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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가?  :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 시각과 문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말처럼, 단 한번이라도 바라본 대상에 의심을 해본 적이 있을까?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에서는 시각이 다른 감각들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통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대상을 바라보는 것은 단순히 시신경의 작용으로 환원될 수 없는 문화적 현상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교육의 차이, 인종의 차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차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서로 다르게 만들 수밖에 없다. 저자인 마리우스 리멜레와 베른트 슈티글러는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총 8파트에서 ‘눈’이라는 매체를 통해 발현되는 시각문화의 다양한 단면을 고찰했다. 이 책은 ‘보는 눈의 여덟 얼굴’로 역사적, 포스트식민적, 매체적, 이중적, 내면적, 관찰하는, 소비하는, 과학적인 눈을 제시하는데, 이를 통해 눈을 통해 가질 수 있는 시각문화를 이미지와 텍스트간의 관계에서 문화적 연관성을 시각성의 관계를 추적한다. 또한 이 책을 번역한 역자는 옮긴이 서문에서 한국에서 연구되지 않은 시각문화학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문화가 무엇을 보여주고 또 무엇을 믿게 만드는 가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한다.

이미지는 어떻게 우리에게 작용할까? 이미지로 우리는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 걸까? 기술복제시대 도래 이후,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와 숱한 질문들은 무수히 쏟아져 나오지만, 아직도 이미지는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는 매혹적인 도구로의 사용에 치중되어 있다. 이에 역자는 만약 이미지를 조금 더 넓은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지 않는다면, 이미지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피상적으로 이해하기 쉽다고 말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이미지의 영향력에 대해 알아보고, 이미지들의 기능과 이미지들이 문화와 시각성의 관계 영역 안에 놓여있는 균형 잡힌 의식을 독자에게 주고자 한다.

이 책이 시각문화에 대한 최초의 소견은 아니다. 1930년대에 발터 벤야민은 이미 “인간 집단의 현존재 방식 전체와 함께 감각의 지각 방식과 종류 또한 [변화하며]”, 이것은 “자연적으로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조건 지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테제에 따른 저자는 “지각이란 생물학적인 기정사실이 아니라 문화적 변수라는 것”이라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빨강’이라는 시각매체를 통해 다양한 의미를 유추해낼 수 있다. 빨강은 경기에서 경고를 뜻하기도 하고, 신호등에서는 정지를 뜻하기도 하며 카페에서는 뜨겁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색상이 가진 의미를 지각하고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이러한 의미는 이미 사회에서 정해놓은 규칙이기 때문에, 또한 우리는 학습을 통해 의미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몸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색상일지라도 그것이 존재하는 장소에 따라 의미는 변화한다. 즉, 지각은 사회적인 약속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벤야민은 ‘감각지각이 역사적으로 변화하고 사회적 영향을 받으면서 특히 그 지각이 이루어지는 매체에 의해 좌우된다’고 이야기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많은 학자들의 테제들을 언급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벤야민의 테제는 매체를 통한 시각문화에선 빼놓을 수가 없는 테제로 여겨진다.

본다라는 행위의 본질에 대한 표상은 언제나 매체들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시각문화의 역사적 전환은 특히 보는 것의 매체사 안에서 파악될 수 있다. 하지만 매체들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지에 대한 해석은 한 곳에 머물러있지 못하고 통통 튀기 마련이다. ’바라본다‘라는 행위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특유의 원리, 신념, 관습, 공간, 대상, 의례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문화에서 동일하게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매체는 감각의 확장이며, 결국 감각의 정복에 관한 문제라 말한다. 매체는 감각에 자신의 규칙, 법칙, 질서를 부여하는 하나의 현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똑같은 텍스트일지라도 신문은 책과는 다르고, 똑같은 이미지일지라도 영화와 사진은 다른 것처럼, 매체는 그림이나 문서를 복제하고 확산시켜 새로운 지각과 수용조건을 이끌어낸다. 기술복제시대에 따를 수 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이 외에도 이 책은 문화와 시각성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각도의 원칙적인 연결관계와 조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한 시각적인 것과 시각성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조명하고 비판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독자에게 알리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가 기존에 연구되었던 학과목들에게도 새로운 방향으로의 연결과 확장가능성을 체험하는 결과를 많은 학자들에게 가져올 것이라 여겨진다.

글. 정서연 (앨리스온 수습에디터)


차례


서론| 시각문화들: 눈의 문화성
역사적인 눈: 시각성은 시대의 징표인가?
포스트식민주의적인 눈: 타자의 시각적 구성
이중의 눈: 단안의 시각에서 생리학적 시각으로
내면의 눈: 자아 이미지와 동일시
관찰하는 눈: 판옵티콘에서 CCTV까지
소비하는 눈: 상품스펙터클과 이데올로기 비판
과학적인 눈: 인지 그리고 과학사


결론| 연구 영역으로서의 시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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