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202

저항, 그리고 건강한 담론의 시작_조각적인 것에 대한 저항_exhibition review

조각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동시대 조각에서 목격되는 현상들을 조망해보기 위해 기획된 서울시립미술관의 기획전 은 전시의 제목처럼 관객으로 하여금 전통적인 조각 혹은 조각적인 속성에 대해 갖고 있던 기존의 관념과 지금의 현대조각에서 그에 대한 저항적 움직임으로 드러나는 경향들이 과연 무엇인지, 아울러 장르의 경계가 어떻게 희석되어 가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전시다. 기본적으로 전시는 전통적인 조각이 지닌 양감, 재료와 더불어 조각이 지녔던 기념비적 속성에 대한 반향이 동시대 작가들의 손끝에서 어떻게 변화, 변주하는지를 살펴본다. 그에 대한 고민으로 전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는데, 조각의 매스, 덩어리 속성을 관통하고 있는 ‘힘’에 대한 고찰을 보여주는 ‘힘의 자장-불안한’, 전통조각의 재료..

Scenic Sound_제3회 서울 국제 사운드 아트 페스티벌 _exhibition review

사운드 이펙트 서울 2010 : 장소특정적 소리, KT&G 갤러리 상상마당, 2010.1.8~2.10, 공간 해밀톤, 2010. 1.8~1.31 장소특정적 소리(Sound Specific)를 주제로 다룬 이 전시의 리뷰를 쓰기로 결정하고, 스스로 내 주변의 장소 특정적 소리에 집중해 보는 실험을 감행해 보았다. 이 실험은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나는 어떤 특별한 녹음 장치도, 사운드를 처리할 툴이나 능력도, 그리고 그 소리를 재생할 장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의 실험은 다분히 관념적인 차원에 머물고 만다. 압구정 역에서 홍대까지 한강을 가로질러 서울 도심을 통과해 달려가는 버스 안. 아스팔트 도로와 버스의 마찰이 만들어내는 소음이 우선 압도적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소음은 균일하고 안정적이 되..

[기획리뷰] 문화원형을 활용한 융합형 감성미디어아트 展, 2010.01.13-24

우리가 사용하는 문화'한류'라는 말이 생경하게 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그 현상에 대한 주목도 높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문화수입국이지 수출국은 아니라는 생각에 익숙했기에 더 그랬습니다. 당시처럼 안방에 놓인 TV나 책상 위에 놓인 PC가 아닌,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작은 디지털 제품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지금도, 우리에게 향유하는 문화나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 '국가'나 '민족'적인 자의식이 강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백남준 선생의 말처럼 다양한 재료를 잘 배합하는 '비빔밥 정신'에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눈 앞의 새로움이 넘칠 때, 등 뒤에 지난 것을 되돌아보는 일도 필요할 것입니다. 비단 특정 국가나 민족에 속한 개인이라는 정체성의 근거로 삼지 않더라도 ..

낯익지만 새로운 세라믹 탐구생활_건축도자 Now & New : 예술, 디자인 그리고 도시展_exhibition review

부산으로 향하는 남해고속도로 주변으로 펼쳐지는 김해의 넓은 들녘에 낙동강의 지류인 화포천이 흐른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바로 이곳이 바라보이는 진례면 송정리의 작은 마을에 안착한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이다. 주지하였듯 지리적 접근성이 다소 떨어져 이름만 들어서는 어디에 있는지, 어떤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지 감을 잡기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일단 알고 나면 근사하다며 하나같이 입을 모는 곳이기도 하다. 클레아아크 미술관 전경 클레이아크는 흙을 뜻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을 뜻하는 ‘아키텍쳐Architecture’에서 따온 합성어로 과학과 예술, 산업의 상호협력을 통해 건축도자Architectural Ceramic분야의 발전을 추구한다는 미술관의 기본정신을 담고 있다. 그런데 건축도자가 뭘까? 건축도자는..

Jason Kahn Sound Installation @ SEOUL_exhibition review

# 서교예술실험센터, "서교(Seokyo)" 휑한 공간. 문을 열고 들어선 관객은 공간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전시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건가 싶어 의아해진다. 그러나 그가 바로 그 곳을 떠나지 않는다면, 그는 이내 그 썰렁해 보이던 공간이 묘한 소리들로 채워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취리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운드 아티스트, Jason Kahn이 조성한 음향 환경, "서교(seokyo)". 전시 공간의 천장에는 전선으로 연결된 60개의 피에조 스피커가 매달려 있다. 서교예술실험센터 외부에 숨겨 둔 스테레오 마이크에 의해 외부 공간의 소리들―오토바이 소리, 자동차 바퀴와 아스팔트 바닥 사이의 마찰음, 누군가의 목소리 등과 같은―이 채집되고, 그 소리가 앰프를 통과하면서 변조, 증폭되어 60개의 스피커로 분..

소리기호 연습 1장_exhibition review

Carpenters의 음악이 전시장 저 아래로부터 흘러나온다. 부드러운 멜로디와 편안한 그들의 음악을 개인적으로 ‘착한 음악’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무척이나 귀에 익은, 하지만 가사는 물론이고 제목조차 알 수 없는 이 음악을 어찌하여 이 전시장으로 가져왔는지는, 작가가 제시하고 있는 기호연습의 지침들을 따라가 보며 확인 할 수 있었다. 김영은이라는 작가를 생각하면 소리(또는 음악), 텍스트, 설치, 그리고 퍼포먼스와 같은 형식들 혹은 소재들이 떠오른다. 특히 소리와 언어는 작품의 중심이다. 미디어 아트라는 용어만큼이나 포괄적이고 유보적인 용어로 사용되는 ‘사운드 아트’라는 범주, 혹은 장르를 생각해볼 때, 김영은의 작업에서 소리는 언어와 관계를 매고 있다. 소리는 언어의 한계, 즉 언어가 고착화시킨 확고..

[기획리뷰] sharing experiences 2009 화려한 시작, 절반의 성공? - part 2

워크샵 체험기 [이 시대의 Sharing에 관한 물음] 여름이 끝나는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장 잠입취재"라는 특별임무를 부여받아 참여한 MIT Workshop "Sharing Experience 2009". 그로부터 시간이 쏜살같이 달리더니, 벌써 겨울이 보이는 곳까지 왔습니다. 그리 따끈따끈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 때의 뜨거웠던 경험의 온도를 떠올리며, 이 짧은 글을 통해나마 지금부터 저의 경험을 'Sharing'해 보고자 합니다. '교류'을 위해 모인 사람들 MIT Media Lab이 주최하는 첫 국내 워크샵. 어떤 모양일까? 궁금해하며 제로원디자인센터의 지하1층 전시실로 들어섰을 때,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꽉 차 들떠있던 현장 분위기가 떠오릅니다. MIT 미디어 랩은 해외..

67시간의 지적유희-클랏사신_스탠 더글라스 개인전_exhibition review

클랏사신. 1984년 칠코틴 부족 족장인 그는 일군의 전사들을 이끌고 자신들의 영토를 가로질러 해안도로를 건설하려는 백인 노동자들을 공격하여 많은 사상자를 일으켰다. 그 후 백인들의 추적을 피해 다니며 저항했지만, 결국 붙잡혀 일곱 명의 부하와 함께 포로가 되었다. 클라사신을 포함한 다섯 명은 살인죄로 교수형에 처해졌고, 두 명은 풀려났으며, 한 명은 호송도중 탈출에 탈출해 다시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이 사건이 스탠 더글라스의 의 단초가 되었다. 스탠 더글라스.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05년 슈트트가르트 슈타츠갤러리와 뷔템베르기셔 쿤스트페어라인에서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릴 만큼 국제무대에서는 이미 그 인지도가 확고한 작가이다. 국제적인 인지도에 비해 국내에 본격적인 소개가 늦어진 데..

곳곳에서 발견하는 은폐된 기억_플랫폼 인 기무사 _exhibition review

기무사. 국군기무사령부를 줄어 부르는 이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고도 지울 수 없는 어릴 적 트라우마처럼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왠지, 기무사 건물은 두텁고 높은 회색 담벼락으로 둘러쳐져있고, 누군가 들어가면 자신의 의지로 나올 수 없는 미로와 아무리 소리쳐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는 깊고 깊은 지하가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도심에 있지만, 마치 도심 속 성곽처럼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그리고 들어가는 것조차 원치 않을 장소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곳의 문이 활짝 열렸다. 여전히 그 음산한 기운과 회색빛 외벽에 둘러 싸여 있지만, 수많은 기괴한 이야기와 두려움을 묻어버린 채 우리의 발걸음을 막지 않는다. 사무소(SAMUSO:)에서 주최한 ‘플랫폼 2009’의 메인행사인 ‘플랫폼 인 기무사’전을 통해 ..

[기획리뷰]sharing experiences 2009. 화려한 시작, 절반의 성공? - part I

본 기사는 총 2부의 구성으로 진행됩니다. 1부에서는 컨퍼런스와 워크샵, 전시로 구성된 일주일간의 SharingExperiences 2009 행사에 대한 소개가 진행되며, 2부에서는 워크샵 체험기와 참가자들의 인터뷰들이 수록됩니다. 열정으로 가득 차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일주일간의 여정, 그리고 내년의 기대, 기약. PART I. 근래들어 open source 개념에 근간한 다양한 공유 활동이 눈에 많이 띄인다. TED.com의 국내 라이선싱 발표모임인TEDxSEOUL과 TEDxMyeongdong, 비슷한 지식 공유 발표 행사인 페차쿠차와 igniteSEOUL, 제주도에서개최될 제 3회 리프트 아시아 컨퍼런스 lift asia 09 등 많은 행사들이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 행사는 단지 한 ..