따라 매우 틀릴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독님께서는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진제작에 반영하고 계신지요.


독 : 우선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부터 이야기를 해볼게요. 한쪽의 성을 가지고 있는 개인의 입장에서 다른 성을 공평히 바라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은 자명합니다만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래된 편견은 좀더 완고하면서 곡해된 억압구조가 튼튼하다고 생각됩니다. 일례로 프로이트1) 이전 학자들이 여성의 히스테리를 연구했던 일이 적절한 예가 될 텐데, 여성의 자궁이 몸 안에서 떠다니는 원인으로 인해 정신적 히스테리가 발병된다고 주장했던 것처럼 말이죠. 남성 중심적인 관찰이 개별의 형평성을 결여한 채 과학과 철학이 되고, 이것이 다시금 사회구조 전반에 반영됨으로서 여성에 대한 편견과 억압구조를 되풀이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 맞아요. 더불어 기호나 상징체계에 있어서도 남성중심의 해석과 발언이 매우 강하다고 생각됩니다. 소쉬르의 랑그와 파롤2)의 예처럼 고정적이고 공식적인 사회적 약호들만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정짓는다는 것부터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파롤의 경우처럼 아주 사적이고 개인적인 발화까지도 학문과 표현의 방편으로 삼아야 작금의 현실을 명확히 판단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독 : 네. 전체를 위해 소수를 희생해얀다는 것이 산업화를 거쳐 근대에서 지금까지 공고화되어온 당위로서의 남성적 개념 중 하나라면, 이와는 극대점에서 전체의 가치 자체가 각 개인의 가치를 절대 넘어설 수 없음을 설파하는 것이 페미니즘적 시각이니까요. 어쩌면 포스트모더니즘3)과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페미니스트의 대두가 자주 목격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독님의 작업에서는 그런 남성적 견해나 시각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여성적 관점이 어떻게 녹아 있었는지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전시에 쓰인 텍스트나 이미지도 기존의 한국사진 비평으로 독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상당히 많아 보이는데요.


<마론인형> 시리즈


독 : 그 부분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학부졸업 당시 작업했었던 마론인형 시리즈4)를 먼저 언급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저 이외의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작가 스스로 사회나 정치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을까 봅니다. 저의 경우도 학부시절 한국사회의 여성 위치에 대해 문제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페미니즘 운동을 경험했고, 이후 그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마론인형 작업이 나오게 되었지 않을까 싶어요.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문화·정치적 환경이 여성의 주체성을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물론 남성 주체성의 몰이해는 다른 문제입니다만- 수동화시키는 구조를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 작년 개인전에는 전시되지 않았고 저희도 이 자리에서 마론인형 시리즈를 포트폴리오로 본 것이 전부입니다만, 침전물 작업과는 매우 다른 감촉을 지닌 직접적인 비주얼라이징의 표현이 자극적입니다. 인형으로 바뀐 여성이 또다시 무대위에서 인형사에게 조정당하는 이미지로 등장함도 매우 직접적으로 느껴지고요. 구체적으로 마론인형 작업 컨셉을 풀어 주시고 이후 사진작업의 변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바뀌었는지 보충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론인형> 시리즈


독 : 마론인형 시리즈를 간략히 정리하자면 여성의 편에서 바라보는 강제된 사회 권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형으로서 강력한 표현을 견지하고 싶었던 것이 사실이고 현실을 직시하는 정치성을 표방하길 원했었습니다. 그러나 마론시리즈의 강한 발언을 경험한 후 당시엔 시도하지 못했던, 감각적인 측면에서 이미지의 새로운 표현 방식을 도입하고 싶었어요. 여성의 글쓰기-여성적 표현이라고 해도 무방한-에 대해 뤼스 이리가라이5)가 남긴 전언이 있습니다. “여성이 예술의 대상으로 남아있지 않고 스스로 체험하고 동일시하는 여성주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작가자신의 감각 체험을 여성주체로서 관람객이 느낄 수 있도록 단련해서, 스스로의 감각을 조심스레 가다듬어 남성의 어법이 가지지 못했던 다른 감각으로서의 작업을 만들고 싶었다고 생각됩니다.


- 작년에 있었던 전시 전반을 이야기하기 전에 말씀하신 여성 주체의 표현에 대해 좀더 풀어서 말씀해 주셨음 합니다. 독님이 생각하신 여성으로서의 감각이 이번 침전물 작업에서 본격적으로 구체화된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전 마론인형 시리즈 이후 정확히 어떤 문제의식을 거쳐 작업 개념이 변화 되야 했으며 침전물에서 결과 맺었는지 궁금합니다.


독 : 마론시리즈가 직접적으로 여성의 상황을 보여줌으로 제가 하고픈 발언의 강도를 높일 수는 있었지만 표현의 감각은 거친 느낌이 강하고 완성도가 부족함을 절감했어요. 그래서 더욱 여성 개별적인 개념과 표현방식을 깊이 고민하게 되었답니다. 다시 말하자면 제 스스로의 표현·내용·분화가 이미지에 담김으로서, 어리고 작은 여성으로부터 시작되었던 제 개인적인 감각과 사고의 궤적을 정리하고 싶었어요. 거시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남성사회가 여성성을 거부했는가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제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여성주체로서 어떤 감각을 벼리어 작업으로 완성할 수 있는 지를 실제로 가늠하는 것이 절실해졌다 생각합니다.


= 작가의 상념과 내성이 터뜨려져 나오는 메소드는 너무나 다양하겠지만 독님께서 마론시리즈에서 침전물로 이어지는 작업과정의 직접적인 변화는 작가분 개인에게도 매우 각별하고 엄청나리라 생각되는데요. 이전과 현재의 작업 방법에 있어 표현 방법의 다름을 명확히 분류하긴 어려우시겠지만, 가능하시다면 기존에 열렸던 전시 작업에서 예제를 들어주심도 이해를 도울 수 있지 않을까요?


독 : 많이 어려운 주문이네요. 이런 예제를 드는 것이··· 너무 커다란 비약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남성적 작업담론에 대해 제가 가진 나름의 분별 기준을 말씀드린다면, 거대담론을 가지고 자기 외부의 재료를 잘 통섭하여 강한 어조로 모더니티하며 갇힌 결론을 유도함이 남성적 언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비해 스스로의 감응과 시간 흐름을 따라가면서 자기 생식적인 응축되고 비논리적인 열린 결말을 유도하는 것이 여성의 언술이 아닐까 보는데요. 최근의 작업으로 예를 든다면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있었던 김인배 작가의 [진심으로 이동하라]6)가 남성적인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완결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갤러리 스케이프에서 있었던 김정욱 작가의 [세상을 보여주는 얼굴]7)이 제 입장에선 극대점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델러 혼 데이니’, 2007, 김인배                       

- 저, 저어 남성 입장에서 정말 어려워서 말씀드립니다만. 그 두 분 전시를 저도 보긴 했습니다만 대체 뭐가 틀린지 잘 모르겠다는, 설···설명 좀.


KoreaninkandcoloronKoreanpaper, 김정욱, 2008

**자벨의 문답장치問答裝置 1화 _마론여성과 인형사람 또는 페미니스트는 2부에 계속됩니다.

*** 각주

1) Sigmund Freud :
히스테리와 최면 요법 연구로부터 출발해 1895년 "히스테리 연구"라는 책을 쓰면서 무의식에 대한 학문의 단초를 마련했다. 1900년 "꿈의 해석"으로 정신분석학의 기틀을 수립한다. 그가 히스테리의 원인을 심리문제로 파악함은 의학적으로 진일보한 측면이 있으나, 공포와 성적 욕망을 위주로 원인해석을 시도함은 한계로 지적된다.

2) 구조주의 언어학자인 Ferdinand de Saussure의 이론. 랑그(langue)는 인간이 개념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언어 본질(뜻,내용)이라 한다면, 파롤(parole)은 상황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구체적 형태(어투,발음)를 말한다. 랑그와 파롤은 상호의존적으로 발전하나, 소쉬르는 당시에 개념 규칙으로서 랑그만을 학문대상으로 삼았다.

3) postmodernism : 이 운동은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학생운동 ·여성운동 ·흑인민권운동 ·제3세계운동 등의 사회운동과 전위예술, 그리고 해체(Deconstruction) 혹은 후기구조주의 사상으로 시작되었으며, 개인의 음성을 되찾고 대중과 친근하면서 모더니즘의 거장을 거부하는 다양성의 실험을 시도했다. 개성 ·자율성 ·다양성 ·대중성을 중시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절대이념을 거부했기에 탈 이념이라는 이 시대 정치이론을 낳는다.

4) 작가가 2005년 학부재학 중 만들어진 사진시리즈. 연극적인 연출을 통해 여성을 바비인형으로 보이도록 구성하여 여성의 수동적 이미지를 극화해냈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시각편견을 인형으로 만들어져 나가는 여성을 통해 상징하여, 사회적으로 요구받는 여성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5) Luce Irigaray : 2세기 이후 대표적인 급진 페미니스트이며 사회철학자. 라깡계열의 학파에 속해 있으면서도 정신분석학의 가부장적이며 반여성적 부분을 지적함으로 주목받았으나 당시의 프랑스 지식인 사회전반의 비판에 직면하게 됨. 다양한 성/권력/사회적 관계들을 고찰하는 페미니즘 시각을 정립하였고 여성의 존재론을 현실적으로 분석하였다.

6) 2007년 12월에 있었던 김인배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조소와 드로잉을 접목한 형식으로 주목받았다. 미니멀리즘적인 작업을 구사하면서도 작업간의 미묘한 내러티브를 견지한 독특한 전시를 선보임. 관객의 시선과 작가의 입장 사이의 관계를 전시상황에 구조화 시키면서도, 작가의 의도를 매우 명백하게 보이며 다의적인 해석 또한 가능하게 만들었다. 분명한 남성적 시각을 나타내었다.

7) 같은 해 10월에 있었던 김정욱 작가의 개인전. 2006년 잔혹동화 이후 작가의 변화를 살필 수 있는 전시였다. 빨려 들어갈 듯한 검은 눈과 커다란 얼굴의 한국화로 확실한 작가 캐랙터를 완성한 화가이다. 여성적인 소품과 인물들이 화폭에 주로 등장하면서 화면 내부의 이야기 구조가 연극적인 느낌으로 관객에게 와 닿는다. 또한 작품 이미지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매우 여성적 감수성과 유아기적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서 신화적 인 여성이미지를 극화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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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전.물. 작업 전반과 작가의 최근작은 아래 주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독 블로그 : http://blog.naver.com/pc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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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독 _마론인형 시리즈 : 작가 본인

김인배 _진심으로 이동하라 : www.arariogallery.co.kr / 구글이미지 검색
김정욱 _세상을 보여주는 얼굴 : www.neolook.net / 구글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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